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현지시각) 저녁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에 있는 ‘아우디토리오 블랙베리’ 공연장에서 김준수가 단독공연을 펼치고 있다.
JYJ 김준수, 중남미 단독공연
멕시코시티 공연장 3000석 매진
2시간 내내 노래 따라부르며 환호
JYJ팬만 1만명…전날 자축행사도
멕시코시티 공연장 3000석 매진
2시간 내내 노래 따라부르며 환호
JYJ팬만 1만명…전날 자축행사도
지난 5일(현지시각) 오후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에 있는 ‘파르케 메히코’ 공원은 평소보다 시끌벅적했다. 10·20대 여성이 대다수인 무리 400여명이 ‘시아’(Xia)라고 새긴 붉은 티셔츠를 맞춰 입고 중앙 분수대를 에워싸고 있었다. 시아는 3인조 아이돌 그룹 제이와이제이(JYJ)의 멤버 김준수의 또다른 이름. 무리의 손에선 한글로 ‘시아준수 사랑해’ 등이 적힌 손팻말과 붉은 풍선 따위가 춤추고 있었다. 이들은 멕시코 전통악단 ‘마리아치’의 연주에 맞춰 ‘시엘리토 린도’, ‘베사메 무초’ 등 멕시코 노래를 합창했다.
축제와도 같은 이날 모임은 다음날로 예정된 김준수 멕시코 단독공연을 축하하고자 마련됐다. 팬클럽 누리집으로 이틀 전 공지했다고 한다. 이런 모임이 처음은 아니다. 이들은 1~2주에 한번씩 모여 제이와이제이 노래를 부르고 박유천·김재중 등 멤버들이 출연한 한국 드라마를 본다고 했다. 이 공원에서 제이와이제이의 멕시코 공연을 기원하는 플래시몹을 벌여 이를 담은 동영상을 인터넷 유튜브에 올린 것도 여러 차례다.
동영상을 보고 감동받은 김준수는 자신의 첫 솔로 앨범 <타란탈레그라> 월드투어에 멕시코를 포함시켰다. 그는 지난 5월 앨범 발표 이후 아시아 6개 나라와 미국 뉴욕·로스앤젤레스 공연을 마치고 중남미 투어를 돌고 있다. 6일 멕시코에 이어 8일 브라질 상파울루, 10일 칠레 산티아고까지 돈 뒤 10월 유럽으로 투어를 이어갈 계획이다. 앞서 제이와이제이는 지난 3월 페루와 칠레에서 단독공연을 한 바 있다. 한국 가수 중 중남미 단독공연을 한 건 지금까지 이들이 유일하다.
이들이 중남미에 유독 공들이는 이유는 케이팝 열기가 아시아 다음으로 뜨거운 지역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한국 음반이 정식으로 유통되고 있진 있지만, 유튜브 등을 통해 최근 몇 년 새 팬들이 급속도로 늘고 있다는 것이다. 제이와이제이 팬클럽 회장인 알레한드라(19)는 “멕시코에만 제이와이제이 팬이 1만명”이라고 귀띔했다. 멕시코 동포 임경진씨는 “2000년대 중반 이곳에서 동방신기가 크게 인기를 끌면서 케이팝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개원한 멕시코 한국문화원의 서남교 원장은 “멕시코의 케이팝 팬들이 5만5천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더불어 한글강좌도 인기를 얻어 30여명씩 5개 반을 운영중”이라고 전했다.
6일 저녁 김준수 공연이 열린 ‘아우디토리오 블랙베리’ 공연장은 이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3천석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공연 시작 1시간 전부터 입장해 노래를 부르며 기다리던 관객들은 공연하는 2시간 내내 귀를 찢을 듯한 환호성과 박수를 터뜨렸다. 잠시도 쉬지 않고 우리말로 “시아준수 사랑해”를 외치고 노래를 따라불렀다. 관객의 뜨거운 반응에 감격했는지 김준수는 “이 열기를 한국의 다른 멤버들에게도 전하고, 다음에는 그들도 꼭 데리고 오겠다”고 말했다. 그는 공연 막바지에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관객 엘레나(18)는 “준수 때문에 한국말로 ‘사랑해, 고마워, 감사해’를 배웠다”며 “그에게 전하고 싶다. 먼 곳까지 와서 최고의 무대를 보여줘서 사랑해, 고마워, 감사해!”라고 말했다.
공연장을 찾은 멕시코 방송사 <티브이 아스테카> 프로듀서 알렉스는 “중남미인들은 새로운 것을 빨리 받아들이고 결속력이 강해 한 나라에서 유행하면 삽시간에 전 대륙에 번진다”며 “새로운 트렌드로 등장한 케이팝의 인기도 그렇게 급속도로 퍼진 듯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이곳에선 여전히 미국 팝이 지배적이지만, 케이팝에선 미국 팝에서 볼 수 없는 또다른 테크닉의 진보가 눈에 띄고, 미국 스타들에게선 찾아볼 수 없는 친근함과 매번 새로운 콘셉트를 시도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며 “아직은 케이팝의 규모가 제한적이지만 앞으로 무궁무진하게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멕시코시티/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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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현지시각) 오후 멕시코시티에 있는 ‘파르케 메히코’ 공원에서 팬들이 김준수의 멕시코 단독공연을 축하하는 모임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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