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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독일 시립오페라극장 상임지휘자에 한국인 지중배씨

등록 2012-07-30 18:04수정 2012-07-31 18:33

지중배 지휘자. 김소민 객원기자
지중배 지휘자. 김소민 객원기자
“2차 오디션이 끝나고 며칠 후, 극장장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어요. ‘축하한다’고 하기에 ‘최종 오디션에 진출했다는 통지인가’ 했는데 대뜸 ‘하반기에 시작되는 새 시즌 연주부터 자신들과 일할 수 있느냐’고 묻더군요.”

 독일에서 활동중인 지휘자 지중배(30·[사진])씨가 독일 라인란트팔츠지방의 유서깊은 오페라극장인 트리어 시립오페라극장 및 트리어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수석 상임지휘자로 지난 10일 임명됐다. 오는 9월부터 2년간 이 극장의 오페라와 오케스트라 공연을 지휘하게 된다.

 지난 23일 오후(현지시각) 베를린에서 만난 지씨는 “독일의 모든 오페라극장은 지휘자 오디션을 열어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투표로 지휘자를 선정하기 때문에, ‘나이 어린 동양인 지휘자가 과연 이곳에서 통할까’ 하는 일말의 불안감이 있었다”며 “모차르트 오페라 <돈 조반니>를 지휘하는 3차 오디션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2차 오디션 뒤 곧바로 계약하자는 제의를 받을 줄은 예상치 못했다”고 말했다.

 클래식 음악의 심장부인 독일에서, 예술적 자존심의 상징인 오페라극장의 간판인 수석 상임지휘자 자리를 아시아인 출신에게 내어주는 것은 그들에게도 쉽지 않은 결정이다. 지씨가 오디션에 응할 당시 독일내 오페라극장에서 활동중인 동양인 수석 상임지휘자는 일본인 한 명뿐이었다.

 
지중배 지휘자 ⓒAndreas Birkigt
지중배 지휘자 ⓒAndreas Birkigt
독일에는 시마다 오페라극장이 있으며 재원을 제공하는 주체가 어디냐에 따라 국립, 주립, 시립으로 구분된다. 각 오페라극장에는 보통 두 명의 수석 상임지휘자와 수석 지휘자, 차석 지휘자, 오페라 코치 등이 소속되어 있어, 오페라와 교향곡 연주 및 리허설을 나눠 맡는다.

 한국인이 독일의 오페라극장에서 수석 상임지휘자로 임명된 것은 2005년 하노버 국립오페라극장 수석 상임지휘자로 임명됐던 구자범씨 이후 두 번째이며, 수석 또는 차석 지휘자 단계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수석 상임지휘자가 된 것은 지씨가 처음이다. 이밖에 코리안 심포니의 최희준 상임지휘자가 2008년 독일 작센국립극장 수석지휘자로 일한 바 있다.

 얼마 전 만 서른 살이 된 지씨는 트리어 시립오페라극장에서 일하는 모든 지휘자와 오페라, 오케스트라 단원을 통틀어 최연소이기도 하다.

 지씨는 “트리어 시립 오페라극장은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도시 트리어에 위치한 유서 깊은 극장”이라며 “프랑스, 룩셈부르크 국경과 인접해 있어 독일내 다른 오페라극장들과 달리 프랑스어 오페라 작품을 즐겨 공연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오페라극장에서 활동했던 기성 지휘자들과 겨루며 교향곡과 오페라를 모두 소화해야 하는 오디션 과정은 만만치 않았지만 지씨는 2차 오디션 이후 좋은 결과를 예감했다.

 “극장의 주역 성악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푸치니 오페라 <라 보엠>의 1막과 4막 리허설을 지휘했어요. 무대에서 내려온 뒤 비올라 단원 친구가 찾아와 ‘고맙다. 좋았다’며 등을 두드려주더군요.”

 지씨는 서울대 음대에서 임헌정, 김덕기 교수에게 지휘를 배우고 독일로 건너거 만하임 음대의 클라우스 아르프 교수 밑에서 최고학위과정(아우프바우슈트디움)을 마쳤으며, 유학 4년여 만에 이런 쾌거를 이뤘다. 바이올린 전공자인 아내 역시 지난 5월 독일 슈투트가르트 필하모닉 단원으로 입단해 기쁨이 두 배가 됐다.

 그는 9월부터 트리어 오페라극장의 연간 80회 이상의 공연에서 지휘봉을 잡게 된다. 첫 오페라로는 스메타나의 <팔려간 신부>가 예정돼 있다.

 한국에서도 그의 연주를 감상할 수 있다. 오는 9월13일 부천 필하모닉 해설음악회 지휘를 맡을 예정이다.

 베를린(독일)/김소민 객원기자 somparis@naver.com 사진 ⓒAndreas Birki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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