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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8개 나라 어머니들이 17년간 들려준 이야기

등록 2012-02-07 21:22수정 2012-02-08 15:23

사진전 ‘어머니에…’ 연 임종진씨
‘달팽이 사진가’ 임종진(44·작은 사진)씨가 서울 통의동 사진전문화랑 류가헌에서 ‘어머니에 관한 4개의 기억, 또는 기록’전을 열고 있다. 1995년부터 17년 동안 한국과 인도, 티베트, 이라크, 캄보디아 등 8개국을 돌면서 어머니로서 삶을 살아가는 여성들과 만나며 찍은 기록들을 모았다.

“어렸을 때부터 외할머니와 어머니는 제가 세상 사람을 바라보는 커다란 기준점이 되었습니다. 손자에게 마냥 아늑하고 따뜻한 존재였던 외할머니와, 자식들을 위해 삶의 질곡을 고스란히 짊어졌던 어머니는 늘 연민과 존중, 고마움의 존재입니다. 그래서 다른 이의 어머니들 역시 그대로 내 어머니처럼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제 가슴에 뭔가 뭉클거리게 하는 국내외 수많은 어머니들의 인간적인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싶었다”는 작가는 세상 어머니의 얼굴과 몸짓에서 읽어낸 희로애락의 모습들을 52점의 사진에 고스란히 담아 내보인다. ‘어머니, 웃으시다’, ‘살아내시다’, ‘맞서시다’, ‘우리가 벗은 허물’이라는 네 주제로 나뉜 전시장을 둘러보면 피부색과 사는 처지는 달라도, 작품 속 어머니들이 카메라를 바라보는 시선은 한결같이 따뜻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충분한 교감의 시간을 갖고 서로 존재감을 느끼면서 사진에 담아왔기 때문”이라고 작가는 설명했다. 그래서 지인들은 그를 ‘달팽이 사진가’라고 부른다.


인도 등 기록 류가헌서 전시
“셔터 누르기 전 소통이 사진”

“천천히, 깊게, 느리게 타인의 삶을 바라보고 사진에 담기 때문에 붙여준 별명 같은데요. 셔터를 누르는 것 이전에 교감과 소통의 과정 자체가 사진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많이 걸리는 편입니다.”

‘달팽이 사진가’ 임종진(44)
‘달팽이 사진가’ 임종진(44)
임씨는 “작가적 관점으로 사진을 찍지 않는다”고 했다. 스스로 작가라는 테두리에 넣어 타인의 삶을 바라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작가로 불리기보다는 ‘사연 전달자’ 또는 ‘이야기 전달자’로 남기를 원한다고 했다.

월간 <말>지와 <한겨레> 기자를 지낸 임씨는 수차례 방북 취재에서 얻은 사진들로 2007년 첫 사진전 ‘사는 거이 다 똑같디요’를 연 바 있다. 그 뒤 엔지오 활동가로 나서 캄보디아에 ‘달팽이 사진관’을 무료로 열고 8년간 도시 빈민촌과 시골마을을 돌아다니며 가족사진을 찍어왔다. 2010년 그 기록을 모아 ‘캄보디아. 흙, 물, 바람’ 전시를 열기도 했다.

현재는 대안사진공간 ‘달팽이 사진골방’을 운영하면서 강의도 하고, 영정사진, 외국인노동자 가족사진을 무료로 촬영해주고 있다. 19일까지. (02)720-2010.


임종진 사진전. 2000년 10월 서울 마포
임종진 사진전. 2000년 10월 서울 마포
임종진 사진전. 2003년 7월 이라크 바그다드
임종진 사진전. 2003년 7월 이라크 바그다드
임종진 사진전. 2006년 7월 캄보디아 프놈펜
임종진 사진전. 2006년 7월 캄보디아 프놈펜
임종진 사진전. 2009년 8월 인도네시아
임종진 사진전. 2009년 8월 인도네시아
임종진 사진전. 2000년 9월 전북 고창
임종진 사진전. 2000년 9월 전북 고창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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