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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국회의원 투표권 쥔 청소년들 ‘교실봉기’

등록 2011-11-20 20:22

뮤지컬 ‘굿모닝 학교’
뮤지컬 ‘굿모닝 학교’
내달 25일까지 공연하는 뮤지컬 ‘굿모닝 학교’
밴드 YB, 영상으로 출연
‘나꼼수’ 목소리도 등장
방학을 보내고 나면, 교실엔 아주 작은 부분이라도 꼭 변화가 생기곤 했다. 막 방학을 끝낸 첫날, <굿모닝 학교>(사진) 1학년 10반에도 몇가지 사소한 변화가 생긴다. 모범생 세나와 인권은 여름방학 동안 어학연수를 다녀왔고,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재은은 혼자 ‘슈퍼스타케이’에 나갔다가 떨어졌다. 게이인 상근이는 남몰래 짝사랑을 시작하고, 예림이는 여전히 다이어트중이다. 전학생도 있다. 여수에서 온 욱진이는 조용하면서도 할 말을 다 하는 똑똑한 학생이다.

아이디 ‘밍크고래’ 욱진이의 활약으로 청소년에게 국회의원 투표권이 생기는데, 문제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투표권을 주장한 욱진이 학교 이사장이자 국회의원 선거를 준비하는 봉경자의 아들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학교엔 기자들이 몰려들고 아이들은 교실을 점거한다.

서울 동숭동 학전블루소극장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굿모닝 학교>는 청소년극이면서도 20·30대 어른들도 충분히 즐기고 생각할 거리를 담은, ‘속이 꽉 찬’ 뮤지컬이다. 지난달 서울시장 선거 과정을 직접적으로 연상시키는 내용부터 사립학교 이사장과 선생님의 관계, 블로거 ‘밍크고래’가 인터넷에서 펼치는 정치 활동, 교실 점거 등은 어디선가 본 듯한 익숙한 풍경이다. 숨막히는 교실 풍경과 폭언, 폭력을 일삼는 선생님, 청소년 임신과 동성애, 계급 차이와 다문화가정 등의 문제들도 자연스럽게 극에 스며든다.

소재만 보고 이 뮤지컬이 무거울 거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굿모닝 학교>의 가장 큰 미덕은 익숙하지만 낯선,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소재들을 쉴 새 없이 터지는 유머와 재치있는 대사로 발랄하게 녹여냈다는 점이다. 2009년, 2010년 공연에 이은 이번 3차 공연에서는 <빨래>의 추민주 연출가가 대본을 다시 다듬고 공연을 새로이 만들어냈다. 역시나 무거울 수 있는 소재를 밝고 따뜻하게 그려냈던 <빨래>의 감성이 청소년 버전으로 재탄생한 느낌을 준다. 여러 문제를 다루지만 그중 하나를 끝까지 묵직하게 파고들지는 않아 자칫 가볍게 보일 수 있는데, 그래서 오히려 공연 관람이 편해지는 장점도 있다.

국회의원 후보 역을 맡아 영상으로 깜짝 출연하는 영화배우 장현성, 록밴드 와이비(YB)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최신의 경향을 반영해, ‘나꼼수’와 ‘이름을 말할 수 없는 그분’의 목소리도 등장한다. 청소년은 물론, 대학생과 직장인 등 어른들도 좋아할 만하다. 다음달 25일까지. (02)763-8233.

박보미 기자 bomi@hani.co.kr, 사진 학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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