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음악·공연·전시

나가수·케이팝 ‘내가 제일 잘나가’

등록 2011-12-19 20:19

<나는 가수다>로 대표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평론가 20명 중 19명이 선택)
<나는 가수다>로 대표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평론가 20명 중 19명이 선택)
평론가들이 뽑은 최대 사건
나가수, 중년시장 되살려 “생존게임·리메이크 한계”
K팝 유럽·미국 등서 열풍 “한국 가요 보편성 증명”
여성부 ‘무차별 19금’ 눈살 인디신 약진도 눈길 끌어
문화방송 <나는 가수다>(나가수)로 대표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과 케이팝 열풍. 올 한해 가요계를 꿰는 열쇳말이다. <한겨레>가 대중음악평론가 20명에게 “올해 가요계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존재(사람, 단체, 현상 등 모두 포함) 셋을 꼽아달라”고 요청했더니 19명이 나가수 등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13명이 케이팝 열풍을 꼽았다.

특히 여러 서바이벌 프로그램 중 나가수만을 콕 집어낸 이가 12명이나 됐다. 이 가운데 나가수를 처음 기획한 김영희 피디를 꼽은 이가 4명이다. 그만큼 나가수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었다는 얘기다. 임재범, 김범수, 박정현 등 출연 가수들은 화제의 중심에 섰고, 이는 그들의 공연 매진사례로 이어졌다. 방송 다음날 곧바로 출시되는 음원은 차트를 휩쓸었고, 관련 기사와 검색어는 포털사이트를 도배했다.

나가수에 대한 평가에는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이 상존한다. 강태규씨는 “1990년대 음악에 대한 성찰, 몸의 음악이 아니라 가슴을 울리는 음악이, 그리고 보컬리스트들이 있었다”고 했고, 이경준씨는 “사람들이 잠시나마 그리고 유일하게 음악에 집중했던 순간”이라고 평했다. 임진모씨는 “복고와 중년 시장의 존재를 확인시켜줬다”는 점을 높이 샀다.

하지만 배순탁씨는 “이미 검증된 프로 뮤지션이라도 생존 게임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가혹한 시장의 논리”라고 비판했다. 최지선씨는 “새로운 의미가 있는 음악 생산보다 기존 노래 리메이크에 그쳐 음악 시장과 산업에 유의미한 파장을 일으키기엔 한정적”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방송 밴드 오디션 프로그램 <톱밴드>를 두고 “밴드 음악의 활성화 가능성을 보여준 오디션 프로그램의 새로운 모색”(이민희)이라거나 “시청률이 높진 않았지만 밴드 음악의 소중한 가치를 일깨워준 튼실한 프로그램”(송기철)이라고 따로 언급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케이팝 열풍(13명)
케이팝 열풍(13명)
인디 음악인들의 두리반 지키기(3명)
인디 음악인들의 두리반 지키기(3명)

아시아를 넘어 유럽, 미국 등지까지 진출한 케이팝 열풍에 대해서는 긍적적 평가가 많았다. 강태규씨는 “20년을 바라보는 한국 아이돌 음악 시스템이 고개를 치켜드는 순간”이라고 했다. 서정민갑씨는 “한국 대중음악이 이식과 번안에서 벗어나 동시대적 트렌드로서의 보편성을 갖추기 시작했다는 점과 이 과정에서 자체적 생산·마케팅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점이 중요한 변화”라고 평가했다.

특히 “한류의 유럽 진출은 소녀시대가 아닌 에스엠(SM)타운의 이름으로 열렸다. 한류의 주체가 누구인지를 드러내는 징후”(김작가)라거나 “한류의 실체를 인정하건 않건 간에 에스엠이 뭔가를 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조금의 결과라도 보여주고 있는 건 에스엠이 유일하다”(김학선)며 에스엠엔터테인먼트를 콕 찍어 언급하기도 했다. 강태규씨는 와이지(YG)엔터테인먼트를 두고 “아이돌 음악의 질적 차별화를 통한 뿌리 내리기에 성공함으로써 음악 시장에서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치켜세웠다.


노랫말에 ‘술’ 등이 들어갔다는 이유로 무차별적으로 ‘19금 딱지’를 남발한 여성가족부 청소년보호위원회, 양질의 음반들을 대거 쏟아낸 인디신의 대약진, 인디 음악인들이 힘을 모아 ‘홍대 앞 작은 용산’이라 불린 두리반 칼국숫집 강제철거를 막아낸 일 등도 각각 3명씩의 언급을 얻어 유의미한 현상으로 꼽혔다. 두리반은 잔치 같은 농성을 벌인 지 531일 만에 시행사와 협상을 타결하고, 지난 1일 근처 다른 곳에서 새로 문을 열었다.

아이유, 유희열, 세시봉 등도 각각 2명씩의 지지를 얻었다. 아이유에 대해 임진모씨는 “10대 여가수인데도 걸그룹이나 아이돌과는 다른 음악이 존재하는 걸 증명했다”고 했고, 김봉현씨는 윤상·김현철·김광진·정석원·윤종신·이적·정재형 등 유명 작곡가들이 대거 참여한 아이유 2집을 두고 “주류의 중심에서 1990년대 남성 싱어송라이터들을 소환했다”고 평가했다. 유희열은 “인디와 메이저 사이에서 예능감과 아티스트의 태도 모두 능란하게 취하는 어떤 경향의 알파이자 오메가”(최민우)라는 점에서 특별히 언급됐다.

이밖에 주목할 만한 상징적 존재와 사건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박준흠씨는 씨제이이앤엠(CJ E&M)을 두고 “대중음악 제작, 유통, 공연, 방송 등에서 실질적인 절대강자로 떠올랐다”고 했다. 나도원씨는 동방신기에서 떨어져 나온 제이와이제이(JYJ)와 전 소속사 에스엠의 분쟁에 대해 “케이팝 한류를 주도하는 한국형 아이돌 기획사의 어두운 면을 노출했다. (제이와이제이에 대한 방송 출연 제한 조처의 경우) 특정 기획사와 지상파 방송의 결탁 양상도 확인시켰다”고 비판했다.

박은석씨는 인디 밴드 국카스텐이 주류 기획사인 예당엔터테인먼트와 계약한 걸 두고 “주류의 인디에 대한 관심 증가를 시사하는 동시에, (예당이 국카스텐 소속 인디 기획사와 상의 없이 ‘빼가기’ 식의 계약을 추진한 것은) 여전히 전근대적 상태에 머문 주류의 인식과 시스템을 드러낸 사건”이라고 평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한겨레> 자료사진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