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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귀족의 횡포·혁명의 광기 꼬집다

등록 2012-09-13 20:19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
디킨스 원작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
민중저항 담은 2막 폭발적 무대
고독·유머연기 류정한 존재감 커
혁명의 광기가 몰아치는 2막의 폭발력은 다소 길게 느껴졌던 1막의 피로함을 상쇄할 만큼 강렬하다. 주인공 시드니 칼튼의 비장한 선택이 급격히 전개되는 마지막 20여분은 눈을 떼기 힘들 정도로 객석의 높은 집중력을 끌어낸다. 서울 흥인동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사진)는 찰스 디킨스의 소설을 원작으로 해 지난 2008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최신 뮤지컬이다.

1막은 영국 런던의 고독한 변호사 시드니 칼튼과 그가 사랑하게 되는 프랑스 출신의 루시 마네트, 루시 마네트의 연인인 프랑스 망명귀족 찰스 다네이 세 사람의 관계를 그리는 데 집중한다. 런던에서 세 사람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동안, 같은 시기 탐욕스런 귀족들 때문에 몸살을 앓는 프랑스 민중의 비참한 생활이 교차된다.

혁명 군중이 왕과 귀족 사회에 본격적으로 대항하는 2막은 붉은 톤의 조명과 함께 빠른 호흡으로 전개된다. “최고의 시대이자 최악의 시대였다”란 유명한 구절로 시작하는 소설의 첫 대목은 신분 사회를 조롱하는 극중 광대들의 목소리로 전해진다. 옛 친구가 혁명 속에서 위험에 처했다는 소식을 듣고 파리로 간 찰스 다네이가 귀족이라는 이유로 혁명군에게 붙들려 처형 위기에 처하고, 시드니 칼튼과 루시 마네트 등은 그를 구하기 위해 파리로 가면서 이야기는 후반부의 클라이막스를 향해 간다.

극의 전반부는 민중의 삶을 짓밟는 귀족의 횡포를, 후반부는 복수심에 눈멀어 무자비한 처형을 감행하는 혁명 세력의 광기를 꼬집는다. 귀족의 횡포는 차가운 푸른 빛으로, 성난 혁명 군중의 눈먼 복수심은 피처럼 붉은 빛으로 대비돼 그려진다. 양쪽 모두 부정적으로 묘사되는데, 그 가운데 평민과 귀족의 ‘결합’이라 할 마네트, 다네이 가족은 최악의 시대에 꿈꿀 수 있는 최소한의 희망을 상징하는 것으로 보인다.

배우들 가운데서는 <엘리자벳>에 이어 한 번 더 브로드웨이 대작 뮤지컬 주연을 맡은 류정한의 존재감이 단연 돋보인다. 시드니 칼튼은 고독함과 유머러스함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류정한의 연기력 덕택에 매력적인 인물로 재탄생한다. 찰스 다네이를 연기한 전동석도 칼튼에 비해 상대적으로 돋보이지 않는 캐릭터에 애잔함을 더하면서 인상적인 모습을 선보인다. 혁명 세력의 중심인 드파르지 부인의 분노를 뛰어난 노래 실력과 침착한 연기력으로 표현하는 신영숙도 눈에 띈다. 10월7일까지. (02)2230-6601.

박보미 기자bomi@hani.co.kr 사진 비오엠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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