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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악보는 종이일 뿐…작곡가 영감 읽어야”

등록 2012-10-30 20:08수정 2012-10-30 20:56

로런스 레서(74)교수
로런스 레서(74)교수
‘윤이상콩쿠르’ 레서 심사위원장
윤이상 굉장히 개성강한 작곡가
그의 배경 알아야 제대로 된 연주
본선 참가 첼리스트 정상급 실력
“윤이상은 굉장히 개성이 강한 현대음악 작곡가입니다. 그의 <첼로와 관현악을 위한 협주곡>을 저의 제자인 고봉인씨가 연주하는 것을 들었는데 굉장히 힘이 넘치는 작품이었어요. 윤이상국제콩쿠르는 윤이상이라는 걸출한 현대작곡가의 작품을 과제 곡으로 제시함으로써 젊은 첼리스트들이 윤이상과 그의 음악을 익히게 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입니다. 이것이 다른 콩쿠르와 구별되는 특징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27일 경남 통영에서 개막한 ‘2012 윤이상 국제음악 콩쿠르’에서 심사위원장을 맡은 로런스 레서(74·미국 뉴잉글랜드음악원 교수·사진)는 “지난 2006년부터 이 콩쿠르에 오려고 했지만 계속 일정이 어긋나서 항상 아쉬웠다”면서 “마침내 이 아름다운 통영에서 심사위원장을 맡게 되어 무척 기쁘다”고 밝혔다.

올해로 10돌을 맞은 윤이상국제콩쿠르에는 세계 명문 음악원 출신의 22개국 82명의 첼리스트들이 지원해 현재 13개국 26명이 본선에 진출했다.

레서 심사위원장은 “28~29일 1차 본선에 참가한 젊은 첼리스트들의 연주를 들어보니 경험은 부족하지만 실력만큼은 정상급이었다”며 “유망한 연주가들 가운데 4명만을 가려낸다는 것이 몹시 힘들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레서 위원장은 1994년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에서 심사위원장을 맡았던 세계 첼로계의 거장이다. 그는 20세기 최고 첼로 거장인 파블로 카잘스(1876~1973)의 제자였던 피아티 고르스키(1903~76)를 사사했으며, 1966년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우승한 뒤 보스턴 필하모니, 런던 필하모니 등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 활동을 해왔다. 조영창(54·연세대 교수), 김민지(33·계명대 교수), 고봉인(27·프린스턴대 대학원 분자생물학 박사과정)씨 등 수많은 한국인 제자를 길러냈다.

그는 “심사에서는 연주자가 타고난 재능을 가지고 얼마나 적극적으로 자기 표현을 하는지를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테크닉도 중요하지만 음악적 감수성과 발전 가능성이 있는 연주가를 찾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주자는 청중이 연주를 들었을 때 어떤 이야기나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게 연주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요즘 젊은 연주가들은 악보를 읽는 것은 잘하지만 작곡가가 처해 있는 현실이나 작품의 사회적인 배경 등을 심도있게 탐구하는 노력이 부족한 것 같아요. 악보는 인쇄된 종이에 불과합니다. 그러니 악보에 매달리지 말고 작곡가가 작품을 쓸 때 연주가나 청중에게 영감을 주려고 했던 동기나 의도도 함께 읽어낼 줄 알아야 합니다.”

그는 “작곡가가 살았던 문화권에 대한 탐구가 매우 중요하다”며 “윤이상 작품을 제대로 연주하기 위해서는 미리 통영에 와서 윤이상의 삶을 알고 배우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윤이상콩쿠르는 2차 본선(31~11월1일)에서 4명의 결선 진출자를 뽑으며, 윤이상 기일인 11월3일 저녁 7시에 열리는 통영시민문화회관 결선무대에서 1~4위를 가린다.

통영/글·사진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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