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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베토벤 연주하려면 자기 한계 넘어야”

등록 2012-05-29 19:49수정 2012-05-30 10:54

피아니스트 임현정(26)씨
피아니스트 임현정(26)씨
유튜브 스타 피아니스트 임현정씨
‘소나타 전곡’ 데뷔 음반 순회연주
“2009년부터 베토벤에 미친 듯 몰두했어요. 남들은 어린 나이에 베토벤 소나타 전곡을 데뷔 앨범으로 레코딩한 게 놀랍다고 하는데, 저는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한 작곡가에게 이렇게 열정적으로 빠져드는 일이 연주자의 인생에서 여러 번 오지 않는다고 생각하거든요. 기다릴 수 없었어요.”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왕벌의 비행’ 연주 동영상이 유튜브에서 50만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면서 클래식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피아니스트 임현정(26)씨. 임씨는 29일 서울 삼성동 야마하 아티스트 서비스 서울 콘서트살롱에서 열린 데뷔 쇼케이스 무대에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8번 <비창>을 연주한 뒤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혼을 쏙 빼놓을 만큼 빠른 속도와 격정적인 감정 표현은 연주뿐 아니라 말투에도 역시 그대로 묻어났다.

“지난해 벨기에에서 라벨과 스크리아빈을 연주하는데 이엠아이(EMI)클래식 대표가 와서 듣곤 그 곡을 레코딩하자고 제안하셨어요. 저는 베토벤 소나타 앨범을 먼저 녹음해야 계약하겠다고 했죠.”

그렇게 해서 프랑스 파리국립음악원을 졸업한 스물여섯 살의 피아니스트가 데뷔 앨범으로 8장짜리 베토벤 소나타 전곡 앨범을 내놨다. 베토벤 소나타 전곡 음반을 녹음한 연주자로는 역대 최연소이다. 이뿐이 아니다. 임씨는 앨범에 삽입된 프로그램 노트도 직접 썼고 프로듀싱까지 맡았다. 총 32곡 중 베토벤의 의사에 반해 출판된 것으로 알려진 19번과 20번, 두 곡을 뺀 30곡을 ‘영웅’ ‘청춘’ ‘극단의 충돌’ ‘운명’ 등 자신이 정한 8개의 테마로 묶어 곡을 재배열한 뒤,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중 기교적으로 가장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 29번 소나타 <함머클라비어>를 전체 앨범의 첫 곡으로 내세웠다. 연주는 원곡에 베토벤이 적은 메트로놈 표시를 따라 ‘무시무시하게 빠르게’ 이뤄졌다. 보통은 주어진 메트로놈 표시보다 느리게 연주한다.

 “메트로놈 숫자를 그냥 표시해 놓은 게 아니거든요. 베토벤은 혁명기를 살았던 인간이에요.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는 불꽃같은 모티브를 썼고, 불 같이 빠르게 연주되길 바랐어요. 그걸 구현하려면 연주자도 최소한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야죠. 존 엘리엇 가드너가 지휘하는 베토벤 교향곡을 한 번 들어보세요. 얼마나 빠르게 연주한다고요. 그렇게 연주하는 순간 베토벤의 혁명적이고 충격적인 영감이 살아나는 거예요.”

 보통의 피아니스트가 평생 숙제처럼 안고 살아가는 큰 프로젝트를 데뷔와 동시에 거침없이 해치우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음악을 위한 비아그라’ ‘우사인 볼트’ 라는 파격적인 표현을 쓰며 극찬했던, 이 뜨겁고 빠르고 열정적인 피아니스트는 최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쇼케이스에서 찬사를 받고, 아이튠스 클래식 차트 1위에 오르며 다시 화제를 모았다. 임씨의 향후 일정은 수많은 ‘데뷔 연주’로 꽉 차 있다. 스위스 제네바, 영국 런던, 독일 뮌헨 등 클래식의 심장인 유럽 전역에서 데뷔 연주를 이어갈 예정이다. 한국에서의 데뷔 연주도 머잖아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김소민 객원기자 somparis@naver.com 사진 EMI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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