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시작하는 뮤지컬 <조로>(왼쪽 사진)의 주인공 조승우(오른쪽)와 최재웅. 오른쪽은 내년 2월 막을 올리는 뮤지컬 <엘리자벳>의 주인공을 맡은 옥주현. 쇼팩·이엠케이 제공
조승우 ‘조로’·120억 ‘엘리자벳’…
드라마 강화된 ‘닥터 지바고’
토니상 ‘넥스트…’도 도전장
겨울대목 앞두고 새 작품 풍성
드라마 강화된 ‘닥터 지바고’
토니상 ‘넥스트…’도 도전장
겨울대목 앞두고 새 작품 풍성
한동안 화제의 신작이 드물었던 뮤지컬 시장이 한해 가장 큰 대목인 겨울 시즌을 앞두고 달아오르고 있다. <맘마미아>, <캣츠> 등 이미 흥행성이 검증된 유명 뮤지컬이 공연을 이어가는 가운데 <조로>, <엘리자벳>, <닥터 지바고> 등 국내에 첫선을 보이는 라이선스 뮤지컬들이 연말을 앞두고 가세한다. 원종원 뮤지컬평론가는 “지난 연말 단순 앙코르 공연들이 주를 이뤘던 데 반해 올해는 신작들이 대거 포진해 뮤지컬 팬으로서도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지난 8월 서울 신도림에 문을 연 디큐브아트센터(1200석), 4일 개관하는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1767석) 등 전문 공연장이 늘어난 것도 대형 신작 뮤지컬 활성화에 한몫을 할 것으로 보인다. 뮤지컬 전문 잡지 <더 뮤지컬>의 박병성 편집장은 “예년에는 공연하고 싶어도 장소가 마땅치 않아서 제작사들이 어려움을 겪었던 데 비해 최근에는 공연장 상황이 부쩍 좋아져 흥행 열기를 고조시키는 요인이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첫출발은 <조로>가 끊는다. 뮤지컬계 최고 스타인 조승우의 차기작으로 일찍부터 화제가 된 <조로>는 4일부터 내년 1월15일까지 국내 최대 규모의 뮤지컬 공연장인 블루스퀘어에서 공연한다. 조승우가 지난 5월 <지킬 앤 하이드>에서 하차한 뒤 어떤 작품에 출연할 것인지는 올 하반기 뮤지컬계 초미의 관심사였다. 공연계 관계자들은 “조승우가 무대에서 뿜어내는 아우라는 영화에서 그의 모습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라며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2008년 영국 웨스트엔드 초연 이래 프랑스, 러시아, 네덜란드, 일본 등에서 공연을 마친 <조로>의 국내공연에는 50여억원이 투입됐다. 친숙한 캐릭터가 만들어가는 이야기에, 와이어를 이용한 다채로운 액션도 볼거리다. 조승우, 박건형, 김준현, 조정은 등이 출연한다.
<조로>에 이어 블루스퀘어에서 내년 2월부터 공연하는 <엘리자벳>은 120여억원을 들여 만든 대작이다. 1992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초연한 <엘리자벳>은 유럽과 일본 등지에서 인기를 끌었다. 국내 초연에선 출연진부터 눈을 끈다. 주인공 엘리자벳 역의 옥주현, ‘죽음’ 역의 김준수를 비롯해 송창의, 류정한, 김선영, 박은태, 전동석, 이태원 등 한 작품에 모으기 힘든 스타급 배우들이 무대에 오른다.
내년 1월 말부터 서울 잠실 샤롯데시어터에서 공연하는 <닥터 지바고> 역시 100억원 규모의 제작비가 들어간 대작. 한국, 오스트레일리아, 미국의 제작진이 함께 만들어 지난 2월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첫선을 보였다.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면서 닥터 지바고의 사랑 이야기 등 드라마를 강화했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저지보이스>를 연출한 데스 매카너프, 작곡가 루시 사이먼 등 제작진 면면이 화려하다. 현재 보안 속에 마무리 작업 중인 캐스팅 역시 오랜만에 대중 앞에 나서는 스타급 배우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부터 서울 연지동 두산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 라이선스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도 화제작. 세 작품만큼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2009년 토니상을 휩쓸면서 검증된 작품성과 박칼린, 김지현, 남경주, 이정열 등 중견 배우들의 관록이 기대되는 작품이다.
이밖에 손호영, 슈퍼주니어의 은혁, 소녀시대의 티파니 등 인기 가수를 앞세워 관객몰이에 나서는 <페임>(25일부터 서울 방이동 우리금융아트홀)과 이지나 연출가, 박상원, 정선아, 리사 등을 내세운 <에비타>(12월9일부터 서울 역삼동 엘지아트센터)도 오랜만에 관객을 맞는다. <막돼먹은 영애씨>(18일부터 서울 동숭동 컬처스페이스엔유), <미녀는 괴로워>(다음달 6일부터 서울 신당동 충무아트홀) 등 창작 뮤지컬 무대도 기다리고 있다.
박보미 기자 bom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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