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비에스(KBS)교향악단 단원들이 지난 2월 말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앞에서 <한국방송> 사쪽에 단원들에 대한 징계 철회를 요구하며 ‘거리 연주회’를 하고 있다. 케이비에스교향악단 단원 제공
단원 대부분 법인으로 전적 거부
추진단선 새로 뽑을 계획
노조 “노사합의 안된 법인화 무효”
음악계 “공익성·전문성 훼손 우려”
추진단선 새로 뽑을 계획
노조 “노사합의 안된 법인화 무효”
음악계 “공익성·전문성 훼손 우려”
재단법인 케이비에스(KBS)교향악단(사장 박인건)이 다음달 1일 공식 출범을 앞두고 있지만 기존 케이비에스교향악단 단원 대부분이 재단법인으로 소속을 옮기는 ‘전적’(轉籍) 동의를 거부하고 있어 출발부터 난항이 예상된다. <한국방송>(KBS)은 지난 5월 시청자본부 산하 케이비에스교향악단을 31년 만에 독립법인으로 분리시키는 재단법인화를 결정하고, 법인설립추진단을 꾸린 데 이어 이달 초 초대 사장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케이비에스교향악단 법인설립추진단 관계자는 23일 기존 교향악단 해체 절차가 이달 말 완료됨에 따라 오는 27일 오후 6시를 시한으로 잡고 기존 단원 85명의 전적 동의 절차를 마무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까지 극히 일부 단원만이 전적 동의를 한 상태여서 연주단 구성이 어려운 상태다. 추진단 쪽은 27일 시한까지 전적을 거부할 경우 기존 단원들은 한국방송 내 업무직 등으로 전환배치하고, 단원을 새로 뽑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국방송 노조와 기존 단원들은 “노사 합의가 안 된 법인화 자체가 위법이고 무효”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노조 쪽은 “사쪽이 ‘노조와 사전에 충분히 협의하고 결정해야 한다’는 노사 합의를 무시하고 지난 5월30일 이사회에서 졸속으로 재단법인화를 확정했다”며 법인화 철회를 요구했다.
현재 전적에 동의한 단원 수에 대해선 양쪽 주장이 엇갈린다. 추진단은 “20명 가량”, 노조는 “10명 미만”이라고 밝히고 있다.고중석 노조 사무처장은 “사쪽이 전적에 동의하지 않은 기존 단원들을 전환배치로 고용승계하겠다고 했지만 추진단의 핵심 임원이 ‘연주활동과 무관한 수신료 징수 사업소 등에 배치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면서 “음악 연주자들에게 굴욕적인 직무를 주어서 스스로 나가게 하려는 교묘한 대책을 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추진단은 해외 유명 지휘자 9명을 대상으로 상임지휘자 겸 음악감독 영입을 추진하고 있으나 이들의 까다로운 영입조건과 빠듯한 연주 일정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진단 관계자는 “샤를 뒤투아(로열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임 지휘자), 베르트랑 드 비이(빈방송교향악단 전 상임지휘자), 미하일 플레트네프(러시아국립오케스트라 예술감독) 등 9명한테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존 교향악단 해체로 함신익 상임지휘자 겸 음악감독의 지위도 9월1일로 자동 상실된다.
재단법인 케이비에스교향악단은 첫 연주회로 오는 12월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송년음악회가 예정돼 있다. 추진단의 한 관계자는 “단원 부족, 상임지휘자 부재 등을 보아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음악계에서도 재단법인 케이비에스교향악단 출범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채기병 한국음악교육개발원장은 “케이비에스교향악단이 재단법인화하면 자생력을 갖추기 위해서 연주경쟁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며 “그럴 경우 국민 수신료로 운영되는 문화예술단체의 공익성과 전문성이 훼손될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음악계와 음악단체 학계 1700여명의 서명과 참여로 발족한 ‘케이비에스교향악단 정상화를 위한 음악인연대’도 오는 31일 한국방송 노조와 ‘재단법인화의 부당함’을 알리는 합동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그날, 김영삼의 그 기묘한 표정은 뭐지?
■ 싸이 ‘강남스타일’ 뮤비 유튜브 5000만건 조회
■ 장준하는 ‘밀수왕초’ 였던 박정희를 경멸했다
■ “박근혜 안 내려오면 당선 못 되는 거죠”
■ 류샹 올림픽전 부상 ‘13억 중국인’만 몰랐다
■ 안철수 “1998년 이후 15년간 술 안마셔”
■ [화보] 한여름 녹일 연아의 얼음나라 기대하세요!
■ 그날, 김영삼의 그 기묘한 표정은 뭐지?
■ 싸이 ‘강남스타일’ 뮤비 유튜브 5000만건 조회
■ 장준하는 ‘밀수왕초’ 였던 박정희를 경멸했다
■ “박근혜 안 내려오면 당선 못 되는 거죠”
■ 류샹 올림픽전 부상 ‘13억 중국인’만 몰랐다
■ 안철수 “1998년 이후 15년간 술 안마셔”
■ [화보] 한여름 녹일 연아의 얼음나라 기대하세요!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