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작가 톈예가 자신의 작품 <빨간 피아노>에 앉아 있다.(위) ‘바다미술제’가 열리는 부산 송도해수욕장 전경.(아래)
푸른 바다 위에 거대한 두 눈이 둥실둥실 떠 있다. 넓은 백사장에는 하얀 낙타 6마리가 한가로이 거닐고, 맞은편 거북섬에는 붉은색 파이프 피아노가 파도 소리를 연주한다.
부산 암남동 송도해수욕장에서 지난 1일부터 펼쳐지고 있는 ‘2011 바다미술제’의 흥미로운 풍경이다.
부산시와 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가 여는 이 행사에는 전세계 12개국 출신 작가들이 출품한 29개 작품이 선보이고 있다. 1987년 시작된 바다미술제는 2002년 이래 2년마다 열리는 부산비엔날레와 연계해 열렸으나 올해부터는 독립된 행사로 치러진다. 올해 주제는 ‘송도’. 부산 송도가 1913년 개장한 국내 1호 공설해수욕장이란 것을 기념하는 의미다.
초대작가 중국의 톈예는 산업화를 대표하는 차가운 금속재료로 <빨간 피아노>를 설치해 흥미를 끌고 있다. 러시아의 타냐 프레밍어는 공모작 <바다의 눈>에서 우리가 알 수 없는 바다의 이면에 대한 메타포를 전달한다. 이탈리아 작가 베라 마테오가 바다의 원시적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해 지름 10㎝가량의 스티로폼볼 1만7000개를 그물망으로 엮어 바다에 띄운 공모전 대상 작품 <새로운 별, 새로운 탄생>도 인기가 높다.
이번 미술제에는 기록사진전과 작가와의 만남 등 딸림 행사도 열리며, 모래놀이터 등이 차려진 가족 공간 ‘시 아트 펀 존’도 마련되어 있다. 21일까지.
바다미술제 기간 해운대에서는 2011 부산국제영화제도 열려 보는 즐거움이 더욱 커질 듯하다.
부산/글·사진 정상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