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스타일’의 가수 싸이가 한달가량의 미국 활동을 마치고 귀국해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라마다서울호텔에서 연 기자회견장에서 말춤을 추며 퇴장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웃음이 가장 큰 성공요인…빌보드 1위 땐 웃옷 벗고 말춤”
‘세계적 열풍’ 싸이 기자회견
‘세계적 열풍’ 싸이 기자회견
의도하지 않은 해외 진출
웃긴 뮤직비디오가 시발점
유튜브 추천 260만번 ‘신기록’
아이튠스 전세계 차트 1위 고수 “오~! 사람들 수가 정말 많아서 노래하고 싶어지는데요?” 등장부터 ‘싸이’스러웠다.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35)가 25일 오후 서울 삼성동 라마다서울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장에 나오자마자 던진 첫마디였다. ‘강남스타일’의 세계적 열풍 이후 국내에서 처음 연 이날 회견에는 내외신 기자 200여명이 몰려 한껏 치솟은 그의 몸값을 증명이라도 하는 듯했다. “가수 된 지 12년 된 지금 전성기가 오다니, 아직도 얼떨떨합니다. 누리꾼들이 ‘강제 해외진출’이라고 말한 것처럼 제가 (외국 진출과 성공을) 의도한 바 없기 때문에 이걸 분석할 겨를도 없었어요.” 미국 시장에서의 성공 이유를 묻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그러고는 ‘웃음’을 가장 큰 요인으로 꼽았다. “우리도 외국의 희한한 영상 있으면 돌려보잖아요? (미국인들도) 그런 마음들이었던 것 같아요. 제 뮤직비디오가 웃겨서 시작된 거죠. 저도 음악을 하는 가수인데 웃겨서 성공한 게 웃기지만, 납득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전세계가 좋아하는 감정이 바로 ‘웃음’이거든요.” ‘강남스타일’ 열풍의 도화선이 된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선 뮤직비디오 조회수가 25일 현재 2억6700만건을 넘어서 이번주 많이 본 동영상 1위를 달리고 있다. 동영상 추천을 받은 횟수도 260만건을 넘기며 기네스북에까지 올랐다. 그는 “미국 사람들 얘기 들어보면 비(B)급 정서의 코미디 영화 <오스틴 파워> 같아서 좋다고들 한다”며 “나는 태생적으로 비급이 좋다. ‘쌈마이’(싸구려) 정서를 타고난 것 같다”고도 했다. 미국 활동하며 외롭고 힘들땐
국내 응원 댓글 보며 힘 얻어
12월 유럽 홍보·미국공연 준비중 ‘강남스타일’은 28일 공개되는 10월 첫주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 ‘톱10’ 안으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1일엔 이 차트 11위에 올랐다. 지난 14일 64위로 처음 진입한 이후 불과 1주일 만에 53계단이나 뛰어오른 것이다. 영국 음반 싱글 차트에서는 3위에 올라 있다. 싸이가 미국과 영국에서 정식 음반을 내지 않고 온라인 음원 판매와 방송 출연만으로 이런 성적을 냈다는 점에서 놀라운 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빌보드 차트 1위 욕심은 없을까? “술자리 농담으로라도 빌보드 1위 얘기를 한 적 없는데,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났어요. 만약 정말로 1위를 한다면 가장 많은 시민들이 볼 수 있는 자리에 무대 설치하고 웃웃을 벗은 채로 ‘강남스타일’ 공연을 하겠습니다.” ‘강남스타일’은 음원 판매량에서 대단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미국인들의 80%가 이용하는 애플사 음원 판매 사이트 아이튠스 차트에서 지난 15일 이후 열흘 넘게 1위를 지키고 있다. 빌보드 인터넷판을 보면, ‘강남스타일’은 지난 한 주 동안 미국에서만 18만8000건 내려받기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계를 아우르는 아이튠스 월드와이드 차트에서도 1위를 달리고 있다. ‘강남스타일’로 얻은 수익이 얼마나 되느냐는 질문에 싸이는 “석달마다 정산하기로 했는데, 앨범이 나온 지 아직 석달이 안 됐다”며 “솔직히 기대도 크고 궁금하기도 하지만, 일부 언론 보도처럼 1000억원은 절대 아닐 거다. 