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위키드>
흥행몰이 ‘위키드’의 매력
동화 ‘오즈의 마법사’ 패러디
서쪽마녀, 착한 주인공 변신
조명 894번·무대 54번 전환
동화 ‘오즈의 마법사’ 패러디
서쪽마녀, 착한 주인공 변신
조명 894번·무대 54번 전환
한국 뮤지컬 팬들이 ‘오즈의 마법’에 걸렸다. 미국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대표하는 <위키드>가 지난달 31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국내 초연을 시작해 연일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뮤지컬 <위키드>는 미국 동화작가 라이먼 프랭크 바움의 원작 동화 <오즈의 마법사>(1900년)를 미국 판타지소설 작가 그레고리 매과이어가 유쾌하게 패러디해 1995년 발표한 소설 <위키드-사악한 서쪽 마녀의 삶과 시간>을 바탕 삼았다. 2003년 10월 초연한 뒤 현재까지 9년째 브로드웨이 박스오피스 티켓 매진 사태를 기록하고 있는 히트작이다. 좀더 재밌게 즐길 수 있도록, 한국 공연 제작팀이 일러주는 관람 포인트를 소개한다.
■ 주인공은 ‘도로시’ 아닌 ‘두 마녀’ 동화 <오즈의 마법사>는 회오리 바람에 휩쓸려 오즈의 나라로 내던져진 소녀 ‘도로시’가 에메랄드 성에 사는 마법사 오즈의 도움을 받아 고향 캔사스 집으로 돌아간다는 줄거리다. 뮤지컬 <위키드>는 도로시가 오즈의 나라로 가기 훨씬 전부터 이미 이 나라에 살면서 우정을 나눴던 두 마녀 ‘엘파바’와 ‘글린다’가 주인공이다. <위키드>에는 도로시가 단 한 장면, 그것도 그림자 형체로만 등장한다. 물론 <위키드> 중간중간에 엘파바 마녀의 여동생 ‘네사로즈’의 줄무늬 양말, 엘파바가 도로시를 가리켜 부르는 말인 ‘시골 농부의 딸’ 등 도로시를 연상시키는 힌트가 곳곳에 숨어 있다.
<오즈의 마법사>에서 서쪽나라의 나쁜 초록마녀로 그려진 엘파바는 <위키드>에서 착한 마녀로, 동쪽나라의 착한 금발마녀 글린다는 허영덩어리 소녀로 등장한다.
■ 무대의 비밀 <위키드> 공연은 무대 앞 천장에 매달린 거대한 용인 ‘타임 드래곤’의 포효와 함께 시작된다. 6m 크기의 타임 드래곤이 붉은 눈을 뜨고 날개를 펼쳐 엄청난 양의 연기를 뿜어내며 포효하는 순간, 무대 뒤와 위에선 ‘마법’이 일어난다. 무대 위에서 초록마녀 엘파바와 ‘사악한 모리블 학장’은 그 포효와 함께 마법을 쓰고, 드래곤 담당 스태프는 무대 뒤에서 줄을 조작해 용의 입을 벌리기도 하고 날갯짓을 하도록 용을 쓴다.
<위키드>에는 자그마치 894번의 조명 바꿈과 54번의 무대 전환이 이뤄진다. 가장 화려한 장면으로는 주인공 엘파바 마녀를 비롯해 군중들과 풍광까지 모든 것이 녹색으로 통일되는 ‘에메랄드 성’ 장면이 손꼽힌다.
무대 디자이너 유진 리는 <위키드>의 세계를 거대한 시계의 이미지로 꾸몄다. ‘오즈의 나라’는 시공간의 이동으로 도달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또 글린다 마녀가 비눗방울을 뿌릴 때 등장하는 ‘버블머신’ 역시 시계추를 상징화해서 만든 것이다.
■ 350벌 의상 선보이는 패션쇼 <위키드> 공연에는 동화 <오즈의 마법사>가 발표된 시기인 1900년대 초에 유행한 옷 스타일을 변형한 의상이 350여벌 등장한다. 여기에 가발과 장갑, 모자 등 다양한 소품이 곁들여진다.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만들었던 방식 그대로 특정한 제작소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세계 모든 <위키드> 공연에는 같은 품질의 의상과 소품이 사용된다고 한다.
의상의 화려함이 가장 돋보이는 때는 두 마녀가 에메랄드 성에 도착하는 ‘원 쇼트 데이’에서 20여개의 초록색 의상 디자인을 선보이는 무대이다. 초록마녀의 의상은 땅 밑에서 솟아난 마녀라는 분위기를 담아서 어두운 느낌으로 표현했다. 또 드레스를 화석, 종유석 혹은 줄무늬 모양의 장식돌로 수를 놓았다. 금발마녀의 의상은 전형적인 ‘착함’ 이미지를 담았다. 1950년대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대관식 예복을 입고 홀을 들고 있는 모습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했다고 한다.
제작비에 200억원이 들어간 이번 한국 공연에는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와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 프로덕션과 함께 뮤지컬 <위키드>의 ‘오리지널 프로덕션’으로 꼽히는 오스트레일리아 프로덕션 공연팀이 맡았다. 이 프로덕션에서 4년간 호흡을 맞춘 엘파바 역의 제마 릭스(28), 글린다 역의 수지 매더스(27)가 출연한다. 7월31일까지. 1577-3363.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설앤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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