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18·오른쪽)과 김선욱(24·왼쪽)
피아니스트 김선욱·조성진
21일 같은 시각에 연주회
21일 같은 시각에 연주회
이달 21일, 클래식 음악팬들이 고민에 빠질 듯하다. 어느 쪽도 놓치기 아까운 두 피아니스트의 연주회가 공교롭게도 한날한시에 열리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한국 피아노계의 ‘앙팡 테리블’ 조성진(18·오른쪽 사진)과 김선욱(24·왼쪽). 이날 저녁 8시, 조성진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러시아 출신의 거장 미하일 플레트네프의 지휘로 러시아 국립 오케스트라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을 협연하고, 김선욱은 엘지(LG)아트센터에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시리즈’의 연주회를 연다.
조성진은 지난해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3위에 입상한 뒤 어린 나이에도 안정된 테크닉과 탁월한 음악성을 보여주며 앞으로의 행보에 기대감을 키워왔다. 이번 연주는 오는 10월 프랑스 국립고등음악원 입학을 앞둔 그가, 국내 청중 앞에서 자신의 가능성을 재확인시키고 소년에서 청년으로, 국내 무대에서 클래식 음악의 주심인 유럽 무대로 한 단계 올라서는 디딤돌 같은 자리이다. 냉정하고 깐깐하기로 소문난 플레트네프와 어떤 하모니를 이룰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플레트네프는 지난해 조성진이 3위에 입상한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 피아노 부문의 1978년 우승자로, 피아니스트로서도 완벽한 기교와 음악성을 자랑한다. 뿐만 아니라 아무리 연주하기 까다로운 곡이라고 해도 협연자를 배려해 호흡을 늦춰주는 법이 없는 ‘잔인한’ 지휘자로 유명하다. 이 때문에 유명 피아니스트들도 플레트네프와 협연할 때는 전에 없이 긴장하곤 한다.
김선욱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연주 시리즈’ 연주회는 이번이 두 번째다. 그 자신이 ‘일생의 프로젝트’라며 2년에 걸친 이 대장정을 직접 기획한 김선욱은 청중의 구미에 맞춰 <월광>, <비창>, <열정> 등 잘 알려진 곡들을 배분하는 방식을 지양했다. 32곡의 소나타를 철저히 출판 순서에 따라 연주하기로 했다. 20대 중반에 첫 피아노 소나타를 작곡한 베토벤이 평생에 걸쳐 어떻게 자신의 음악세계를 발전시켜 나갔는지 고스란히 귀로 확인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후기 바로크 양식부터, 고전주의 양식, 초기 낭만주의 양식까지 다양한 음악 스타일을 모두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그동안 고전주의 양식에 집중해온 김선욱에게는 음악적인 발판을 확장하기 위한 일종의 도전이기도 하다. 21일에 연주할 곡은 5~8번 소나타로, 이 중 8번 <비창>이 대중적으로 가장 잘 알려져 있다. 8번은 지난 무대에서 연주한 1~4번과는 확연히 다른 음악 양식을 보여준다.
김선욱은 “다단조 화음으로 서주를 꽉 채움으로써 드라마틱한 효과를 극대화시킨 8번 <비창> 소나타는 당시 작곡 양식 면에서 매우 충격적이었다”며 “첫 연주회 때 왔던 분들은 1번부터 7번까지의 양식에 비교해서 8번의 서주가 왜 특별한지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욱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연주 시리즈’는 지난 3월29일 시작됐으며 2013년 말까지 8회에 걸쳐 이어진다. 올해는 21일과 9월6일, 11월8일에 각각 4곡씩 연주하며, 나머지 16곡은 내년에 연주된다.
김소민 객원기자 somparis@naver.com
사진 마스트미디어·빈체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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