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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연기력·노련미·가창력
‘3색 무기’ 돈키호테들

등록 2012-07-03 20:11

황정민 배우
황정민 배우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 새 주인공
황정민·서범석·홍광호 개성 빛나
백발이 성성하고 발걸음은 뒤뚱뒤뚱 위태롭다. 허리에 꽂은 칼을 뽑고 다시 넣는 데도 한참 시간이 걸린다. 누가 말려도 풍차를 무찌르려고 달려들고, 남이 뭐라 하든 작부 ‘알돈자’를 성녀 ‘둘시네아’로 떠받든다. 우스꽝스럽지만 슬픈 얼굴의 기사 ‘돈키호테’가 새 얼굴로 돌아왔다. 서울 잠실동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하는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는 2005년 <돈키호테>로 초연한 뒤 <맨 오브 라만차>로 제목을 바꿔 2007년, 2008년, 2010년 재공연한 라이선스 뮤지컬이다. 류정한·정성화·조승우 등을 이어 황정민(사진)·서범석·홍광호가 새로 돈키호테 역을 맡았다.

작가 세르반테스가 교회를 모독했다는 죄로 감옥에 갇히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세르반테스는 자신이 쓴 희곡 ‘돈키호테’를 죄수들과 함께 공연한다. 극중극이다. 세르반테스는 돈키호테, 세르반테스의 하인은 산초가 되고 다른 죄수들은 주막집 주인, 신부 등을 연기한다. 원작 소설 <돈키호테>의 내용 가운데 돈키호테가 성이라고 착각하는 주막을 주무대로 펼치는 모험과, 거울의 기사를 맞닥뜨리고 좌절하면서 그저 초라한 노인으로 돌아온다는 이야기가 큰 줄거리다. 음침한 지하 감옥을 재현한 무대와 집시 장면의 화려한 무대 등 볼거리가 풍부하고 라틴풍의 흥겨운 음악은 공연 뒤에도 잔상을 남긴다.

2009년 <웨딩 싱어> 이후 3년 만에 뮤지컬에 출연한 황정민의 <맨 오브 라만차>는 세 주역 가운데 가장 차분하고 진지하다. 공연 전 그의 가창력과 3년의 공백에 대한 우려가 있기도 했지만, 무대의 황정민은 그런 걱정을 말끔히 씻는다. 굵고 차분한 목소리의 안정적인 노래 실력과, 영화에서 보여 준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인다. 다만 다른 두 배우의 공연에 비해 상대적으로 무대에서의 ‘흥’이 떨어져 관객에 따라 다소 심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서범석은 데뷔 18년차 베테랑 뮤지컬 배우의 노련함으로 여유로우면서도 비장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관객 만족도가 가장 높을 만한 무대는 홍광호의 출연 회차다. ‘최고의 가창력’이란 수식어가 늘 이름 앞에 붙는 그는 <맨 오브 라만차>에서도 결점 없는 완벽한 노래를 들려준다. 연기력과 무대 장악력도 훌륭하다. 전작 <닥터 지바고>에서 번갈아 출연했던 조승우에 비해 연기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 그이지만, 이번엔 물 만난 고기처럼 경쾌하고 익살스런 모습을 보여주며 관객과 교감한다. 10월7일까지. 1588-5212.

박보미 기자, 사진 오디뮤지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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