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 가보니
20개국 시청자 19억명 추정
랑랑·비스트 등 협연의 진화
올해의 앨범에 ‘미스터 심플’
인기에 편중된 선정 개선을
20개국 시청자 19억명 추정
랑랑·비스트 등 협연의 진화
올해의 앨범에 ‘미스터 심플’
인기에 편중된 선정 개선을
29일 싱가포르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마마’(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 시상식(사진)은 한편의 잘 짜인 ‘그랜드 쇼’였다. 다른 무대에선 보기 힘든, 이제는 마마의 상징처럼 된 다양한 협연무대가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협연 형태는 한층 더 진화했다. 와이비, 다이나믹 듀오, 쌈디 등이 뭉쳐 록과 힙합을 뒤섞는가 하면, 중국 피아니스트 랑랑, 비스트, 현아 등이 ‘월광 소나타’를 주제로 클래식과 케이팝을 접목하는 이색무대도 선보였다. 미쓰에이와 중국 가수 웨이천은 무술을 콘셉트로 한 안무를 선보이며 ‘쿵푸 파이팅’을 함께 불렀고, 세계적인 힙합 그룹 블랙아이드피스의 윌아이앰과 애플딥은 투애니원의 씨엘과 ‘깜짝’ 협연을 펼쳐 음악 팬들을 놀라게 했다.
아시아 전체를 아우르려는 노력도 엿보였다. 일본 정상급 여가수 고다 구미와 ‘중국의 머라이어 캐리’로 불리는 장량잉이 각기 화려한 단독공연을 펼쳤다. 이병헌, 송승헌, 김희선, 송중기 등 아시아인들에게 익숙한 한류 스타들이 대거 시상자로 나선 것도 일종의 팬 서비스였다.
1999년 엠넷 영상음악대상에서 출발한 마마는 지난해 아시아 음악시장 부흥을 목표로 삼으며 개최지를 마카오로 옮겨 아시아 13개 나라에 생중계했다. 올해 시상식은 아시아 13개 나라에 생중계됐고, 미국·프랑스 등 7개 나라에선 녹화방송된다.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소후닷컴 등 13개 디지털 플랫폼으로도 생중계됐다. 이번 시상식을 전세계 19억명이 본 것으로 주최 쪽은 추산한다. 세계적인 힙합 음악인 닥터 드레와 스눕 독이 아시아에서 처음 협연을 선보이는 자리로 마마를 택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아시아를 아우르는 고품격 쇼로서 상당한 성과를 이뤘지만, 시상식 자체로는 아쉬움도 남겼다. 지난해 마마에선 에스엠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이 먼저 불참을 선언했고, 마마는 그들을 주요 수상자에서 제외하면서 상의 공정성과 권위가 훼손됐다. 그러나 올해는 에스엠 소속 가수도 참여하면서 ‘반쪽 시상식’이라는 오명을 벗었다. 그럼에도 일부 수상 내용을 놓고 올 한 해 한국 대중음악계를 제대로 대변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수상자 선정은 시청자 투표, 전문심사위원 심사, 선호도 조사, 음반·음원 판매량, 선정위원회 심사 등을 합산해 이뤄진다. 상마다 반영 비율이 조금씩 다른데, 시상식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올해의 앨범’은 음반 판매량이 50%나 반영된다. 여기에 선정된 슈퍼주니어 <미스터 심플>은 전문심사위원 심사에서 그들 전작의 완성도에 못 미친다는 등의 이유로 투애니원 앨범 등 다른 후보작들에 뒤졌으나, 압도적인 음반 판매량으로 뒤집기에 성공했다. 음악 자체 완성도와는 별개로 충성도 높은 팬이 많은 아이돌 그룹이 절대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소녀시대는 올해의 가수상과 여자그룹상을 받았다.
‘베스트 밴드 퍼포먼스’ 수상자로 씨엔블루가 선정된 것도 시청자 투표와 음반·음원 판매량에 절대적으로 기인한다. 하지만 씨엔블루가 한국을 대표하는 밴드인지에 대해선 고개를 갸웃하는 음악 관계자들이 많다. 제작진도 이를 의식해선지 와이비에게 ‘엠넷 피디 선정 특별상’을 줬다. 비주류 장르인 록 음악으로 고군분투해왔다는 의미에서다. 윤도현은 “케이팝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높은데, 이제는 케이록에도 관심을 가져주세요”라는 수상 소감을 밝혔다.
마마가 내건 구호는 ‘음악으로 하나 되는 세상’(뮤직 메이크스 원)이다. 이에 좀더 충실하려면 당장의 인기 음악만이 아니라 소외된 장르의 좋은 음악을 발굴하고 알리는 데도 힘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인기도 위주의 아이돌 음악상이라는 이미지를 벗으려면 선정 과정을 좀더 내실있게 다듬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씨제이이앤엠 제공
스눕 독
‘마마’(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 시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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