또 매출이 커도 그걸 전부 제가 갖는 게 아니다”라고 답했다. 아이돌 그룹 중심의 케이팝과 어떤 다른 점이 있는지를 물었다. “현지 음반 관계자들이 그러더군요. ‘기존에 봐온 케이팝 그룹 한 팀의 멤버들을 다 합치면 네 몸만하다’고요. 제 몸매에 제 얼굴에 가수를 하니 이 사람들 보기에 희한한 거예요. 제가 한국에서 처음 데뷔했을 때와 상황이 비슷한 거죠.” 원더걸스 등 종전 미국에 진출했던 가수와 비교되는 상황을 염두에 둔 듯, 자신의 성공이 다른 케이팝 가수와 제작자에게 안 좋은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인터넷 댓글에서 저로 인해 다른 선배들의 도전 과정이 폄하되는 걸 보면 마음이 안 좋아요. 많은 선후배들의 노력으로 케이팝이 (세계에 통하는) 브랜드가 됐고, 그 위에 제 뮤직비디오가 편승해 오늘에 이르렀기 때문이죠. 도전은 다 아름답다 생각해요.” 그는 미국 활동이 “외롭고 힘들기도 하다”고 털어놨다. “가장 힘든 건 잘 안되는 영어를 해야 한다는 점이에요. 그 와중에도 그 사람들 웃기고 싶은 욕심이 드니 머리가 더 아프죠. 하하~.” 그럴 때마다 국내 인터넷 응원 댓글을 보며 힘을 얻는다고 했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묻자 “미국에서 새로운 싱글이나 음반을 11월 중순이나 말께 발표하기로 협의중”이라며 “지금처럼 바쁜 상황에서 새 노래를 만들기 힘든 만큼 기존의 제 노래들로 만들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미국 음반사 쪽에서 먼저 ‘한국말로 노래하는 모습을 유지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어요. 무슨 말인지 알아듣진 못해도 제 한국말 랩이 쫀득쫀득 맛있게 들린대요. 고마운 일이죠. 그래도 후속곡은 아무래도 영어로 만들게 될 듯합니다. 제 노래 ‘챔피언’을 염두에 두고 있어요.” 후속곡에 대한 부담은 없을까? 그는 “부담이 크지 않다”고 했다. “오히려 한국에서 다음 노래를 발표하는 게 더 부담될 거예요. ‘챔피언’ 이후 ‘강남스타일’이 뜨기까지 10년이 걸렸거든요. 미국에선 ‘강남스타일’ 말고 보여준 게 없으니 마음이 훨씬 편해요.” 목표와 바람을 묻는 질문에 싸이는 “‘말춤 추는 한국에서 온 이상한 애’라는 얘기 말고, 그 사람들이 ‘4시간 동안 마이크 하나 들고 진짜 잘 노는구나’ 느끼도록 제대로 된 공연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그는 “12월에는 유럽에도 (홍보하러) 가야 해서 올해 안에는 어렵겠지만 머잖아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에서 공연을 하게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1시간30분여 기자회견을 마치고 말춤을 추며 ‘싸이스럽게’ 퇴장한 그는 경기대 축제로 향했다. 대학 축제, 방송 출연 등 국내 일정을 소화한 뒤 새달 중순 다시 미국으로 출국한다. 이후 한국과 미국을 2주씩 오가며 활동할 계획이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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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응원 댓글 보며 힘 얻어
12월 유럽 홍보·미국공연 준비중 ‘강남스타일’은 28일 공개되는 10월 첫주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 ‘톱10’ 안으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1일엔 이 차트 11위에 올랐다. 지난 14일 64위로 처음 진입한 이후 불과 1주일 만에 53계단이나 뛰어오른 것이다. 영국 음반 싱글 차트에서는 3위에 올라 있다. 싸이가 미국과 영국에서 정식 음반을 내지 않고 온라인 음원 판매와 방송 출연만으로 이런 성적을 냈다는 점에서 놀라운 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빌보드 차트 1위 욕심은 없을까? “술자리 농담으로라도 빌보드 1위 얘기를 한 적 없는데,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났어요. 