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김선욱
베토벤 소나타 전곡 연주 나서는 피아니스트 김선욱씨
출판순서에 따라 32곡 ‘대장정’
2009년엔 피아노 협주곡 완주
혼 느끼려 자필악보 보며 연구 “베토벤은 제 일생의 프로젝트죠. 아주 어렸을 적부터 그 큰 산을 오르고 싶었어요.” 영국 런던으로 연결된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피아니스트 김선욱(24·사진)씨의 목소리는 ‘베토벤’이란 이름을 언급할 때마다 엷게 떨렸다. 그는 “베토벤 곡을 처음 연주했을 때의 희열은 다른 작곡가의 곡을 연주할 때와는 전혀 달랐다”고 말한다. 베토벤 소나타를 처음 연주한 6살 이후 내내 ‘베토벤 열병’을 앓아왔다는 그가, 이달 말 2년에 걸친 베토벤 소나타 32곡 전곡 연주의 대장정을 시작한다. 2009년 피아노 스승 김대진의 지휘로 수원시향과 함께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5곡 전곡을 완주한 뒤 두번째로 진행하는 ‘베토벤 사이클’이다. 20대 중반의 피아니스트로서는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어려운 이력이다. “무모한 도전일 수도 있어요. 젊은 제가, 베토벤이 평생에 걸쳐 작곡한 소나타 전곡을 조망한다는 게 말이죠. 하지만 이 프로젝트는 잘 치겠다는 욕심 때문이 아닌, 베토벤에 대한 존경과 사랑을 표현하고 그의 음악세계를 깊이 이해하기 위함입니다.” 그는 3년 전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전곡 완주를 통해 큰 틀 안에서 개별 작품을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다고 했다. “이전까지는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 한 그루씩만을 봤죠. 예를 들어 <3번 협주곡>을 친다면, 좀더 화려하게 보이려고 트릴(떠는 꾸밈음)이나 페달음 기법을 과장하기도 하고 당장 그 무대에서의 효과를 중시했어요. 하지만 전곡 연주 뒤엔 전체 흐름과 균형을 생각하며 개별곡을 절제할 수 있게 됐죠. 3번은 1번, 5번이 아니라 정말 3번답게 쳐야 하는 거니까요.” 이런 생각은 이번 프로그램 구성에도 영향을 미쳤다. 청중의 기호에 맞춰 순서를 바꾸거나 대중적인 곡들을 배분해 넣지 않고, 그는 철저히 출판 순서에 따라 연주할 계획이다. 베토벤이 20대부터 50대까지 어떻게 음악세계를 구축하고 발전시켰는지를 고스란히 귀로 느낄 수 있게 하려는 구성이다. “초기작부터 이미 특유의 서주가 등장하는” 베토벤 소나타를 두고 그는 “피아노라는 악기를 위한 곡이라기보다는 교향곡의 축소판 같은 느낌을 받을 때도 있다”고 말했다.
베토벤의 혼을 좀더 가까이 느껴보려고 200여년 전 친필 악보를 구해볼 정도로 그는 지금 베토벤에 빠져 있다. “(자필 악보에) 얼마나 수없이 쓰고 지우기를 반복했는지, 성한 것이 하나도 없더군요. 때로는 베토벤이 삭제한 음표들을 건반으로 쳐보면서 그가 진정 표현하고자 했던 게 뭘까 고민하곤 했어요.” 김선욱의 베토벤 소나타 전곡 연주회는 오는 29일부터 2013년 말까지 모두 8차례 서울 역삼동 엘지아트센터에서 열린다. 김소민 객원기자 somparis@naver.com 사진 빈체로 제공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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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엔 피아노 협주곡 완주
혼 느끼려 자필악보 보며 연구 “베토벤은 제 일생의 프로젝트죠. 아주 어렸을 적부터 그 큰 산을 오르고 싶었어요.” 영국 런던으로 연결된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피아니스트 김선욱(24·사진)씨의 목소리는 ‘베토벤’이란 이름을 언급할 때마다 엷게 떨렸다. 그는 “베토벤 곡을 처음 연주했을 때의 희열은 다른 작곡가의 곡을 연주할 때와는 전혀 달랐다”고 말한다. 베토벤 소나타를 처음 연주한 6살 이후 내내 ‘베토벤 열병’을 앓아왔다는 그가, 이달 말 2년에 걸친 베토벤 소나타 32곡 전곡 연주의 대장정을 시작한다. 2009년 피아노 스승 김대진의 지휘로 수원시향과 함께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5곡 전곡을 완주한 뒤 두번째로 진행하는 ‘베토벤 사이클’이다. 20대 중반의 피아니스트로서는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어려운 이력이다. “무모한 도전일 수도 있어요. 젊은 제가, 베토벤이 평생에 걸쳐 작곡한 소나타 전곡을 조망한다는 게 말이죠. 하지만 이 프로젝트는 잘 치겠다는 욕심 때문이 아닌, 베토벤에 대한 존경과 사랑을 표현하고 그의 음악세계를 깊이 이해하기 위함입니다.” 그는 3년 전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전곡 완주를 통해 큰 틀 안에서 개별 작품을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다고 했다. “이전까지는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 한 그루씩만을 봤죠. 예를 들어 <3번 협주곡>을 친다면, 좀더 화려하게 보이려고 트릴(떠는 꾸밈음)이나 페달음 기법을 과장하기도 하고 당장 그 무대에서의 효과를 중시했어요. 하지만 전곡 연주 뒤엔 전체 흐름과 균형을 생각하며 개별곡을 절제할 수 있게 됐죠. 3번은 1번, 5번이 아니라 정말 3번답게 쳐야 하는 거니까요.” 이런 생각은 이번 프로그램 구성에도 영향을 미쳤다. 청중의 기호에 맞춰 순서를 바꾸거나 대중적인 곡들을 배분해 넣지 않고, 그는 철저히 출판 순서에 따라 연주할 계획이다. 베토벤이 20대부터 50대까지 어떻게 음악세계를 구축하고 발전시켰는지를 고스란히 귀로 느낄 수 있게 하려는 구성이다. “초기작부터 이미 특유의 서주가 등장하는” 베토벤 소나타를 두고 그는 “피아노라는 악기를 위한 곡이라기보다는 교향곡의 축소판 같은 느낌을 받을 때도 있다”고 말했다.
베토벤의 혼을 좀더 가까이 느껴보려고 200여년 전 친필 악보를 구해볼 정도로 그는 지금 베토벤에 빠져 있다. “(자필 악보에) 얼마나 수없이 쓰고 지우기를 반복했는지, 성한 것이 하나도 없더군요. 때로는 베토벤이 삭제한 음표들을 건반으로 쳐보면서 그가 진정 표현하고자 했던 게 뭘까 고민하곤 했어요.” 김선욱의 베토벤 소나타 전곡 연주회는 오는 29일부터 2013년 말까지 모두 8차례 서울 역삼동 엘지아트센터에서 열린다. 김소민 객원기자 somparis@naver.com 사진 빈체로 제공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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