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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지하 20m에 이런 곳이 “판타스틱”

등록 2012-06-13 20:17수정 2012-06-14 10:23

조선희 서울문화재단 대표(왼쪽)와 영국의 복합문화공연장 ‘세이지 게이츠헤드’의 앤서니 사전트 총감독이 11일 오후 서울 광진구 광장동 구의취수장을 찾아 문화예술공간으로 리모델링하는 구상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아래 사진은 구의취수장의 20m 깊이 지하공간을 취재진과 함께 내려다보고 있는 조 대표와 사전트 총감독. 
 이정아 기자 <A href="mailto:leej@hani.co.kr">leej@hani.co.kr</A>
조선희 서울문화재단 대표(왼쪽)와 영국의 복합문화공연장 ‘세이지 게이츠헤드’의 앤서니 사전트 총감독이 11일 오후 서울 광진구 광장동 구의취수장을 찾아 문화예술공간으로 리모델링하는 구상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아래 사진은 구의취수장의 20m 깊이 지하공간을 취재진과 함께 내려다보고 있는 조 대표와 사전트 총감독.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식수원 수명 다한 구의취수장
서울문화재단, 공연장 등 추진
영국 탄광도시 변신시킨 사전트
현장 돌아보며 “환상적” 연발
1976년부터 서울시민의 식수원 구실을 해온 서울 광진구 광장동 ‘구의 취수장’이 문화예술공간으로 거듭난다. 한강 잠실 수중보에 있는 이 취수장은 취수원인 왕숙천의 오염으로 제1취수장은 2010년 말 가동을 멈췄으며 제2취수장도 올해 안에 수명을 다한다. 서울시와 서울문화재단은 폐쇄 예정인 제1·제2취수장을 아울러 5000평 대지와 건물 여섯 동을 ‘거리예술가들의 센터’로 재활용할 계획이다.

조선희(52) 서울문화재단 대표가 지난 11일 오후 영국의 공연예술 기획·운영자이자 ‘폐공간 문화예술 리모델링’ 전문가인 앤서니 사전트(62)와 함께 팔당대교가 바라다보이는 구의취수장을 다녀왔다.

“오랫동안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낡은 산업현장을 리모델링해서 문화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을 많이 보았습니다.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나 미국 시카고, 프랑스 샹파뉴 같이 문화적으로 혁신적인 도시에는 항상 폐공간을 활용한 예술공간들이 있죠. 예술가들은 목적을 갖고 짓는 새로운 공간보다는 역사와 이야기가 있는 낡은 건물을 더 좋아하고 거기에 매력을 느낍니다. 잘 활용하면 훌륭한 예술공간이 될 것 같아요.”

사전트는 “아름다운 한강변에 이런 매력적인 공간이 있다니 놀랍다”며 “파인! 판타스틱!”이라는 말을 연발했다. 그는 1970년대 이후 몰락을 거듭했던 영국 동북부 탄광도시 게이츠헤드를 문화예술도시로 재생시킨 ‘게이츠헤드 프로젝트’를 주도했다. 이 프로젝트로 들어선 복합문화공연장 ‘세이지 게이츠헤드’의 총감독이다. 2004년 세이지 게이츠헤드가 문을 열자 각종 콘서트를 보려고 다른 지역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지난해 관람객이 27만3800여명에 이르러 이 도시 인구(19만1700명)보다 더 많았다.

이날 구의취수장을 둘러본 사전트는 “시설이 크고, 깊이가 20m나 되는 지하공간을 지닌 건물 구조로 볼 때 거리예술 센터로 가장 적합한 것 같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방치돼 있던 커스터드공장을 유럽 최대 복합문화산업공간으로 탈바꿈시킨 영국 버밍엄의 사례, 1981년 유가파동으로 폐쇄된 뱅크사이드 화력발전소를 연간 400만명이 찾는 문화거점으로 꾸민 영국 템스강변의 테이트 모던 미술관 사례를 소개했다.

조선희 대표는 “올 3월 박원순 시장이 구의취수장을 방문해 평생학습·주민자치시설이나 문화예술공간 등 활용방안을 찾아보자고 했다”며 “기존 시설물을 적극 활용해 대형 아틀리에, 서커스 공연장 등 거리예술 특화공간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문화재단은 지난 4월 김정헌 이사장과 함께, 디자이너 안상수·은병수씨, 건축가 조성룡씨, 화가 임옥상씨, 김홍희 서울시립미술관장, 박신의 경희대 문화예술경영학 교수 등 전문가들과 구의취수장을 꼼꼼히 조사했다. 그 결과가 ‘거리예술센터’ 조성안이다.

“서울에서 이뤄지는 축제가 200개가 넘는데 상당수가 거리예술 축제입니다. 서커스, 퍼포먼스, 마임 공연 등 거리예술을 하는 이들의 작업공간이 마련되고 재정적인 지원을 받으면 지금보다 더 질 높은 콘텐츠를 생산해낼 수 있을 겁니다.”

조 대표는 “작업 공간, 세트 공간, 쇼케이스 공연장 등 다양한 활용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8월까지 기본계획을 수립한 뒤 설계공모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전트는 “이런 프로젝트는 예술적인 비전에서 시작해야 한다”며 “건축가보다는 예술가의 말에 더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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