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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U2’ 보노가 왕십리에 나타났다는데…

등록 2011-09-30 14:32수정 2011-09-30 17:03

〈유투 3D〉 영화 포스터
〈유투 3D〉 영화 포스터
음악기자가 공연실황 담은 ‘U2 3D’ 영화 보니
국내 대중음악 팬들과 음악계 관계자들이 내한공연 성사를 간절히 바라는 몇몇 팀들이 있다. 라디오헤드, 콜드플레이, 에이시디시(AC/DC), 마돈나, 에미넘 등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에 이 팀이 터줏대감으로 자리한다. 아일랜드 출신의 세계적인 록 밴드 유투(U2).

유투 내한공연설은 요 몇년 새 끊임없이 돌았다. 세계 공연 시장에서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는 유투의 개런티는 천문학적 수준이다. 한정된 국내 팝 음악 시장을 감안할 때 이들의 내한공연을 주최할 경우 수지 맞추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때문에 지구상의 마지막 분단국가라는 상징성을 내세워 비무장지대(DMZ) 콘서트를 여는 식의 특별한 발상이 나오고 있다. 반전과 공존을 유난히 강조하는 유투의 리더 보노(보컬)의 성향을 고려할 때 이런 취지라면 적은 개런티나 노 개런티로도 공연을 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서다. 하지만 이런 시도 또한 여러 난관으로 좀처럼 현실화되지 못하고 있다.

스크린 앞에서 보노를 만나다

이런 가운데 한국에서도 유투 공연을 생생하게 즐길 수 있는 길이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다. 유투 공연 실황을 극장판 입체영상으로 담은 <유투 3D>가 국내 개봉한다는 소식이었다. 유투 공연에 대한 갈증을 이 영상으로나마 달래고픈 마음에 29일 오후 시사회가 열리는 서울 왕십리 씨지브이(CGV) 극장으로 향했다.

〈유투 3D〉 영화
〈유투 3D〉 영화
입체 안경을 쓰고 자리에 앉았다. 공연장 문이 열리고 조금이라도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공연장 안 스탠딩석으로 달려가는 관객들 모습이 들어온다. 곧이어 유투가 등장해 2004년 발표곡 ‘버티고’로 무대를 달구기 시작한다. “헬로, 헬로…”로 시작하는 후렴구에 열광하는 관객들. 객석에서 누군가 뿌려대는 물방울이 얼굴로 튀어올 것만 같아 흠칫 놀랬다. 아, 이거 3D 영상이지.

드럼 세트의 수많은 북들 사이에서도 느껴지는 원근감은 마치 공연장에 직접 와 있는 듯한 환상을 불러일으킨다. 웅장하고 화려한 무대 장치로 유명한 유투 공연답게 무대 뒤 성벽처럼 우뚝 솟은 초대형 전광판에서 애니메이션과 타이포 등을 접목한 영상이 공연 내내 흐른다. 보노는 이슬람교, 유대교, 기독교를 각각 상징하는 초생달, 별, 십자가를 알파벳 문자처럼 집어넣은 ‘COEXIST’(공존하다) 문구를 새긴 머리띠를 두르고 노래하기도 했다.


10만 관객의 열광 생생히

무대에서 역동적으로 공연하는 유투 멤버들뿐 아니라 거대한 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10만여 관객들을 비추는 입체영상도 장관이다. 무대 위 보노가 관객들을 바라볼 때 바로 이런 느낌일 것이다. ‘선데이 블러디 선데이’, ‘원’, ‘위드 오어 오아웃 유’ 등 히트곡이 나올 때면 화면 속 관객들과 함께 ‘떼창’을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졌다.

〈유투 3D〉 영화
〈유투 3D〉 영화
이 영상은 유투가 멕시코·브라질·칠레·아르헨티나 등 남미 4개 나라를 돌며 공연한 실황을 모아 편집한 것이다. 처음부터 3D 영화로 만들 것을 염두에 두고 기획했다고 한다. 카메라로 관객들의 공연 관람을 방해해선 안된다는 원칙을 세우고 처음엔 멀리서 중거리샷만 찍었다가 현장성을 위해 클로즈업 촬영의 필요성을 느끼고는 큰 결단을 내렸다고 한다. 본공연 전날 밤 관객 없이 따로 공연을 하고 이를 촬영한 것이다. 이처럼 여러 곳에서 촬영한 영상들을 정교하게 편집해 영화에서는 마치 하나의 공연을 보는 듯 생생하고 매끄럽게 이어진다.

남미4개국 공연실황 편집

다만 사운드가 아쉬웠다. 2009년 7월 서울 사당동 씨너스 이수에서 본 영국 밴드 퀸의 공연 실황 <퀸 락 몬트리올-극장판>과는 딴판이었다. 최고 수준의 극장 음향 설비를 상징하는 ‘앳나인’ 인증을 받은 씨너스 이수의 출력은 1만9200W나 된다. 역시 ‘앳나인’ 인증을 받은 씨너스 분당과 씨너스 이채도 1만5000W 수준이다. 하지만 이날 시사회가 열린 씨지브이를 비롯한 일반 극장의 음향 출력은 기껏해야 8000W에 그친다. 마치 공연장에 있는 듯한 사운드를 들려준 씨너스 이수에 비해 현장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유투 3D>는 10월 20일 씨지브이 열곳 안팎의 상영관에서 단독 개봉한다. 에스케이텔레콤이 수입·배급을 맡았다. <유투 3D>를 씨너스 이수에서 볼 방법은 없을까? 씨너스 이수를 운영하는 ‘앳나인’의 정상진 대표는 “<유투 3D>를 음향 시설이 더 나은 극장에서 보고 싶다는 요구가 높을 경우 씨너스 이수에서도 개봉하는 방안을 에스케이텔레콤쪽과 논의중”이라고 전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유투 3D〉 영화
〈유투 3D〉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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