만약 정말로 1위를 한다면 가장 많은 시민들이 볼 수 있는 자리에 무대 설치하고 웃웃을 벗은 채로 ‘강남스타일’ 공연을 하겠습니다.” ‘강남스타일’은 음원 판매량에서 대단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미국인들의 80%가 이용하는 애플사 음원 판매 사이트 아이튠스 차트에서 지난 15일 이후 열흘 넘게 1위를 지키고 있다. 빌보드 인터넷판을 보면, ‘강남스타일’은 지난 한 주 동안 미국에서만 18만8000건 내려받기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계를 아우르는 아이튠스 월드와이드 차트에서도 1위를 달리고 있다. ‘강남스타일’로 얻은 수익이 얼마나 되느냐는 질문에 싸이는 “석달마다 정산하기로 했는데, 앨범이 나온 지 아직 석달이 안 됐다”며 “솔직히 기대도 크고 궁금하기도 하지만, 일부 언론 보도처럼 1000억원은 절대 아닐 거다. 또 매출이 커도 그걸 전부 제가 갖는 게 아니다”라고 답했다. 아이돌 그룹 중심의 케이팝과 어떤 다른 점이 있는지를 물었다. “현지 음반 관계자들이 그러더군요. ‘기존에 봐온 케이팝 그룹 한 팀의 멤버들을 다 합치면 네 몸만하다’고요. 제 몸매에 제 얼굴에 가수를 하니 이 사람들 보기에 희한한 거예요. 제가 한국에서 처음 데뷔했을 때와 상황이 비슷한 거죠.” 원더걸스 등 종전 미국에 진출했던 가수와 비교되는 상황을 염두에 둔 듯, 자신의 성공이 다른 케이팝 가수와 제작자에게 안 좋은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인터넷 댓글에서 저로 인해 다른 선배들의 도전 과정이 폄하되는 걸 보면 마음이 안 좋아요. 많은 선후배들의 노력으로 케이팝이 (세계에 통하는) 브랜드가 됐고, 그 위에 제 뮤직비디오가 편승해 오늘에 이르렀기 때문이죠. 도전은 다 아름답다 생각해요.” 그는 미국 활동이 “외롭고 힘들기도 하다”고 털어놨다. “가장 힘든 건 잘 안되는 영어를 해야 한다는 점이에요. 그 와중에도 그 사람들 웃기고 싶은 욕심이 드니 머리가 더 아프죠. 하하~.” 그럴 때마다 국내 인터넷 응원 댓글을 보며 힘을 얻는다고 했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묻자 “미국에서 새로운 싱글이나 음반을 11월 중순이나 말께 발표하기로 협의중”이라며 “지금처럼 바쁜 상황에서 새 노래를 만들기 힘든 만큼 기존의 제 노래들로 만들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미국 음반사 쪽에서 먼저 ‘한국말로 노래하는 모습을 유지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어요. 무슨 말인지 알아듣진 못해도 제 한국말 랩이 쫀득쫀득 맛있게 들린대요. 고마운 일이죠. 그래도 후속곡은 아무래도 영어로 만들게 될 듯합니다. 제 노래 ‘챔피언’을 염두에 두고 있어요.” 후속곡에 대한 부담은 없을까? 그는 “부담이 크지 않다”고 했다. “오히려 한국에서 다음 노래를 발표하는 게 더 부담될 거예요. ‘챔피언’ 이후 ‘강남스타일’이 뜨기까지 10년이 걸렸거든요. 미국에선 ‘강남스타일’ 말고 보여준 게 없으니 마음이 훨씬 편해요.” 목표와 바람을 묻는 질문에 싸이는 “‘말춤 추는 한국에서 온 이상한 애’라는 얘기 말고, 그 사람들이 ‘4시간 동안 마이크 하나 들고 진짜 잘 노는구나’ 느끼도록 제대로 된 공연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그는 “12월에는 유럽에도 (홍보하러) 가야 해서 올해 안에는 어렵겠지만 머잖아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에서 공연을 하게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1시간30분여 기자회견을 마치고 말춤을 추며 ‘싸이스럽게’ 퇴장한 그는 경기대 축제로 향했다. 대학 축제, 방송 출연 등 국내 일정을 소화한 뒤 새달 중순 다시 미국으로 출국한다. 이후 한국과 미국을 2주씩 오가며 활동할 계획이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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