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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돼지와 누드로 만나니 통하더라

등록 2012-03-29 19:22수정 2012-03-30 10:03

<나는 돼지를 좋아하고, 돼지는 나를 좋아한다>
<나는 돼지를 좋아하고, 돼지는 나를 좋아한다>
김미루 사진·영상전 ‘돼지, 고로 나는 존재한다’
“사람들은 돼지를 더럽고 욕심 많은 동물로만 취급하는데요, 돼지 입장에서는 말이 안 되고 억울하죠. 그 돼지를 직접 몸으로 대해 보면 무언가가 통한다는 것이 매우 충격적이었습니다.”

철학자 도올 김용옥씨의 딸인 사진작가 김미루(31)씨가 29일부터 서울 소격동 트렁크갤러리에서 두번째 한국 개인전 ‘돼지, 고로 나는 존재한다’전을 열고 있다. 지난해 12월 미국 마이애미의 한 전시장에서 돼지와 104시간 동안 누드로 함께 있는 모습을 찍어 화제를 뿌렸던 퍼포먼스 <나는 돼지를 좋아하고, 돼지는 나를 좋아한다>의 실연 영상을 공개한다. 미국 아이오와주의 돼지 사육장에서 돼지 퍼포먼스를 주제로 촬영해 지난해 3월 뉴욕 두산갤러리에서 전시했던 사진작품 8점도 내걸었다.

“그들은 부드럽고 따뜻했다”
생명에 대한 감각의 회복

‘돼지 퍼포먼스’는 2005년부터 뉴욕의 폐쇄된 지하철 역사, 터널, 하수도, 지하묘지, 공장, 조선소 등 버려진 도시 공간들에서 진행해온 작업의 연장이다. 이번에는 버려진 공간 대신 소외된 동물을 선택했다. 독일의 미술거장 요제프 보이스(1921~86)가 1974년 뉴욕 전시장에서 사흘 동안 코요테 늑대 한마리와 담소를 벌인 퍼포먼스 장면을 떠올리게도 한다. 작가는 “처음에는 낯선 공간이 무서웠지만 옷을 벗고 몸으로 느끼면서 저의 공간이 되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돼지는 오랫동안 사람들과 함께해왔고 해부학적으로 사람과 가장 가까운 동물입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돼지가 더럽고 어리석다고 생각합니다. 편견을 깨고 싶었어요.”

실제로 전시장의 영상과 사진들을 보면, 작가의 말처럼 돼지의 피부와 사람 살갗의 실루엣이 구분이 되지 않을 만큼 자연스러운 느낌을 준다. 김씨는 “누드로 찍은 것은 돼지와 살을 맞닿음으로서 돼지를 온전하게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돼지의 피부가 뜻밖에도 무척 따뜻하고 부드러워서 놀랐다”고 털어놓았다.

전시 제목은 철학자 데카르트의 명제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를 연상시킨다. 프랑스 해체주의 철학자 자크 데리다(1930~2004)의 저서에 실린 ‘동물,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글에서 따왔다고 한다. 김영옥 이화여대 한국여성연구원 교수는 “김미루의 작업은 예술 이전에, 예술을 넘어, 예술로서 너와 나의 ‘생명에 대한 감각의 회복’을 간절히 호소한다. 그 감각의 원천을 동물적 감각에서 찾는 것, 여기에 인간중심주의를 넘어서는 작가의 대담함과 진솔함이 있다”고 평했다. 4월30일까지. 4월3일 저녁7시30분에는 김미루 작가와 관객의 대화 행사도 마련된다. (02)3210-1233.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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