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향악축제
서울시향·‘부산 소년 집’ 참여
말러 등 여러 악단 비교 감상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벤게로프 등 스타급도 공연
덕수궁선 무료 고궁음악회 햇살이 따스해졌다. 가족 봄나들이를 계획하고 있다면, 이맘때 음악 축제 일정들을 먼저 확인해보자. 음악 축제 나들이는 가족간의 정서적 유대감을 높여주고 특별한 추억 거리를 만들어준다. 국내 대표적인 봄 음악 축제로는 교향악축제(1~24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와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4월30일~5월13일 세종체임버홀·덕수궁 등)를 꼽는다. ■ 클래식 초보 가족이라면 해마다 전국 20여개 교향악단이 모이는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를 가보자. 올해 특별 오케스트라 두 곳과 대학 오케스트라 두 곳을 추가로 초청했다. 초심자들에겐 이 악단들이 더 편안하게 다가올 법하다. 4일 연주하는 부산 소년의 집 알로이시오오케스트라(위 사진·지휘 정민)는 베네수엘라의 엘 시스테마처럼 소외계층 청소년을 위한 음악 교육 프로그램에서 출발했다. 정민은 12일 출연하는 정명훈 서울시향 상임지휘자의 셋째 아들. 오래전부터 아버지와 함께 이 오케스트라를 지휘해왔다. 두 사람은 교향악축제 사상 최초의 ‘부자(父子) 지휘자’로 출연한다. 폐막 연주를 맡은 운파메모리얼오케스트라는 국내 교향악계의 거목 임원식의 타계 10주기를 추모하기 위해 꾸린 악단이다. 임원식은 1945년 국내 최초로 창단된 고려교향악단의 초대 상임지휘자였고, 56년 케이비에스(KBS)교향악단을 창단한 선각자다. 알로이시오오케스트라는 말러의 <교향곡 1번>과 차이콥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 라장조>를, 운파메모리얼오케스트라는 포레의 <레퀴엠>과 브루크너의 <교향곡 4번>을 들려준다.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가 처음 선보이는 무대 음악극 <블록 15>(5월3일·서울 용산아트홀 소극장)도 추천할 만하다. 2차대전 당시 유대인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두 음악가의 실화를 바탕으로 음악이 인간 생존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말하는 작품이다. 피아니스트 파스칼 아모옐과 첼리스트 에마뉘엘 베르트랑이 연기와 연주를 모두 선보인다. 5월6일 저녁 덕수궁 중화전의 무료 공연 <고궁음악회>도 선율 속에서 고궁의 정취와 낭만에 빠져볼 기회다.
■ 평소 연주회장을 즐겨 찾는다면 ‘우리 가족만의 테마’를 정해 비교 감상해봐도 좋겠다. 이번 교향악축제에는 브람스의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이중 협주곡 가단조>(17일 청주시향), 베토벤의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를 위한 삼중 협주곡 다장조>(20일 목포시향) 등 협주곡들이 눈에 띈다. 차이콥스키 <교향곡 4번>(9일 전주시향·20일 목포시향), 말러의 <교향곡 1번 ‘거인’>(4일 알로이시오오케스트라·17일 청주시향) 등 같은 곡이 다른 악단에 의해 거듭 연주되는 경우도 있다. 익숙한 단독 협연과 이중·삼중 협주곡의 느낌이 어떻게 다른지, 악단마다 얼마나 다른 작품 해석을 보여주는지 감상 뒤 가족끼리 대화해볼 만하다.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는 ‘대결’, ‘셋은 복잡해!’, ‘다섯의 기쁨’, ‘여섯의 변주’란 부제를 달고 각각 이중주, 삼중주, 오중주, 육중주의 세계를 선보인다. 악기 편성에 따라 달라지는 음악의 균형감과 긴장감을 귀로 확인하는 재미가 쏠쏠할 것이다.
걸출한 스타 연주자와 콩쿠르 우승자들의 연주도 놓치기 아깝다.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에서는 러시아 바이올리니스트의 계보를 잇는 막심 벤게로프(38)가 공연한다. 선이 굵은 ‘대륙적인’ 연주 스타일에 농도 짙은 서정을 겸비한 그는 섬세한 테크닉의 미국 출신 바이올리니스트들과 다른 매력을 뿜어낸다. 30대 들어 목 디스크, 왼손 마비 등으로 한동안 지휘봉만 잡다가 최근 부상이 완치돼 이번 내한 무대에서는 다시 연주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교향악축제에는 2011년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 성악부문 우승자인 소프라노 서선영과 바이올린 부문 3위 입상자인 이지혜 등이 출연한다.
김소민 객원기자 som@heraldm.com
사진 예술의전당ㆍ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제공
서울시향·‘부산 소년 집’ 참여
말러 등 여러 악단 비교 감상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벤게로프 등 스타급도 공연
덕수궁선 무료 고궁음악회 햇살이 따스해졌다. 가족 봄나들이를 계획하고 있다면, 이맘때 음악 축제 일정들을 먼저 확인해보자. 음악 축제 나들이는 가족간의 정서적 유대감을 높여주고 특별한 추억 거리를 만들어준다. 국내 대표적인 봄 음악 축제로는 교향악축제(1~24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와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4월30일~5월13일 세종체임버홀·덕수궁 등)를 꼽는다. ■ 클래식 초보 가족이라면 해마다 전국 20여개 교향악단이 모이는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를 가보자. 올해 특별 오케스트라 두 곳과 대학 오케스트라 두 곳을 추가로 초청했다. 초심자들에겐 이 악단들이 더 편안하게 다가올 법하다. 4일 연주하는 부산 소년의 집 알로이시오오케스트라(위 사진·지휘 정민)는 베네수엘라의 엘 시스테마처럼 소외계층 청소년을 위한 음악 교육 프로그램에서 출발했다. 정민은 12일 출연하는 정명훈 서울시향 상임지휘자의 셋째 아들. 오래전부터 아버지와 함께 이 오케스트라를 지휘해왔다. 두 사람은 교향악축제 사상 최초의 ‘부자(父子) 지휘자’로 출연한다. 폐막 연주를 맡은 운파메모리얼오케스트라는 국내 교향악계의 거목 임원식의 타계 10주기를 추모하기 위해 꾸린 악단이다. 임원식은 1945년 국내 최초로 창단된 고려교향악단의 초대 상임지휘자였고, 56년 케이비에스(KBS)교향악단을 창단한 선각자다. 알로이시오오케스트라는 말러의 <교향곡 1번>과 차이콥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 라장조>를, 운파메모리얼오케스트라는 포레의 <레퀴엠>과 브루크너의 <교향곡 4번>을 들려준다.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가 처음 선보이는 무대 음악극 <블록 15>(5월3일·서울 용산아트홀 소극장)도 추천할 만하다. 2차대전 당시 유대인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두 음악가의 실화를 바탕으로 음악이 인간 생존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말하는 작품이다. 피아니스트 파스칼 아모옐과 첼리스트 에마뉘엘 베르트랑이 연기와 연주를 모두 선보인다. 5월6일 저녁 덕수궁 중화전의 무료 공연 <고궁음악회>도 선율 속에서 고궁의 정취와 낭만에 빠져볼 기회다.
정민(왼쪽), 막심 벤게로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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