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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모리 교수’ 막춤에 스태프들 “하하하”

등록 2012-05-27 20:28

2인극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2인극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연극 ‘모리와 함께한…’ 연습현장
시한부 삶 교수와 제자 2인극
인생의미 일깨워…31일 첫무대
막이 오르면 주인공 미치가 관객들에게 지난날 스승 모리 슈워츠 교수와 함께했던 추억을 들려준다.

“제 대학 노은사님의 마지막 수업 주제는 인생의 의미였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직접 경험을 통해 얻은 바를 가르쳐 주셨죠. 사랑, 일, 나이 먹는 것, 가족, 운명체, 용서, 그리고 죽음. 수업은 매주 화요일 선생님 댁 서재에서 있었고 학생은 단 한 명이었습니다.”

무대 위에선 늙은 모리 슈워츠 교수가 베니 굿맨의 스윙재즈 ‘싱 싱 싱’의 멜로디에 맞춰 신나게 춤을 춘다. 영화 <여인의 향기> 주제곡이 흐르고 춤도 탱고로 변한다. 잠시 춤 동작이 흐트러지는가 싶더니 누군가 “하나 둘 하나 둘” 하고 박자를 쳐준다. 자신감을 얻었는지 영화 <핑크 팬더>의 주제곡이 나오자 몸을 마구 흔들어대며 정열의 막춤을 추기 시작한다.

그러자 지켜보던 스태프들 사이에 폭소가 터져나온다. 노배우 이호재(71)씨의 막춤에 참았던 웃음이 터진 것이다.

“50년 가까이 연극배우 하면서 이렇게 진지하게 춤추기는 처음이야. 워낙 몸치라서 그 옛날 남산드라마센터 연극아카데미(서울예대 전신) 1기 시절에도 춤 수업은 빼먹기 일쑤였는데….” 하지만 이씨는 “춤은 인생을 즐겁고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모리의 인생관을 잘 나타내기 때문에 잘 추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서울 대학로 서울연극센터 연습실에는 오는 31일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무대에 오르는 2인극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의 막바지 연습이 한창이었다. 이 작품은 인기작가인 미치 앨봄과 루게릭병에 걸려 시한부 삶을 사는 그의 스승 모리 슈워츠 교수가 실제 주고받았던 대화를 기록한 논픽션 희곡이며, 국내 초연이다. 1997년 처음 에세이물로 발간돼 지금까지 41개 언어로 번역·출간됐다. 1999년엔 잭 레먼과 행크 아자리아 주연의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미치는 어릴 적 재즈 피아니스트의 꿈을 뒤로한 채 돈과 일에 매달려 청년시절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텔레비전에서 루게릭병을 앓는 대학 은사 슈워츠 교수의 인터뷰 장면을 보고 10여년 만에 찾아간다. 브랜다이스대학 시절 그에게 사회학을 가르쳤던 스승은 매주 화요일 미치에게 인생을 의미 있게 살아가는 지혜를 들려준다.

근육이 위축되어 죽음에 이르는 모리 슈워츠 교수 역은 노배우 이호재씨, 제자 미치 역은 최근 드라마에서 연극으로 연기 폭을 넓히고 있는 박준혁(37)씨가 맡는다. 연출가 최용훈(49·극단 작은신화 상임연출)씨는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에 함몰돼가는 현대인들이 자신을 뒤돌아보고 스스로 치유하는 연극을 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희곡 전문 번역가 성수정씨가 원작을 맛깔스러운 우리말로 옮겼다. 6월17일까지. (02)765-5476.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극단 컬티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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