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화회관 23일 ‘즐거운 여행’ 공연
5년 이어진 무대 이중주 첫시도
프랑스·이탈리아 연주자들 참여 높이 11m, 너비 7m, 무게 45t, 6단짜리 건반, 모두 8098개의 파이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벽면에서 잠자고 있던 국내 최대 규모의 파이프오르간은 1년에 한 번 8098개의 파이프를 통해 거대한 울림을 토해낸다. 2008년 처음 개최된 뒤 5년째 소리 없이 인기몰이 중인 ‘파이프오르간 시리즈’ 음악회에서다.
국내에서는 파이프오르간에 대한 인지도가 낮은 편이고 별다른 스타 연주자도 없지만, 이 음악회는 단일 악기 공연으로는 드물게 매회 1500명 이상의 유료 관객을 동원하며 대중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대형 파이프 오르간에 대한 청중의 호기심이 큰데다, 초보자들도 쉽게 즐길 수 있을 만큼 연주 프로그램이 쉽고 사전 강의까지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이달 23일 ‘즐거운 여행’이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올해의 파이프오르간 시리즈는 한층 흥미로운 무대가 될 듯하다. 지금까지는 한 명의 오르가니스트가 연주했지만 이번에는 두 명이 파이프오르간 이중주를 들려줄 예정이다. 파이프오르간 이중주는 다른 악기의 이중주와는 사뭇 다르다. 한 대의 파이프오르간 건반을 나눠서 연주하는 방법과 무대 위에 디지털 건반을 추가해서 각각 연주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두 경우 모두 같은 파이프를 나눠 쓰기 때문에 마치 스무개의 손가락을 가진 한 사람이 연주하는 듯한 독특한 효과를 느낄 수 있다.
이탈리아 태생으로 현재 빈 국립음대 오르간 전공 교수인 피에르 다미아노 페레티, 프랑스 고전 오르간 음악의 권위자이자 베르사유궁의 궁정 오르가니스트인 장바티스트 로뱅. 두 사람이 1부 첫 곡인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 서곡과 2부 마지막 곡인 라벨 발레모음곡 <어미 거위>를 함께 연주하면서, 파이프오르간이 지닌 오케스트라적인 음색과 웅장한 음량으로 3개 층으로 이뤄진 높고 넓은 공연장을 꽉 채울 예정이다.
두 사람의 연주 프로그램도 흥미롭다. 1부는 이탈리아 오르간 음악, 2부는 프랑스 오르간 음악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1부에선 피에르 다미아노 페레티가 비발디와 발티노니 등 이탈리아 작곡가의 오르간 음악을 이탈리아 정통 주법으로 들려주며, 2부는 장바티스트 로뱅이 드뷔시, 비제, 라벨 등 프랑스 작곡가의 음악을 중점적으로 들려준다. 버르토크, 알베니스의 작품과 로방 자신이 직접 작곡한 작품도 연주할 예정이다.
박소인 장로회신학대 오르간학과 교수는 “파이프오르간 음악이 종교음악, 옛날 음악이라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던 분들도 직접 들어본다면 얼마나 다채롭고 흥미로운 음색과 주법을 가진 악기인지 새롭게 깨닫게 될 것”이라며 “두 명의 오르가니스트가 함께 연주하기 때문에 시각적인 재미도 크다”고 설명했다.
김소민 객원기자 somparis@naver.com 사진 세종문화회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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