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광안2동 ‘대안공간 반디’
신진작가 등용문 ‘반디’
재원 없어 12년만에 폐관
재원 없어 12년만에 폐관
한국 미술판에서 지방의 대표적인 대안미술전시장으로 손꼽혔던 부산시 광안2동 ‘대안공간 반디’(사진)가 12년 만에 문을 닫는다.
반디 쪽은 지난 18일 시작한 이 공간 출신 작가들과 관람객들의 특별전 ‘어김없는 안녕, 불투명한 안녕’이 끝나는 28일, 송별모임을 마지막으로 활동을 접기로 했다. 임대 형식으로 입주한 옛 목욕탕 건물이 지난 4월 재개발업자에게 팔려 헐리게 됐기 때문이다.
반디는 1999년 부산의 젊은 작가 김성연·이동석·이영준씨가 대안공간 섬으로 시작했다. 2002년 문을 닫았다가 반디란 이름으로 재개관했고, 지금까지 130여차례 전시회와 주민참여 행사, 교육·레지던스 프로그램 등을 벌여왔다. 서울 중심 미술계에서 소외됐던 현지 작가 300여명이 데뷔전, 개인전을 치렀고, 무료 문화월간지 <비아트> 등을 내며 지역 미술 담론장 구실도 해왔다.
영상·사진·설치 작가인 김성연(47) 디렉터가 사비를 털어 운영비를 대고, 카페 ‘반디 사랑’ 회원 등의 후원금, 기금 마련 전시 등으로 공간을 꾸려왔으나, 다른 전시장을 확보할 비용을 마련하지 못해 문을 닫게 됐다.
김 디렉터는 “10년 넘게 상징적으로 꾸려온 공간 운영을 접는 것이 안타깝지만, 이제는 지쳤다. 그렇지만 후배들이 ‘반디’ 역할을 이어가는 것을 돕고 싶다”고 털어놓았다.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대안공간 반디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