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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연극, 노무현을 이야기한다

등록 2012-08-16 20:14

연극 <산책 나갈게요>
연극 <산책 나갈게요>
‘이름 없는 여자’ 등 3편
옴니버스 공연 막올라
2012년 5월23일 새벽 5시21분에 남녀 네 명이 봉하마을 부엉이 바위를 오른다. 40대 후반 남자 노숙자와 30대 후반 지방대 출신 청년 실업자, 30대 초반 전직 스튜어디스, 10대 여고 자퇴생. 모두 우리 사회와 학교에서 왕따를 당한 이들이다.

자살사이트에서 만난 네 사람은 꼭 3년 전인 2009년 5월23일 새벽 5시21분에 시작된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산책’ 일정을 따라간다. 그들은 노 대통령의 죽음 이후 지난 3년 동안 한국 사회에서 겪은 절망감을 털어놓은 뒤 그의 죽음을 이야기한다. “세상은 늘 잔인했어. 그리고 언제나 그 사실은 변하지 않아요.” “나만큼, 아니 나보다 고통이 큰 사람이 있었어요.”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기분이 들었어요.”

지난 15일 서울 대학로 정미소극장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기억하는 정치 연극 세 편을 모은 옴니버스 공연 <연극, 노무현 3스토리>가 무대에 올랐다. 올해 초 대학로 연극인 100여명이 만든 ‘고인돌 연극농장’이 내놓은 ‘연극으로 바보 노무현 바라보기’ 프로젝트. 공연은 90분 동안 <이름 없는 여자>(오태영 작·김태수 연출), <육시랄>(양수근 작·송형종 연출), <산책 나갈게요>(최원종 작·차근호 연출)가 잇따라 펼쳐진다. “너희들, 노무현을 알어?”라고 되묻고, “너희들,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라고 질타하며, “도대체 노무현 정신이 뭐야?”를 캐묻는다.

첫번째 연극 <이름 없는 여자>는 ‘희생’을 주제로 삼은 사극. 부패한 조선 말 성을 쌓는 노역 현장에 ‘이름 없는 여자’가 나타나 민초들의 말 못할 고통을 해결하려다 억울한 죽음을 당한다는 내용이다. 장수설화에 빗대어 노무현의 존재와 희생을 이야기한다.

두번째 <육시랄>의 주제는 ‘분노’. 참여정부 말기 강남의 최고급 마사지 샵을 찾은 고위 공무원·강남 부자의 아내 3명이 “노무현 육시랄 놈”을 안주 삼아 떠드는 수다를 통해 한국의 정치·경제·교육·언론을 풍자한다. 특히 “○○일보에서 봤는데 ×××라데!” 하며 ‘조·중·동’을 직접적으로 비판한다. 마지막 <산책 나갈게요>(사진)는 ‘노무현 정신의 부활’을 이야기한다. 우리 사회에서 왕따당해 자살을 결심한 네 사람이 노무현의 마지막 산행을 따라가며 그의 고뇌를 함께 느끼고, 그가 추구했던 사람 사는 세상을 생각한다.

이동준 총괄 프로듀서는 “단순히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것이 아니라 연극인들이 연극을 통해 인간 노무현과 정치인 노무현을 바라보고, 이를 통해 한국의 정치·경제·사회적 풍경을 그렸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박장렬 서울연극협회장은 “대학로 현장 연극인들이 개런티 없이 자발적으로 뜻과 재능을 모아 작품을 만들었다”며 “앞으로 교육, 1 대 99 사회, 환경 등 시의성 있는 주제들을 연극으로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매일 공연 뒤에는 공연감상과 우리 사회 쟁점을 이야기하는 ‘씨앗 뿌리기 토론회’(사회 맹복학 배우)도 열린다. 9월2일까지. (02)762-7272.

정상영 기자, 사진 김명집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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