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비
2년반 만에 앨범 낸 아이비
소속사 분쟁 끝내고 컴백
타이틀, 댄스 아닌 발라드
소속사 분쟁 끝내고 컴백
타이틀, 댄스 아닌 발라드
아이비(사진)가 미니앨범(EP) <인터뷰>를 발표했다. 2009년 3집 <아이 비..> 이후 2년6개월 만이다. 지난 23일 만난 아이비는 “이렇게 기자와 인터뷰를 하게 된 것도 참 감사한 일”이라며 “여기까지 오는 게 많이 힘들었다”고 했다.
아이비만큼 낙차 큰 롤러코스터를 탄 연예인도 흔치 않다. 대형 연예기획사 제이와이피(JYP)엔터테인먼트의 연습생 출신인 그는 2005년 박진영 프로듀서와 팬텀엔터테인먼트의 합작으로 데뷔할 때부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해 여러 가요시상식에서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2007년 발표한 2집에선 베토벤의 ‘엘리제를 위하여’를 샘플링한 댄스곡 ‘유혹의 소나타’로 절정의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그해 말 전 남자친구의 동영상 유포 협박 사건으로 활동을 중단하고 나락으로 떨어지는 아픔을 맛봐야 했다. 설상가상으로 소속사가 주가조작 등으로 파문을 일으켰고, 그 여파로 2009년 재기를 노리고 발표한 3집 활동도 흐지부지됐다. 소속사 문제로 손발이 묶인 아이비는 지난해 1월 전속계약 해지 소송을 냈다.
“소송 낼 때만 해도 ‘언제 끝날까? 이길 수 있을까?’ 막연했어요. 그런데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난 거죠.”
아이비는 지난해 11월 승소하고 자유의 몸으로 풀려났다. 김범수 등이 속한 폴라리스엔터테인먼트와 새로 계약하고 다시 노래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섯 곡을 담은 미니앨범으로 대중 앞에 돌아왔다.
“전에는 ‘무대에서만은 내가 최고야’ 하는 자신감이 넘쳤는데, 이젠 여러번 상처를 입어 많이 위축된 것 같아요. 그런데 한편으론 이런 생각도 들어요. ‘여자 연예인으로서 최악의 스캔들을 겪은 내게 웬만한 건 힘든 일도 아니다. 뭐든 해낼 수 있을 것이다’라고요.”
앨범 타이틀곡은 댄스가 아닌 발라드곡 ‘찢긴 가슴’이다. 노랫말은 슬프지만 이를 부르는 목소리는 의외로 담담한 편이다. “과하지 않게 절제하며 부르는 걸 좋아한다”는 그는 “개인적으로 미디엄 템포 곡을 선호한다”고 했다. 실제로 미디엄 템포의 ‘파이어플라이’에서 그는 진성과 가성을 넘나들면서도 절제하는 미덕을 보여준다.
‘꽃’은 아이비가 처음 발표한 자작곡이다. 공백기 동안 10곡 넘는 자작곡을 만들었는데, 이번엔 한 곡만 수록했다. 그는 “어디선가 ‘꽃은 시들어도 꽃이다’라는 글귀를 보고 ‘나도 한때 꽃이었지’ 하는 생각이 나서 써본 곡”이라며 “올해 안에 발표할 정규 앨범에는 자작곡을 더 넣고 싶다”고 했다.
“공백기간에 블로그를 운영하며 많은 분들과 소통을 했는데, 그게 심적으로 큰 힘이 됐어요. 이제는 노래할 때 음정·박자도 중요하지만 제 마음을 전하며 듣는 분과 서로 소통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어서 무대에 올라 진심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폴라리스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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