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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고두심의 차차차 “춤 빙자한 인생이야기”

등록 2012-08-02 20:30수정 2012-08-02 21:01

배우 고두심(61)
배우 고두심(61)
연극 ‘댄스레슨’ 여주인공 맡아
생 얼마 안남은 70대 암환자
댄스 배우며 자아와 희망찾기
“춤의 생동감에 반해 덥석 잡아
60살 넘으니 공감 많이 되더라
연극무대 늘 공포…그게 매력”

‘춤추는 고두심’을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올해로 연기 인생 40년을 맞은 배우 고두심(61·사진)씨가 연극 <댄스레슨>(연출 김달중)의 주인공으로 무대에 섰다. 그는 이 작품에서 스윙, 탱고, 비엔나 왈츠, 폭스트롯, 차차차, 컨템퍼러리 댄스까지, 여섯가지에 이르는 춤을 선보인다. 관록 넘치는 연기, 맛깔스런 대사로 중년 관객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지난 31일 밤, 갓 공연을 마친 그를 서울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공연장의 분장실에서 만났다. 그는 대뜸 걱정스런 얼굴로 “오늘 공연 어떠했느냐?”고 물었다. “춤도 잘 추고 대사가 틀린 게 하나도 없었다”고 하자 “오늘은 정말 제가 생각해도 잘나간 것 같다”고 밝게 웃었다. 그러면서 “얼마 전에는 한번 대사가 생각이 나지 않아 혼났다”고 털어놓았다.

고씨는 2007년 연극 <친정엄마> 초연으로 수많은 모녀 관객과 중장년층을 공연장으로 이끌어 ‘엄마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그 뒤 5년 만의 연극무대이다. 텔레비전 드라마, 영화 등 바쁜 연기 생활에서도 연극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에너지를 받으려고 하는 거죠. 치유를 하는 기분도 있고요. 사실 연극무대는 텔레비전이나 영화 장르에서 맛볼 수 없는 현장감이 굉장히 두렵죠. 지울 수도 없고 편집도 안 되니까 이건 완전히 공포예요. 그런데 그 공포만큼이나 짜릿한 것이 있어요. 그것이 연극의 매력인 것 같아요.”

연극 <댄스레슨>
연극 <댄스레슨>

<댄스레슨>은 가부장적인 목사의 아내이자 30년간 교사로 평범하게 살아온 70대 할머니가 30대 청년 방문교습 댄스강사한테 6주 동안 여섯가지 댄스를 배우는 과정에서 진정한 자아와 희망을 찾는다는 내용이다. 리처드 알피에리의 원작으로 2001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초연 이후 2003년 브로드웨이 무대를 비롯해 12개 언어로 번역돼 20개국에서 공연됐다. 이 작품에서 고두심씨는 림프샘암으로 죽어가는 깐깐한 할머니 릴리 해리슨으로 출연해 괴팍한 성격의 ‘게이 청년’이자 댄스강사인 마이클 미네티 역의 지현준(34)씨와 호흡을 맞췄다.

“제 나이에 공감이 많이 되더라고요. 자기 생각대로 살아지는 삶은 별로 없잖아요. 환경이나 시대, 조건에 따라서 휘둘리잖아요. 그렇게 살아오다가 생이 얼마 남지 않은 짧은 시간에 자아를 들여다보고, 또 뒤를 돌아보면서 인생을 마무리하는 것. 그 의미가 굉장히 마음에 와닿았어요.”

그는 “<댄스레슨>은 공연을 할수록 빠져들고, 제가 공감하는 것을 자꾸만 관객들에게도 나누고 싶은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처음에 이 작품을 선택했을 때는 춤에 매력을 느꼈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춤이라는 것은 자유로운 표현이거든요. 그리고 접촉한다는 것, 서로 몸이 닿는다는 것은 죽어 있는 어떤 생명체를 살려내는 것 같은 생동감이거든요. 이런 점에 반해 이 작품을 덥석 잡았어요. 그런데 인물을 분석하면서 깊이 들어가 보니까 이것은 춤만이 아니라 춤을 빙자해 인생을 이야기하는 것이에요.”

올해는 고씨가 1972년 문화방송 5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지 꼭 40년이다. 그를 한국의 며느리, 어머니 이미지로 각인시킨 <전원일기>를 비롯해 <꽃보다 아름다워>, <반짝반짝 빛나는>, <내일이 오면> 등 드라마 60여편과 <가족의 탄생>, <인어공주>, <엄마>, <굿모닝 프레지던트> 등 영화 10여편에 출연했다. <한국방송>과 <문화방송>, <에스비에스> 등 지상파 방송 3사에서 연기대상을 여러 차례에 걸쳐 받은 연기파 배우다. 40년 배우 생활에서 터득했던 그의 연기론이 궁금했다.

그는 “연기자란 많은 사람들에게 꿈을 주는 사람들이기에 소명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에게 꿈을 줄 수 있는 사람은 그리 흔치 않을뿐더러, 사람이 사람에게 꿈을 준다는 것은 굉장히 대단한 일이에요. 그러니까 내 개인적인 것에 앞서 다른 분들을 생각해야 되는 사람이라는 것을 자꾸 제 자신에게 주입을 시킨답니다.” 공연은 9월2일까지. 1588-0688.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씨제이이앤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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