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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자신감 제로는 ‘뻥’…지바고는 제 역할이에요”

등록 2012-01-17 16:10수정 2012-01-17 21:14

뮤지컬 ‘닥터 지바고’ 합류 조승우
3개국 합작 250억 들인 대작
개막 2주전 주연 하차 위기
‘흥행보증수표’ 참여로 탄력
“돈 벌려고 뮤지컬하진 않아
이기적으로 좋은 작품 가려”
“처음에 자신감 제로라고 말씀드렸지만, 사실은 ‘뻥’이에요. 최선을 다할 자신 있습니다. ‘땜방’이 아니라 지금 ‘유리 지바고’는 제 역할입니다.”

이런 게 전화위복이다. 화제 속에 주인공 ‘유리 지바고’역에 캐스팅된 주지훈이 지난 8일 성대 결절을 이유로 공연 개막을 약 2주 앞두고 하차했을 때까지만 해도, 뮤지컬 <닥터 지바고>의 앞날은 흐리게만 보였다. 제작사는 주지훈 출연 회차를 예매한 관객에게 환불을 약속했고, 적지 않은 손실이 예상됐다.

많은 사람들이 지바고의 운명을 궁금해하던 때 나타난 해결사는 뮤지컬계 최고 스타 조승우(32). 조승우는 바로 얼마 전까지 검은 마스크를 쓰고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캘리포니아를 누볐다(15일 폐막한 뮤지컬 <조로>). 액션 활극 <조로>는 움직임이 많아 체력적인 부담이 큰 공연. 하지만 “공연 내내 늘 유쾌했고, 몸무게도 처음 시작할 때 64kg에서 68kg으로 늘었다”라고 할 정도로 조승우는 2달 반 동안 누구보다 공연을 즐겼다.

숨돌릴 틈도 없이 이번엔 의사이자 시인의 모습으로 혹한의 러시아를 걷게 될 조승우는 1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닥터 지바고> 출연을 결정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사실 조승우는 영화 <퍼펙트 게임> 촬영 중에 <닥터 지바고>의 주인공으로 처음 캐스팅 제안을 받았다가 당시 이미 뮤지컬 <조로> 출연을 결정한 상황이라 출연을 고사했다.

“<조로>가 1월 15일에 끝나는데, <닥터 지바고>를 2월 전에 올린다고 해서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는 제안이라고 생각했어요. 배우가 무리하게 움직여야 한다는 게 불쾌하기도 했고요. 그리고 당시엔 이미 <조로>에 푹 빠져 있는 상태라 <닥터 지바고> 대본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죠. 절반도 읽지 못했어요.”


조승우는 원래 <조로>를 끝낸 뒤 올해 뮤지컬 <헤드윅>과 <맨 오브 라만차>에 출연할 계획이었다. “작품도 인연이라고 생각해요. 다시 제안을 받은 다음날 연습실 가서 리허설을 봤는데, 처음 대본을 봤을 때의 느낌과는 달리 엄청난 파워를 가진 작품인 것 같아서 깜짝 놀랐죠.”

<지킬앤하이드>로 조승우를 뮤지컬계 확실한 슈퍼스타로 자리매김시킨 신춘수 프로듀서와의 인연과 <지킬앤하이드>에 함께 출연한, 조승우가 “가장 아끼는 좋은 배우”라고 말하는 또다른 지바고 뮤지컬 배우 홍광호의 설득이 조승우의 마음을 움직였다.

“(홍)광호가 성경 구절을 보내 줬어요.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시니라’(잠언 16장 9절). 5일동안 머리를 쥐어뜯으며 고민하다가 이 말을 보고 출연을 결심했습니다.”

기자간담회 자리에 함께 참석한 신춘수 프로듀서는 “주연 배우 한 명이 하차하면서 공연을 주 8회에서 6회로 줄였지만 남은 배우에게도 무리가 가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조승우의 일정 상)말도 안되는 제안인 걸 알았지만, 거대한 시대 배경 속에서 내면 연기를 훌륭히 표현할 수 있는 배우는 조승우밖에 없다고 판단했다”라고 조승우에게 재차 러브콜을 보낸 배경을 설명했다. 극적으로 합류한 조승우는 현재 연습에 열중이다. 조승우가 언제부터 출연하게 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27일 잠실동 샤롯데시어터에서 개막해 6월 3일까지 공연하는 <닥터 지바고>는 러시아 작가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원작 소설과 영화로 잘 알려진 고전을 뮤지컬로 옮긴 작품이다. 1900년대 러시아 혁명기를 배경으로, 시대의 격랑에 휘말린 젊은 의사 유리 지바고와 그의 연인인 ‘라라’가 중심적인 인물이다. 운명적으로 사랑에 빠지는 지바고와 라라 이외에 지바고의 아내인 토냐, 라라의 남편인 파샤 등 주요 인물들 간의 얽히고 설킨 러브스토리가 2시간 40분짜리 무대 위에서 웅장한 모양새로 펼쳐진다. 한국, 미국, 오스트레일리아의 프로듀서가 공동 제작해 지난해 2월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초연했다. 한국, 미국, 오스트레일리아가 공동으로 만들고 초연 당시 투입된 제작비만 250억원 규모의 대작으로 제작 단계부터 뮤지컬계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개막을 눈 앞에 두고 주연 배우가 하차하는 홍역을 치렀지만, 배우로서의 카리스마는 물론, 팬들에게 가장 확실한 흥행보증수표인 조승우가 합류하면서 오히려 공연은 탄력을 받게 됐다.

“제가 개런티를 많이 받고, 뮤지컬계에서 영향력이 있고, 권력을 행사하는 식으로 보시는 분들도 있는데 속이 상해요. 저는 돈을 벌려고 뮤지컬을 하진 않아요. 여지껏 영화에선 실패도 많이 해 보고 흥행도 했지만 뮤지컬에선 실패를 한 적이 없어요. 만약 제가 정말 돈을 벌기 위해서, 러닝개런티를 요구했다면 지금쯤 저는 재벌이 돼 있겠죠. 저는 12년동안 뮤지컬을 한 뮤지컬 배우이고, 배우로서 ‘이기적으로’ 좋은 작품을 가려서 합니다.”

주인공 지바고 역에는 뮤지컬 배우 홍광호가 조승우와 번갈아 출연하고, 전미도, 김지우, 최현주, 강필석 등이 출연한다. 1588-5212.

박보미 기자 bom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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