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강산에
데뷔 20돌 강산에
힙합·레게 등 장르 넘나들며 실험
소속사 뛰쳐나와 인디레이블 세워
30일부터 밴드와 함께 무대 올라
“다양한 케이팝 소개” 유럽활동 계획
힙합·레게 등 장르 넘나들며 실험
소속사 뛰쳐나와 인디레이블 세워
30일부터 밴드와 함께 무대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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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강산에(사진)는 올해로 데뷔 20돌을 맞았다. 1992년 데뷔 때부터 ‘…라구요’로 크게 주목받은 이후 ‘넌 할 수 있어’, ‘태극기’,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 등 히트곡을 꾸준히 발표했다. 언뜻 평탄한 길을 걸어온 듯 보이지만, 그는 종종 음악을 그만두고 세계 이곳저곳 돌아다니다가 다시 돌아오곤 했다.
강산에는 2010년 소속사를 나왔다. 정태춘·박은옥·윤도현·김씨(C)·김제동 등이 속한 다음기획이었다. “안정적으로 지내기보다 나를 자꾸 흔들어 깨워 새로운 뭔가를 벌여야겠다는 생각”에서 내린 결정이었다. 인디 레이블 ‘레코드 맛’을 차리고 지난해 5월 미니앨범(EP) <키스>를 발표했다. ‘그날 아침’, ‘떡 됐슴다’ 등 독창적이고 재기발랄한 곡들은 예전만큼 널리 알려지진 못했다.
“나는 이미 ‘강산에’라는 브랜드를 얻었기 때문에 음반 판매량은 큰 의미가 없어요. 버스커버스커처럼 뜨는 것도 크게 염두에 두지 않아요. 히트곡이 나오면야 좋겠지만, 사람들이 ‘강산에가 아직도 곡 쓰고 아직도 앨범 내네’ 하도록 정체하지 않고 계속 움직이는 걸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그는 오는 30일과 7월1일 서울 이화여대 삼성홀에서 ‘밴드 강산에’로 공연을 한다. 지난해 대학로 학전 소극장 공연 이후 1년 만의 단독공연이다. 공연 준비에 힘을 쏟고 있다는 그는 “2000년 즈음 한참 방황하다 음악계로 돌아온 뒤로 감을 다시 찾기가 참 힘들었는데, 요 몇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음악에 포커스를 맞추기 시작했다”며 “내가 나에게서 희망을 찾는 이유”라고 말했다.
실제로 그의 음악은 거듭 진화하고 있다. 포크와 포크록에 한정돼 있던 그의 음악은 2000년대 후반 들어 다양한 음악적 시도와 실험적 가사 쓰기로 폭을 넓혀가고 있다. “내 음악을 정형화하고 싶지 않아요. 나는 포크와 록도 좋아하고 일렉트로닉·힙합·레게·민속음악·전위음악에도 관심 많아요. 이런 재료들을 어떻게 뒤섞고 승화해 어떤 ‘맛’을 내느냐가 중요한 거죠. 그러고 보니 ‘레코드 맛’이라는 회사 이름도 참 잘 지었네요. 하하~.”
강산에는 올해 말부터 새로운 걸음을 내딛는다. 12월5일 프랑스 파리의 500석 규모 극장에서 공연을 하고, 현지 언론 인터뷰도 할 계획이다. 한창 세계여행 다닐 때 알게 된 친구가 그의 공연을 추진한 것이다. 그는 이를 계기로 유럽 활동을 하려고 한다. 미국 유명 음악전문지 <롤링스톤> 일본지사장의 제안으로 내년에 일본에서도 뭔가 일을 벌여보려고 한다. 독립·예술영화계에서 이름이 난 전수일 감독과 8개 나라를 돌아다니며 음악영화를 찍을 계획도 세웠다.
“세계적으로 케이팝 열풍이 일고 있지만, 아이돌 음악만이 한국 대중음악의 전부인 양 비치는 것도 좀 그렇잖아요. 한국에 다양한 음악이 있다는 걸 알리고 싶어요.”
그는 “새로운 곳에서 공연하며 문화적 충격을 받아 그걸 영감으로 새 앨범을 작업하고 싶다”고 했다. “내 안에 어떤 게 숨어 있는지 잘은 모르지만, 분명 나올 게 더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그걸 다 끄집어내서 더는 아무것도 없다는 느낌이 오면 정착하고 싶어지겠죠. 하지만 아직은 목말라요. 내 안에 숨은 걸 발산하고 싶어요.”
데뷔 20돌을 맞았건만, 그의 가슴은 20년 전보다 더 거세게 펄떡이는 듯 보였다. 1544-1555.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두루두루에이엠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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