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음악·공연·전시

최백호·정엽의 목소리 껴안고 춤추는 집시 기타

등록 2011-11-13 20:02수정 2011-11-14 13:49

2집 낸 기타리스트 박주원
‘슬픔의 피에스타’에 김광민·전제덕 등 참여
“다음 음반엔 기타 한대 소리 오롯이 담을것”
2009년 한국 대중음악계는 걸출한 기타리스트 하나를 얻었다. 유명 가수의 세션 연주자로 잔뼈가 굵은 박주원이 자기 이름을 내건 첫 앨범 <집시의 시간>을 발표한 것이다. 집시·스패니시 기타 연주곡으로 채워진 이 앨범은 이듬해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크로스오버 음반 부문을 수상했다. 박주원이 2년 만에 2집 <슬픔의 피에스타>를 발표했다. 전처럼 집시·스패니시 기타를 기반으로 하면서 좀더 매끈하게 다듬은 느낌을 준다. 박주원은 “1집보다 더 세련된 느낌을 주고 싶었다”며 “또렷한 테마와 구성을 잡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했다. 타이틀곡 ‘슬픔의 피에스타’가 대표적이다. 룸바 리듬 위로 빠르게 휘몰아치는 기타 리프(반복 악절)가 화려하면서도 어딘지 슬픈 이중성을 내포한다.

보컬이 들어간 곡이 두곡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1집에선 정엽이 ‘나이트 인 캄프 누’에서 기타 연주를 받쳐주는 스캣을 넣은 게 다였다. 2집에 실린 ‘방랑자’는 원래 기타와 바이올린 합주를 염두에 두고 쓴 곡이다. 그러나 문득 바이올린 대신 최백호의 목소리가 어울리겠다는 생각이 스친 박주원이 최백호를 찾아가 부탁했다. “곡이 참 멋있네요.” 최백호는 난생처음 객원가수로 나섰다.

바이올린 연주를 생각하고 쓴 곡인지라 음의 변화가 가파른 대목이 많았다. 사람 목소리로 소화하기엔 벅찰 수밖에. 녹음실에 들어간 최백호는 3시간 넘게 물 한모금 마시지 않고 노래에 몰두했다. 음반에서 최백호는 온몸에 힘을 빼고 조곤조곤 읊조린다. 무술영화를 보면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기는 장면이 많은데, 최백호의 노래가 딱 그렇다. 경지에 오른 가객의 읊조림은 문화방송 <나는 가수다>로 대변되는 내지름보다 청자의 가슴에 더욱 또렷한 인장을 새긴다.

<나는 가수다> 무대에서도 박주원과 호흡을 맞췄던 정엽은 집시재즈로 재해석한 ‘빈대떡 신사’를 감칠맛 나게 불렀다. “이 곡은 전혀 예상치 못한 인물이 불러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정엽에게 부탁했다”고 박주원은 말했다. 하모니카를 아르헨티나 탱고를 대표하는 건반악기 반도네온처럼 들리게 분 전제덕과 감성 피아니스트 김광민도 한곡씩 참여했다.

박주원은 지난 2년 동안 세션 연주자 활동을 거의 끊다시피 하고 매달 2~3차례씩 크고 작은 공연을 해왔다. “벌이는 반 이하로 줄었지만, 음악적 만족감으로 더없이 행복해요.” 그는 다음달 11일 오후 6시 서울 마포아트센터에서 2집 발매 기념 공연을 한다.

그는 다음 작업으로 일렉트릭 기타 음반이나 기타 한대의 소리만 오롯이 담은 솔로 음반을 구상중이라고 했다. 이제 막 신보를 낸 음악인의 다음 음반이 벌써부터 기다려지는 건 순전히 이 말 때문이다. “2집 녹음을 마치고 얼마 전 미국에 갔다가 비비 킹 공연을 봤어요. 뛰어난 기교는 아닌데, 설명하기 어려운 뭔가가 느껴지는 거예요. 제 연주를 곱씹어보게 됐죠.” (02)3143-5480.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제이엔에이치뮤직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