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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전통과 혁신 정열적 교감이것이 멕시코 현대미술

등록 2012-02-02 20:55

라파엘 코로넬의 <외로운 노인1>(1973)
라파엘 코로넬의 <외로운 노인1>(1973)
벽화운동 작가들 유화부터
마술적 사실주의 작품까지
그림·조각 45점 한국 첫선
한겨울에 라틴 미술의 뜨거운 열정이 불어왔다.

멕시코의 원시성, 고대문명의 환상을 유럽 초현실주의와 절묘하게 결합시켜 20세기 현대미술의 새로운 양식을 창조했던 멕시코 미술 작품들이 서울을 찾았다. 지난 31일부터 서울 청파동 숙명여대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멕시코 수교 50주년 기념전: 20세기 멕시코 현대미술’전이다. 멕시코 기획재정부가 소장하고 있는 그림, 조각, 판화, 드로잉, 사진 등 멕시코 현대미술의 대표작 45점을 국내에 처음 소개하고 있다.

특히 20세기 초 멕시코 혁명 과정에서 다비드 알파로 시케이로스, 호세 클레멘테 오로스코와 함께 멕시코 벽화운동을 이끌었던 디에고 리베라(1886~1957)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1970년대 페미니스트의 우상이었던 프리다 칼로(1907~54)의 전남편으로도 유명한 그는 멕시코 공공건축물 벽면을 이 나라 신화와 역사, 서민 생활을 담은 그림들로 채웠다.

전시장 들머리에서는 멕시코 현대 조각가 호르헤 마린과 하비에르 마린 형제의 조각상이 한눈에 들어온다. 새 얼굴 모양의 투구를 쓰고 활 들고 등에 날개가 달린 신화 속의 전사가 말을 타고 있는 작품으로 멕시코의 고대 아스테카 문명을 연상시킨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디에고 리베라의 작품들과 함께, 한때 그의 연인으로 그의 아들을 낳았던 앙헬리나 벨로프와 리카르도 마르티네스 등 멕시코 벽화운동 참여 작가들의 유화 그림들을 만난다. 리베라의 1956년 작 <도시 풍경 또는 제설>은 멕시코 여성들이 도시의 거리를 하얗게 뒤덮은 눈을 제설차와 함께 치우는 모습을 벽화풍으로 그린 작품이다. 리베라는 가로 123㎝, 세로 87㎝ 크기 캔버스 천 위에 그림을 그린 뒤 눈 오는 풍경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기 위해 흰색 물감을 엷게 덧칠함으로써 마치 안개가 낀 듯한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또 벨로프는 시민들이 평화롭게 쉬는 도시의 공원 풍경을 담은 <산타마리아공원>을, 마르티네스는 갓 태어난 아기를 안은 산모의 모습을 강렬한 색감으로 표현한 작품 <핑크빛 모성애>를 선보였다.
리카르도 마르티네스의 <핑크빛 모성애>(연도미상)
리카르도 마르티네스의 <핑크빛 모성애>(연도미상)

뒤이어 벽화운동과는 거리를 두면서 서정적이고 기하학적인 현대 추상미술을 추구한 화가들인 루피노 타마요, 안토니오 로드리게스 등의 작품 전시가 이어진다. 멕시코에서도 원주민(인디오)들이 가장 많이 살고 있어서 전통문화가 강한 오악사카 주 출신 작가들이 마술적 사실주의 기법으로 그린 작품들도 눈에 두드러진다. 이들은 멕시코의 신화와 그 풍요로움을 특유의 민속적인 색체로 표현했다. 큰 눈을 부릅뜨고 있는 노인의 모습을 담은 라파엘 코로넬의 대작 유화 <외로운 노인>(1973)과 아스테카 문명의 그림이 새겨진 거대한 돌기둥이 밝은 후광을 입고 하늘과 땅을 지지하고 있는 하비에르 에스케다의 <고대의 거대한 돌기둥>(1990) 등이 대표작이다.
하비에르 에스케다의 <고대의 거대한 돌기둥1>(1990)
하비에르 에스케다의 <고대의 거대한 돌기둥1>(1990)

전시장을 다 둘러보고 나면, 강렬한 색감과 신비스러운 표현기법으로 서구 미술과는 또다른 멕시코 현대미술의 건강함을 느낄 수 있다. 미술사학자인 김현화 숙명여대 미대 교수는 “전통을 버리지 않는 것, 오히려 전통을 존중하며 현대화시키는 것, 전통과 혁신이 함께 조화를 이루는 것, 바로 이것이 멕시코 현대미술이다”라고 설명했다. 홍경아 큐레이터는 “서구 현대미술의 편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문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전시”라며 “멕시코 현대미술은 전통을 재해석한다는 점에서 미술 전공자에게 많은 자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3월31일까지. (02)2077-7208.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도판 사진 숙명여대박물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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