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현중
두 번째 미니 음반 <럭키> 발표
“첫 번째 솔로 음반은 홀로서기…이번엔 들려주기 위한 음악”
“첫 번째 솔로 음반은 홀로서기…이번엔 들려주기 위한 음악”
인터뷰실에서 흐르는 자신의 노래를 흥얼거리며 가수 김현중이 들어왔다. 달라붙는 스키니진에 갈색 재킷을 걸쳤다. 살이 5킬로 빠졌다더니 턱 선이 날렵했다. 지난 6월 강렬한 리듬이 인상적이던 첫 번째 솔로 음반 <브레이크다운>을 발표하고 근육질의 몸매로 섹시한 춤을 추던 남자에서 이번에 미소년으로 변했다.
11일 발매한 두 번째 미니 음반 <럭키>도 김현중처럼 ‘말랑말랑’ 해졌다. <럭키>는 로큰롤인 ‘두 유 라이크 댓’을 시작으로 김현중의 다양한 매력이 돋보이는 5곡이 수록됐다. 타이틀곡 ‘럭키’는 춤추면서 연주할 수 있는 밴드음악이 콘셉트인 신나는 펑키록이고, ‘나는 네 남자야’는 정통발라드. ‘유’는 팬들에게 전하는 사랑스런 가사와 달콤한 멜로디가 인상적이다. 아르앤비곡 ‘웃어요’는 김현중의 섬세한 목소리와 잘 어울린다.
이번 음반은 기획단계부터 음반 콘셉트 및 뮤직비디오 아이디어까지 김현중이 제작 전반에 적극 참여했다고 한다. ‘두 유 라이크 댓’은 그가 작사까지 했다. 그는 “그냥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을 조금 고쳤을 뿐인데 이름이 올려졌다”라고 대수롭지 않게 말하지만. “첫 번째 미니 음반이 홀로 서기를 보여주려는 음악”이었다면 이번 음반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노래를 담은 들려주기 위한 음악”이라는 그를 10일 코엑스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첫 번째 미니 음반 나온 지 4개월 만에 두번째 미니 음반이 나왔다. 왜 이렇게 빨리 낸 건가.
“난 빠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년 1월에 세 번째 미니 음반이 또 나온다. 내년 1월까지 좋은 음악들을 많이 소장하고 싶어서 빨리 냈다. 그래야지 내년 아시아투어나 월드관광 때 더 많은 걸 들려줄 수 있으니까. 정규음반을 내기보다 그냥 미니 음반을 계속 내고 싶다. 5곡으로 더 완벽하고 좋은 무대를 보여드리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미니 음반과 정규음반의 가격 차이도 크지 않고(웃음).”
-음반 콘셉트는 무엇인가.
“팬들이 놀 수 있는 음악, 대중이 정말 원하는 음악이라고 말하고 싶다. 대중적이면서 세련된 음악을 만들고 싶었다. 댄디하면서도 익살스러운 느낌이랄까. 재킷은 영화 <오션스 일레븐>을 보면서 ‘바로 저거다’라고 생각했다. 멋있었다. <오션스 일레븐>을 보고 음반 재킷 시안을 생각했다. 전체적인 콘셉트를 먼저 생각하고 곡을 골랐다. ‘럭키 가이’는 펑키한 리듬에 일렉 기타도 들어갔다. 펑키 음악이라고 해서 노래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춤도 출 수 있는 음악을 만들어 봤다. 무대 콘셉트가 댄디 가이이기 때문에 화려한 의상을 입고 섹시하면서 익살스런 춤을 출 것 같다. 스스로 평가는 제가 만든 음반이니까 늘 100점(웃음).
-당신은 댄디 가이?
“절대. 아니다.”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서는 댄디 가이인 지후 선배를 연기했다.
“가수는 무대 위 김현중을 보여주면 되는 것이고, 배우는 김현중이 아닌 다른 사람으로 사는 것이라 둘 다 매력 있었다. 연기할 때는 잠 못 자서 가수하고 싶고, 가수 할 때는 연기하고 싶고(웃음). 가수는 일주일에 음악프로그램에서 한번 순위로 평가받는데 그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있다.”
-연기 계획은?
“연기는 내년 아시아 투어가 끝나면 6월 정도에 할 것 같다. 계획한 것은 없지만 드라마를 할 것이다. 연기 레슨 선생님이 해외 투어를 같이 간다. 지금까지(<꽃보다 남자> <장난스런 키스>) 말 없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연기했으니 이제는 좀 다른 역할을 하고 싶다. 영화는 일부러 안 한다. 영화는 스크린이라 미세한 표정과 디테일한 연기가 필요해서 드라마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발전하고 싶다. 영화는 작은 배역이라고 조금씩 천천히 하고 싶다.”
-음반이 11월에 중국, 일본, 대한,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 전역에 발매된다. 해외 팬들이 자신을 좋아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글쎄. 잘 모르겠다. 노래하는 모습을 좋아하는 분도 있고 연기하는 모습을 좋아하는 분도 있고 그런 것 아닐까.
