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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극중 무대 광화문으로 옮겨
2012년 사회 이슈 담아내”

등록 2012-05-10 20:20

연출가 유연수
연출가 유연수
5년만에 재공연 ‘칠수와 만수’ 연출가 유연수
연극 <칠수와 만수>가 새로운 판본으로 돌아왔다. 1986년 초연된 이래 2007년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린 지 5년 만이다.

<칠수와 만수>는 전두환 군사정권이 기승을 부리던 1986년 두 명의 페인트공 청년 칠수와 만수의 입을 통해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시대상을 날카로운 풍자와 웃음으로 풀어내 화제를 불러모았던 작품이다. 문성근-강신일 콤비로 출발해 안석환-류태호, 유오성-유연수 등 극단 연우무대의 간판 배우들이 거쳐갔다. 1989년에는 안성기-박중훈 주연의 영화로도 제작됐다.

새로운 판본의 <칠수와 만수>는 1997년 만수 역을 연기했던 유연수(46·사진) 연출가가 연출을 맡았다.

“1986년 초연 때도 우리네 이야기를 해줬습니다. 아픔도 있고 웃음도 있고 시원하게 까발려주는 면이 있는 것 같아요. 이런 점들이 이 연극의 생명력이 아닌가 합니다. 장면들은 많이 바뀌었지만 지금 우리들의 이야기라는 것에 <칠수와 만수>의 진정한 힘이 있습니다.”

유 연출가는 “날이 갈수록 퍽퍽해지는 삶의 무게 속에서 관객들의 ‘동병상련’을 자극해 묘한 카타르시스를 안기는 게 매력”이라고 소개했다.

<칠수와 만수>는 2007년까지 극의 무대가 서울역이었으나 2012년 판본은 광화문으로 바뀌었다. 스티브 잡스, 텔레비전 프로그램 <슈퍼스타케이>처럼 2012년 세태에 맞는 시대의 아이콘들도 곳곳에 배치됐다. 젊은 관객을 겨냥해 극 중 극으로 노래와 춤 등 뮤지컬 요소를 넣어 재미를 더했다. 유 연출가는 “새로운 버전으로 대본을 각색하면서 요즘 대한민국의 현실과 소통할 수 있는 웃음 코드를 담는 작업이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4일 막을 올린 새 판본은 슈퍼스타케이 우승으로 인생역전을 꿈꾸는 경기도 동두천 밑바닥 출신 칠수와 늘 사고를 터뜨리는 고향집 형 뒤치다꺼리에 허리가 휘는 농촌 출신 청년 만수의 이야기다. 이들은 서울 광화문의 명품 갤러리 빌딩 18층에 설치된 곤돌라 위에서 유명 여배우의 누드광고 칠 작업을 하다 실수로 페인트 통을 떨어뜨린다. 그러자 도로 위에서 12중 추돌 사고가 일어나면서 이들은 시위 주동자로 몰린다.

유 연출가는 “지금 이 시대, 내 주변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이슈와 사회 문제를 적나라하게 담아내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무대를 광화문으로 옮긴 까닭은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이나 촛불 시위 등으로 광화문 광장의 상징성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12년판 <칠수와 만수>는 대기업이 빵집 사업까지 뛰어들어 골목 상권을 장악하는 현실을 까발리는가 하면, 연예인을 꿈꾸는 요즘의 중·고등학생들, 힘들고 위험한 3디(D) 업종을 기피하는 청년 실업자들의 모습도 등장시킨다. 인기 뮤지컬 배우 송용진씨와 진선규씨가 칠수와 만수 역을 맡으며, 안세호, 박시범, 김용준, 이이림, 황지영, 최현지씨 등 극단 연우무대 배우들이 1인2~3역 연기로 뒤를 받친다. 7월8일까지 서울 대학로 문화공간 필링1관(옛 이다1관). 1544-1555.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스토리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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