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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이사람] “베를린 필 연주에 소외계층이란 없다”

등록 2011-10-02 19:56

11월 내한공연 앞둔 베를린 필 수석지휘자 사이먼 래틀
서울서 브루크너·말러 연주 예정
취임뒤 교도소·정신병원 등 찾아
“잘난 척 대신 모든 이들과 호흡”
“한국의 청중들은 매우 훌륭해요. 연주를 들을 때 즉각 반응하지요. 진지하고 열정적이고 매우 집중합니다.”

독일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이자 수석지휘자인 사이먼 래틀(56·사진)은 바쁜 일정에도 3년마다 한국을 찾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11월15~16일 서울에서 악단과 함께 세번째 내한공연을 펼치는 그를 지난달 30일(현지시각) 베를린 현지의 악단 사무실에서 만났다. 전임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도 사용했던 공간이다.

래틀은 빌헬름 푸르트벵글러, 카라얀, 클라우디오 아바도로 이어지는 베를린 필의 맥을 ‘강’에 비유했다. “우리 음악은 강과 같아서 댐을 지으면 안 된다”고 했다. “강은 흘러가게 내버려둬야 합니다. 선임 지휘자들의 음악에 저희 음악이 함께 섞여서 흐르는 거지요.”

이번 내한공연 연주곡은 브루크너와 말러의 <교향곡 9번>으로 골랐다. 래틀은 이 대곡들을 “교향곡의 전설”이라며 추앙했다.

래틀은 현재 25개 나라 출신 단원들과 작업하고 있다. 그의 표현을 빌리면, 베를린 필에는 단원 한명 한명이 바로 명배우 ‘말런 브랜도’다. 솔리스트 수준의 개성 넘치는 재능을 가진 이들이 각자 신념을 지니고 악단에 들어와 함께 열정을 불태우며 작업하면서 또다시 변한다고 했다. “오케스트라 단원이 되어가는 과정을 보면 참 신기해요. 그들은 이곳에서 변화하면서 자신들의 연주도 변화시키죠. 제 지휘 스타일도 많이 바뀌었어요.”

3년 전 단원들 지지로 베를린 필과 2018년까지 상임 지휘자 계약을 맺은 그는 자기 음악을 천천히 발전시키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새 레퍼토리에 도전하며 계속 다듬어 나가겠다는 것. 19, 20세기 작품을 주로 연주하다 최근엔 18세기 바흐 음악에 도전해봤고 다른 분야도 개척하고 있다.

“음악가로서 무언가 이뤘다고 생각한다면 직업을 바꿔야 해요. 진정한 음악가는 자신을 발전시키고 알아가는 여정 중에 있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우리는 항상 배우고 항상 무언가를 추구하죠.”

래틀은 베를린 필 취임 이래 일반 대중, 특히 소외계층에 다가가는 연주 프로그램에 주력해왔다. 베를린 필이 정치적으로 매우 깨어 있는 악단이라고 말한 적이 있는 그는 ‘이제 오케스트라는 더이상 구석에서 잘난 척하는 ‘디바’가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래틀은 “베를린 필은 베를린에 사는 모든 계층의 시민들과 함께 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특히 젊은 사람들에게 다가가야 합니다. 모든 이들이 우리 음악을 접할 수 있게 말이에요. 마을 밖으로 나갈 일이 드문 옛 동독의 시골마을부터, 교도소·정신병원·장애아 시설에 이르기까지 함께 하려는 노력들은 우리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 중의 하나죠. 멋진 일이에요. 베를린 필이 무언가 하려 한다면 100%로는 충분하지 않아요. 최소 107%는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베를린/한주연 통신원 juyeon@gmx.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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