-다음 콘서트 일정은?
“우선은 11월에 도쿄, 오사카, 나고야, 센다이, 요코하마, 삿포로, 후쿠오카로 일본 투어를 한다. 팬들이 센다이 간다고 걱정하는데. 거기도 사람 사는 곳인데.”
-일정이 빡빡하다. 쉬고 싶지 않나.
“쉬고 싶다는 생각은 매일 하지만 일주일 정도 쉬고 나면 못 쉬겠더라. 키이스트(현재 소속사) 오기 전에 한 달 정도 쉬었는데 폐인이 됐다. 그냥 일이 하고 싶다(웃음).”
-쉴 때는 뭐하나.
“축구도 하고 술도 마시고. 팬들이 축구 선수인 줄 안다(웃음). 준수(제이와이제이)가 술을 안 마시는데 축구 하면서 재중이 형만큼 준수와 친해진 것 같다. 친구들과 미사리 등 경기도에 여행가는 걸 좋아한다. 크리스마스 때도 친구들과 여행갈 것이다.”
-텔레비전을 즐겨보나.
“티브이는 <생활의 달인>, <브이제이 특공대> 밖에 안 본다. 그런 게 더 재미있다. 신기한 사람들이 많구나. 나도 뭔가 저 사람들처럼 한 곳을 파고 싶다는 걸 느낀다.
-2005년 아이돌그룹 더블에스오공일로 데뷔했다. 그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처음 가수가 됐을 때는 어려서 연예인이 돼서 좋았던 것 같다. 지금은 성숙해서 제 일에 애착을 갖게 됐다. 내 것이고 내가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완벽하게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사람을 대하는 법도 많이 배웠다. 어린 나이에 흔히 성공했다고 하지만 거기에 심취하면 안 될 것 같다. 안주하면 자기 발전이 없으니까. 보통 2년 뒤까지 인생 설계를 하고 거기에 맞춰 살려고 한다. 이번 음반도 지난해 솔로 데뷔 음반 낼 때부터 생각한 콘셉트다. 내년 음반 콘섭트도 지금 생각하고 있고.”
-요즘 가요프로그램이 아이돌 음악으로 편중되어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저도 그런 아이돌 출신이라 뭐라고 말하기는 그렇지만. 그냥 아이돌 후배들 중에서도 회사가 시켜서 하는 음악일 수도 있다. 권한이 어디 있겠나. 가수가 되고 싶으니까 회사가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주관이 뚜렷한 친구가 나중에 솔로로 나와서 다양한 음악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당신도 주관이 뚜렷한 아이돌이었나.
“아니었다. 나도 회사에서 시키는 대로 했다. 그래서 혼자 많은 걸 꿈꿨다. 그걸 지금 하고 있고.”
-가수로서 최종 꿈은 무엇인가.
“세계 팬들을 잠실 주경기장에 모아 놓고 무료 콘서트를 한번 하고 멋있게 그만두고 싶다. 안되면 체조경기장(웃음). 무료 콘서트를 열고 싶은 이유는 팬들이 돈을 주도 내 음악을 들어줬으니까. 댄스 가수는 거기서 마무리하고 연기는 계속하고 싶다. 서른이 훌쩍 넘어서 춤추면서 힘든 모습 보여주기 싫다. 그때는 음악공부를 해서 다른 음악을 해야겠지. 밴드 음악 같은 어렸을 때부터 하고 싶었던 음악을 하고 싶다. 원래 베이스 전공이었는데 곡을 만들려면 기타나 드럼도 배우고.”
-가을인데 연애하고 싶지 않나.
“아직 사귀고 싶은 생각이 없다. 올 1월에 헤어지고 지금까지 없다. (기자가 노트북을 두드리자) 어, 이거 이미 기사 나간 건데. 가만히 있는 사람(옛 여자친구) 또 건드리면 안 되잖아요. (웃음)”
-이상형을 이효리로 꼽았는데 지금도 변함없나?
“변함없다. 사실 뮤직비디오에서 홍수현씨 아니면 효리 누나가 해줬으면 했다.”
-좋아하는 아티스트는?
“서태지 선배를 좋아한다.”
-본인이 잘생겼다고 생각한 적은?
“절대 없다.”
-제이와이제이의 김재중과 친하다고 들었다.
“김재중 형의 연기(<보스를 지켜라>)를 보고 잘한다고 문자도 보냈다. 술만 마시면 같이 듀엣 하자는 말도 하고. 이번 음반 ‘스마일’이란 곡에 코러스가 있는데 준수와 재중 형에게 부탁하려고 했다. 같은 시기에 음반이 나오면서 녹음 시기가 안 맞아서 못했지만. 만나면 항상 하는 이야기가 있다. “방송출연 언제해” 라고 내가 물으면 “이런저런 것 때문에 못해”라고 말하고. 뭐 흔히 다 아시는 그것.”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키이스트 제공
가수 김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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