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M.버터플라이’
연극 ‘M.버터플라이’
프랑스인 남자와 중국인 ‘여장 남자’의 사랑. 프랑스인 남자는 15년 동안 동거를 하면서도 ‘그녀’가 실제로는 남자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말한다. 이런 기묘한 일이 가능할 수 있었을까?
서울 세종문화회관 엠(M)씨어터에서 공연하고 있는 연극 는 실제 프랑스인 외교관과 중국인 경극배우 사이의 실화를 다룬다. 1988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해 성공을 거두고, 1993년에는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 제러미 아이언스, 존 론 주연의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김광보 연출가는 연극이 “생각 이상으로 난해하고 어려운 작품”이라고 말했다. 연출가의 설명대로 연극 속의 동양인 여장 남자 ‘송릴링’(김다현, 정동화)과 소심한 서양 남자 ‘르네 갈리마르’(김영민)의 모습에는 동양과 서양, 여성과 남성, 보고 싶은 것과 외면하고 싶은 것의 대립이 담겨 있다.
르네가 정말로 송릴링이 남자인지 몰랐던 건지, 아니면 알고도 모른 척했던 건지를 따지는 후반부의 추궁은 연극에서 흥미로운 부분이다. 마침내 여장을 벗은 송 릴링은 동양을 ‘신비롭고 약한 여성’의 위치에 머무르게 하고 싶어하는 ‘서양 남성’의 소망을 지적한다. 르네는 오페라 <나비부인>의 마지막 장면 그대로 자살한다.
후반부의 강렬한 메시지가 주는 울림에 비해 중반까지 극의 전개는 아쉬움을 주는 부분들이 여럿 있다. 르네가 경극에서 송릴링을 사랑하게 되는 감정 변화는 객석으로 선뜻 전해지지 않는다. 영화에서 제러미 아이언스가 권태로운 표정으로 보여 주던 쓸쓸함이 무대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탓이다. 르네의 친구 ‘마크’를 통해 군데군데 집어넣은 개그는 오히려 분위기를 어색하게 만들어 객석에선 헛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연극열전4’의 두번째 작품. 다음달 31일까지. (02)766-6007.
박보미 기자, 사진 연극열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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