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나들이용 ‘아름다운 세상’
로맨틱 코미디 ‘쉬 러브스 미’
배꼽잡는 군인 ‘스페셜 레터’
로맨틱 코미디 ‘쉬 러브스 미’
배꼽잡는 군인 ‘스페셜 레터’
공연 성수기인 연말, 서울 대학로에서도 친구, 연인과 함께 볼만한 소극장 뮤지컬들이 한창 공연중이다. 대형 뮤지컬처럼 화려한 멋은 없어도, 소박하고 아기자기한 재미를 찾을 수 있는 200석 안팎의 작은 공연장에서 연말을 나는 것도 좋다.
창작뮤지컬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는 가족과의 연말 나들이용으로 제격이다. ‘한 사람이 세 명씩에게만 도움을 주면 모든 사람이 도움을 받게 되고 세상이 아름다워진다’는 생각을 가진 초등학생 ‘지홍’이 전파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다룬다. 사업에 실패하고, 가족의 죽음에 슬퍼하는 등장인물들이 함께 위로하며 삶의 희망을 되찾는다는 내용. 케빈 스페이시가 주인공으로 나온 같은 제목의 영화와 같은 설정에 한국적 상황에 맞는 줄거리를 담았다. 2004년 초연 뒤 오랜만의 재공연으로, 1일까지 서울 동숭동 알과핵소극장에서 공연한다. 노우성 연출가는 대학로에서 큰 인기를 모은 창작뮤지컬 <셜록 홈즈>로 지난달 한국뮤지컬대상 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을 받기도 한, 창작뮤지컬계의 실력자다.
19세기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배경으로 한 뮤지컬 <쉬 러브스 미>(사진)는 연인과 함께 보면 더 좋을 로맨틱코미디 뮤지컬. 얼굴과 이름을 모르는 남녀가 편지로 사랑을 키운다는 내용이다. 향수가게 주인 ‘조지’와 점원 ‘아말리아’는 실제 생활에서는 앙숙처럼 으르렁대는데, 알고 보면 두 사람은 각자의 속마음을 편지로 터놓는 친구 사이다. 편지로만 사랑을 키워가다 결국 서로의 정체를 알게 된다는 내용은 맥 라이언과 톰 행크스가 출연한 영화 <유브갓메일>을 떠올리게 한다. 다음달 29일까지 동숭동 에스에이치아트홀에서 초연한다.
친구들과 아무 생각 없이 크게 웃을 수 있는 공연을 찾는다면 <스페셜레터>가 있다. 서울 동숭동 에스엠아트홀에서 오픈런으로 공연하고 있는 <스페셜레터>는 2009년 초연 이후 꾸준한 인기를 끌며 공연중이다. 군 입대를 앞둔, 여자 같은 이름의 ‘정은희’와 이름 때문에 그를 여자로 알고 편지를 보내는 병장 ‘김상호’의 황당한 펜팔을 다룬다.
둘이 주고받는 편지에 등장하는 군대의 생활상들이 주요 내용이다. 딱딱한 위계 질서에 힘들어하거나 걸그룹에 열광하는, 흔히 ‘군인’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이 무대에서 코믹하게 그려진다. 이른바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가 낯설고 듣기 싫더라도 재치 있는 구성 덕에 즐겁게 볼 수 있다.
박보미 기자 bomi@hani.co.kr, 사진 레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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