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일의 사진 ‘태기산 가을’
[주목! 이 작품] 김영일의 사진 ‘태기산 가을’
한국의 산을 찍은 현대 사진은 많았다. 대부분 흑백으로 극명하게 대비를 강조해 산 풍경을 더욱 도드라지게 하는 것들이었다.
30일까지 서울 삼청동 공근혜갤러리에서 열리는 ‘평창의 산, 우리의 진경’ 전시회 김영일(51) 사진가의 사진들도 그렇다. 그의 사진 속 산들은 느낌이 어딘가 사뭇 다르다. 마치 평창에 직접 가서 산을 마주 보는 것처럼 다가온다. 카메라를 통해 새롭게 해석하고 잘라낸 산이 아니라 사람을 산 앞으로 끌고가 보여주는 듯한 사진이다.
김영일 사진가는 한국에서 손꼽히는 인물사진가로 유명하다. 그런 그가 산을 찍었다는 것이 의외로 다가오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늘 산에 미쳐 있었다. 본격적으로 산을 찍기 시작한 것은 25년 전. 전국 유명한 산들을 거의 훑다시피 했지만 정작 산 사진은 단 한 번도 발표한 적이 없었다. 그리고 이번 전시회에서 비로소 내보였다. 그러고 보니 개인전도 꼭 20년 만이다. 1992년 예술의전당 전시로 큰 주목을 받았던 초상사진전 이후 처음이다.
“사진가로 출발할 때 인생을 10년씩으로 나눠 30대, 40대, 50대에 세 번 개인전을 하자고 마음먹었어요. 그래서 30대 때 인물 사진전을 했고, 그다음에 산 사진전을 하려고 했는데 40대 때는 너무 바빠 건너뛰고, 20년 만에 전시회를 하게 된 겁니다. 그런데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드는 게, 10년 전에 꺼냈으면 산한테 미안할 뻔했어요. 산이란 것을 들여다보면 볼수록 저는 그저 먼지 하나일 뿐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오랫동안 그 자리에서, 똑같은 날 단 하루도 없이 수많은 세월을 보내온 산의 모습을 보면 셔터를 누르며 단 한순간 들여다보는 제 자신이 부끄러워져요.”
그가 찍고자 하는 산은 말 그대로 ‘그냥 그대로의 평창의 산’이다. 평창 사람들이 늘 보면서 살아가는 그 산 모습 그대로 담아내려 했다. “평창의 자연이 이렇게 아름답구나, 내가 밭 갈러 가던 뒷산이 이렇게 아름답구나 하고 평창 주민들이 느껴주시면 좋겠어요.” 그래서 그는 전시회가 끝나면 사진들을 모두 들고 평창으로 가 다시 전시회를 할 작정이다. (02)738-7776, 매주 월요일 휴관.
구본준 기자 bonbon@hani.co.kr 사진 김영일 사진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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