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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야외 오페라 ‘라 보엠’
공연·연주는 좋았지만…

등록 2012-09-03 20:34

지난 1일 서울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야외 오페라 <라 보엠>이 공연되고 있다. 에이디엘(ADL) 제공
지난 1일 서울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야외 오페라 <라 보엠>이 공연되고 있다. 에이디엘(ADL) 제공
남녀 주인공의 매력적인 연기
서울시향 감미로운 연주 갈채

공연 시작 늦어 초반에 ‘어수선’
중간 입장 허용 등 진행 아쉬움
많은 관심과 우려를 동시에 몰고 왔던 야외 오페라 <라 보엠>이 지난 1, 2일 서울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공연을 마쳤다. 이번 공연은 유럽의 음악축제처럼 탁 트인 야외 무대에서 오페라를 즐길 수 있다는 기대감과 정명훈씨가 지휘하는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 스타 성악가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 테너 비토리오 그리골로 등의 출연으로 화제를 불렀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고가의 표 값에 대한 논란과 판매 부진에 따른 공연 축소와, 덤핑 판매, 태풍으로 인한 두 차례의 공연 연기로 몸살을 앓았다.

1일 열린 첫 공연은 ‘공연 도중 소나기가 오면 잠시 중단했다가 재개하겠다’는 안내 방송과 함께 예정시간인 7시30분보다 18분 늦게 시작됐다. 관객 수가 6000명이 넘다 보니 객석 정돈이 늦어져 초반에는 다소 어수선하다가 1막 후반부 여주인공 미미(안젤라 게오르규)가 등장하면서 안정을 찾았다. 남주인공 로돌포(비토리오 그리골로)가 부르는 구애의 아리아 ‘그대의 찬 손’, 미미가 이에 답하는 아리아 ‘내 이름은 미미’는 객석을 달구며 환호를 이끌어냈다. 1992년 영국 런던 로열오페라하우스에서 미미 역으로 데뷔한 뒤 20년간 수많은 무대에서 이 배역으로 갈채를 받아 온 게오르규는 제 옷을 입은 듯 편안한 모습으로 무대를 장악했다. 게오르규의 둥글고 단단한 목소리, 드라마틱한 연기력은 청중의 가슴을 쥐락펴락했다. 로돌포 역의 그리골로도 맑고 산뜻한 미성으로 귀를 사로잡았다. 1막 마지막 장면의 이중창 ‘사랑스런 아가씨’는 더없이 감미로웠다. 중간 휴식 시간 후 이어진 3막과 4막에서는 야외 공연의 매력이 한층 살아났다.

오페라 <라 보엠>의 한 장면. 에이디엘(ADL) 제공
오페라 <라 보엠>의 한 장면. 에이디엘(ADL) 제공
주변 소음이 줄고 짙은 어둠이 깔리면서 무대에 대한 집중력이 높아졌으며, 귀뚜라미 소리와 상쾌한 밤공기마저 공연의 일부로 느껴졌다. 악기들이 습기를 머금은 탓인지 오케스트라의 음향은 상쾌함이 부족했지만, 이미 지난 4월 국립오페라단과 <라 보엠>을 공연한 바 있는 서울시향은 전반적으로 안정된 연주를 들려줬다.

그러나 논란거리는 공연 중에도 발생했다. 자연스러움을 깰 정도는 아니었으나 완전한 자연음향을 들려주겠다는 약속과 달리 일부 확성기가 사용됐다. 진행요원들은 공연 시작 후 지나치게 많은 중간 입장을 허용해 소음이 유발되고 관객의 시야를 가렸다. 관람객의 태도 역시 개선할 점이 많았다. 일부 관객은 정해진 자리에 앉지 않고 이리저리 옮겨 다니거나 휴대전화로 공연 실황을 녹화하는 등 기본 에티켓을 무시한 행동을 보였다. 이번 공연은 여러 악재로 인해 제작사에 큰 적자를 안긴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야외 공연을 계획중인 이들에게도 공연 시기 및 운영 방식, 마케팅 전략 등에 많은 과제를 남겼다.

김소민 객원기자 sompari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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