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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금 플루트? 꼭 가질 필요 없어”

등록 2011-09-27 15:46수정 2011-09-27 15:53

플루트 거장 제임스 골웨이
플루트 거장 제임스 골웨이
다섯 번째 한국 방문한 세계적인 플루트 거장 제임스 골웨이
“정경화, 아주 좋은 연주자…기회 된다면 한국 음악 연주하고 싶어”
아일랜드 출신의 세계적인 플루트 거장 제임스 골웨이(72)가 다음달 2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한다. 지난 2001년 폴리시 챔버 오케스트라와 내한 공연을 한 지 10년만이며, 그로서는 다섯 번째 한국 방문이다. 골웨이는 독특한 음색과 고전음악과 팝을 아우르는 폭넓은 레퍼토리로 많은 사랑을 받으며 일흔을 넘긴 나이에도 아시아, 북미, 유럽 등을 다니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한국 공연에 앞서 26일 일본 도쿄 산토리홀에서 공연을 펼친 골웨이를 27일 도쿄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10년만의 한국 방문인데, 그동안 오랫동안 찾지 않은 이유는?

=설명하자면, 그동안 아시아 투어를 하면서 일본, 중국에서는 공연을 했는데 한국은 없었다. 이유는 모르겠다. 투어의 시기, 준비 과정 등이 잘 맞지 않았던 것일 수도 있고, 기회가 닿지 않았다.

-한국 공연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레퍼토리가 있나?

=이번에 특별히 한국을 위해서 준비한 건 없고, 일본, 한국, 중국 아시아의 레귤러 투어 프로그램을 한국에서도 공연한다.

-한국 음악가들을 기억하나?


=물론이다. 정경화는 아주 좋은 연주자였다. (78년께) 영국 런던에서 같은 에이전트 소속이라서 자주 만나기도 했다. 런던에서는 따로 녹음을 했는데 네덜란드에서 바흐 협연을 녹화하기도 했다. 정명훈도 물론이다. 하피스트 (나현선)도 좋은 연주자였다. (기회가 된다면) 한국의 음악을 연주하고 싶다. 한국의 전통 음악가들 만나고도 싶고, 어떻게 연주하는지 궁금하고.

-이번 도쿄 공연에서 고향인 아일랜드 민속 음악을 연주하고, 앵콜곡으로는 ‘대니 보이’를 연주했다.

=나는 항상 앵콜 때 ‘대니 보이’를 포함시킨다. ‘대니 보이는’, 기도의 음악과도 같다. 나는 어렸을 때 접한 (아일랜드) 음악을 즐겨 연주한다.

-민속 음악과 클래식 음악 연주의 차이는 뭔가?
플루트 거장 제임스 골웨이
플루트 거장 제임스 골웨이

=차이가 없다. 영화의 로버트 드니로를 생각해 보면 되는데, 그가 나쁜 사람을 연기할 때나, 웃긴 사람을 연기할 때가 다른 게 아니다. 그처럼, 만약 내가 한국의 민속 음악을 연주한다해도 나는 내 방식대로 해석할 것이다. 베르디의 오페라를 연주한다해도 마찬가지다.

-프로그램이 솔로와 듀엣으로 구성됐는데, 두 방식으로 연주할 때 차이점은?

=차이는 없다. 그저 음악을 연주하는 거다.

-10년 전 한국 방문할 때와 달라진 게 있나?

=당연히 있다. 나는 더 늙었다(웃음). 연주하기가 더 힘들다. 올림픽에서, 같은 거리를 뛰는데 나이가 들면 더 힘든 것처럼. 하지만 여전히 뛸 수 있다.

-어떻게 건강을 유지하나?

=관리를 하는데, 아침엔 과일만 먹고. 설탕을 먹지 않는다. 채소와 생선을 좋아한다. 어제(26일)는 맥주를 좀 마셨다(웃음). 집에 있을 때는 살이 빠지는데, 투어를 하면 살이 찐다. 다른 나라에서 다양한 음식을 맛보기 때문이다. 조금 매운 한국 음식도 좋아한다.

-이미 많은 걸 이뤘지만, 앞으로 더 이루고 싶은 것과, 계획이 있다면?

=어려운 질문이다. 하고 싶은 게 많다. 내년 6월이나 7월께에 아일랜드 벨파스트(골웨이의 고향)에서 첫번째 ‘제임스 골웨이 플루트 콩쿨’이 열린다. 그리고 내년 영국 ‘비비시 프롬스(BBC PROMS:7~9월 사이에 열리는 영국 최대의 클래식 음악 축제)’에 참가할 거고, 1년 안에 세 개의 새로운 플루트 콘체르토를 선보일 예정이다. 플루트 수업도 계속 하고 싶다. 그저 손가락을 빠르게 움직이는 플루트의 테크닉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톤이나 정교함, 숨쉬기 등에 대해서도 가르칠 것들이 많다. 젊은 연주자들에게 경험을 전수하고 싶다. 플루트 입문자를 위한 플루트 교실도 열 계획이다.

-60대에 들어서 지휘자로서 도전하기도 했는데?

=그렇다. 하지만 지휘자로서의 일을 열심히 추구하는 건 아니다. 초대받거나 하면 하기는 하는데, 지휘자로서의 커리어를 추구하지는 않는다. 나는 지금도 플루트를 연주하기 때문이다. 플루트를 연주하고, 가르치고, 새 콘체르토(협주곡)를 연습하는 게 우선이고 지휘는 그 다음이다.

-공연에서 음악 외에 관객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는 게 있나?

=그런 건 없는데, 다른 뮤지션보다 더 아름답게 (의상을) 입고 싶다. 검은색 옷은 장례식같지 않나. 남들과 똑같이 입는 건 너무 몰개성적이다. 한국에서 공연할 때는 한국의 지인을 통해 구한 한국산 재킷을 입을 거다. 검은색은 장례식같잖아.

-플루트의 매력은 뭔가?

=플루트 연주는 골프를 치는 것과 같다. 스스로 발전하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한다. 골프에서 경기에 지더라도 전 과정을 제대로 해 냈다면 그걸로 기분이 좋다. 플루트도 마찬가지다.

-아일랜드 민속 음악을 포함해, 민속 음악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내가 아일랜드인이니까 당연한거고. 다른 나라에서도 그 나라의 관객에게 어필하기 위해 그 나라의 음악을 연주한다. 모차르트 같은 고전 음악은 이미 있으니까.

-지금 가진 플루트는?

=모두 네 개다. 나카하라 제품 3개와 헤인즈 제품 하나다. 26일 공연에서 나카하라 플루트로 연주했다. 사람들이, 한국에서는 플루트를 배우는 학생들이 ‘금 플루트를 꼭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고들 하던데, 절대 아니다. 은으로 만든 플루트를 부는 연주자 중에도 아주 좋은 연주자가 있고, 금이냐 은이냐는 크게 상관 없다.

도쿄/박보미 기자 bomi@hani.co.kr 사진 빈체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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