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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영어가사·서양비트…마치 해외팝 같은

등록 2012-05-17 20:09

미·일 음악차트 석권 ‘아지아틱스’
미·일 음악차트 석권 ‘아지아틱스’
미·일 음악차트 석권 ‘아지아틱스’
재미동포 3인조 새앨범 인기
멜로디에 한국적 정서 담아
“아시아계 첫 그래미상 욕심”

3인조 그룹 아지아틱스의 새 앨범 <어웨이크닝>은 한국보다 외국에서 반응이 더 폭발적이다. 이달 초 나오자마자 미국과 일본의 아이튠스 아르앤비(R&B)·솔 차트 1위에 올랐다. 애플의 음원 판매 사이트인 아이튠스 차트는 세계 음원 시장의 인기도를 보여주는 척도다. 아지아틱스는 지난해 데뷔 이후 캐나다·홍콩·오스트레일리아·스페인·브라질 등 세계 36개 나라에서 팬클럽 ‘아지아딕츠’가 생겨났다.

음악을 들어봐도 국적을 가늠하기 쉽지 않다. 전 곡이 영어 노랫말로 된데다, 사운드 느낌과 음악작법이 세계적인 최신 트렌드와 궤를 같이한다. 특히 중저음의 무게감 있는 랩은 미국의 흑인 래퍼가 쏟아낸 것처럼 들린다.

“제 랩을 귀로만 듣다가 제 얼굴을 본 사람들은 깜짝 놀라곤 해요. 덩치 큰 흑인을 떠올렸는데, 평범한 체격의 동양인이니 그럴 만도 하죠.”

아지아틱스에서 랩을 맡고 있는 플로우식(사진 가운데)이 굵고 거친 목소리로 말했다. 미국에서 태어난 재미동포인 그는 뉴욕에서 언더그라운드 래퍼로 활동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솔리드를 좋아했다. 재미동포 출신으로 1990년대 한국에서 큰 성공을 거둔 3인조 아르앤비 그룹 솔리드는 한인 청소년들의 우상이었다.

“인터넷 페이스북에서 정재윤씨와 친구를 맺었어요. 그런데 그 정재윤이 솔리드의 정재윤인지는 나중에야 알았죠.”

플로우식은 몇 해 전 혼자 한국에 들어왔다. 모국 문화를 배우고 싶어서였다. 한국에서 만난 정재윤은 그에게 같이 음악 작업을 할 것을 제의했다. “같이 할 사람 없느냐”는 정재윤의 물음에 그는 길거리 농구장에서 만난 에디 신(왼쪽)을 떠올렸다. 같은 재미동포로, 한국에 들어와 아르앤비 가수·작곡가로 활동하고 있었다.

정재윤은 둘에게 니키 리(오른쪽)를 소개했다. 1998년 정재윤이 프로듀싱한 3인조 그룹 보이스 멤버로 활동하며 ‘너만의 천사가 되어’를 히트시킨 재미동포 출신 가수다. 니키 리는 2003년 대만으로 건너가 인기 가수가 됐다. 2007년 대만 최고 권위의 음악 시상식인 금곡장에서 외국인으로선 처음으로 최우수 남자 가수상을 받기도 했다.

같은 재미동포에다 솔리드를 좋아한다는 공통점을 지닌 셋은 금세 가까워졌다. 아시아에 뿌리를 뒀다는 뜻의 영어 단어 ‘아시아틱’을 변형해 ‘아지아틱스’라는 이름을 붙이고, 정재윤의 프로듀싱 아래 지난해 5월 데뷔 싱글 ‘고’를 발표했다. 처음부터 세계 시장을 염두에 둔 출발이었다.

“비트와 사운드는 서양적인 데 반해, 멜로디에는 한국적 정서가 담겼다는 게 우리 음악의 특징이에요. 그래서 한국에선 ‘외국 음악 같다’는 얘기를 듣고, 서양에선 ‘동양적인 매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죠. 요즘 서양 음악은 멜로디보다 비트 중심이거든요. 그래서 우리 음악이 특별하게 다가가는 것 같아요. 라틴 팝이 하나의 장르가 된 것처럼 아시안 팝도 하나의 장르가 되도록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에디 신)

아지아틱스는 지난해 말부터 미국 30개 도시를 돌며 공연을 해왔다. 올해도 아시아 투어에 이어 미국 투어를 다시 할 계획이다.

“지금은 무모해 보여도 언젠가는 아시아계로서 최초로 그래미 주요 상을 받고 싶어요. 그래서 한국인과 아시아인이 자부심을 느끼게 만들고 싶어요. 꿈이 하나 더 있어요. 전에 이준·김조한 형도 만난 적 있는데, 솔리드 형님들과 협업 음반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니키 리)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에이스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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