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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이색 미술전시 2제

등록 2011-11-29 19:48

조각가 강용면씨가 18세기 전주 지역에 실제로 있었던 쌀뒤주 ‘타인능해’를 본떠 제작한 설치작품
조각가 강용면씨가 18세기 전주 지역에 실제로 있었던 쌀뒤주 ‘타인능해’를 본떠 제작한 설치작품
부산 벡스코에 웬 쌀뒤주?

세계개발원조총회 특별전
나눔·소통 주제 작품 한자리

지난 27일 부산 해운대 전시컨벤션센터 벡스코 야외광장에는 특별한 ‘쌀뒤주’가 등장했다. 가로 세로 8m 크기의 전통 대청마루 위에 놓인 원통 모양의 알루미늄 뒤주에 쌀이 가득 담겨 있었다. 조각가 강용면씨가 18세기 전주 지역에 실제로 있었던 쌀뒤주 ‘타인능해’를 본떠 제작한 설치작품(사진)이다. ‘다른 사람도 쌀뒤주를 열 수 있다’는 뜻을 담은 타인능해에 깃든 옛 조상들의 나눔 정신을 되살린 것이다.

이 ‘타인능해’는 한국국제교류재단이 벡스코에서 열리고 있는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29일~12월1일)를 맞아 딸림 행사로 마련된 특별전 ‘함께가요!’의 취지를 상징하는 작품.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는 160개국 정상과 각료급 대표, 시민사회 지도자, 학계인사 등 2500여명이 모여 개발과 원조의 효과적인 대안에 대해 논의하는 국제회의. 전시회는 개발원조라는 정책적 화두를 문화예술을 통한 나눔으로 확장시켜 보려는 뜻을 담았다. 전승보 전시감독은 예술의 진정한 소통과 사회 공헌을 작품으로 표현한 작가 13인의 작품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개막식이 열린 27일에는 부산문화재단과 동원개발, 한국국제교류재단 등에서 타인능해에 각각 쌀 80㎏씩을 기부했다. 또 시민들로부터 12월2일까지 쌀을 기부받아 저소득층에게 나눠줄 계획이다.

전시에서는 송한샘 작가가 피브이시 파이프를 엮어 만든 조형물도 인기를 모았다. 한쪽 파이프에 대고 소리를 지르면 길다란 관을 통해 다른 쪽으로 전달되는 ‘전화 놀이’에 착안했다. 폐막날인 12월1일엔 시민 300명이 야외광장에서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도레미송’에 맞춰 춤을 추는 플래시몹 행사도 벌어진다. (02)2151-6520.

부산/글·사진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고인돌에 링거를 줄줄 매단 이색 작업(1967)
고인돌에 링거를 줄줄 매단 이색 작업(1967)
김해에 웬 링거 꽂은 고인돌?

오브제로 바라본 현대미술전
1세대 이승택 작품 등 선봬

1917년 미국 뉴욕의 한 그룹전에 남성용 소변기가 <샘>이란 이름으로 등장했다. 고상한 예술작품에만 익숙해있던 사람들은 일상 용품이 ‘오브제’(사물 혹은 매체)란 이름으로 전시의 주인공이 되자 경악했다. 전위 작가 마르셀 뒤샹(1887~1968)의 이 ‘오브제아트’ 작품은 오늘날 개념미술이나 설치미술의 길을 열었다.

40여년 뒤 한국에서도 오브제아트는 실험과 전위의 이름으로 시작했다. 1957년께 설치작가이자 행위예술가인 이승택씨가 돌이나 노끈 같은 평범한 사물을 사용한 실험예술을 시작했다. 그 뒤 이우환, 김창세, 김홍주, 배종헌, 신학철 등 여러 예술가들에 의해 전위예술은 다양한 설치미술로 확장된다.

김해 문화의 전당 윤슬미술관이 한국큐레이터협회와 함께 ‘오브제로 바라본 한국 현대미술전’이라는 전시를 열고 있다. 한국 오브제미술을 이끌어온 주요 작가들 작품을 통해 한국 현대미술에 대한 대중의 이해를 높이고자 기획된 자리다. 김종길(경기도미술관 학예사), 정준모(청주공예비엔날레 전시감독)씨 등 기획자 5명이 추린 오브제아트 작가 16명(팀)의 실험정신을 만나게 된다.

먼저 한국 처음 오브제미술을 실현한 작가로 평가되는 이승택씨가 50여년간 도전해온 실험작품들이 눈을 끈다. 고인돌에 링거를 줄줄 매단 이색 작업(1967·사진)을 찍은 사진과 거대한 붉은 천을 바람에 날리는 퍼포먼스를 담은 사진 <바람>(1970) 등 현대예술의 경계에 의문을 던져온 작가의 작품 세계의 변천 과정을 읽어볼 수 있다. 그와 함께 국내 전위미술 선각자로 꼽히는 김구림 작가가 1969년 발표한 <현상에서 흔적으로>도 보인다. 각각 다른 크기의 얼음 위에 트레이싱 페이퍼를 올려놓고 그 얼음이 모두 녹으면 페이퍼만 물 위에 뜨는 이 작품은 시간과 존재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비디오아트 작가 박현기씨의 <티브이시소>(1984)도 흥미롭다. 돌과 철판으로 시소를 만들어 한쪽에는 돌, 다른 한쪽에는 돌의 영상을 담은 티브이 모니터를 놓아 마치 시소처럼 균형을 이루게 설치해 놓았다. 12월4일까지. (055)320-1261. 김해/글·사진 정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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