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의 어제와 오늘, 미래를 바라보는 전시회 ‘스물여덟자의 놀이터’에서 선보이는 한글 자료와 디자인들. 이지송 영화감독과 수류산방 디자인팀이 함께 만든 한글 포스터. 도판 수류산방
배재학당박물관 ‘스물여덟자의 놀이터’
훈민정음서 디지털까지 변천사 훑고
디자이너 28명 독창적 포스터 전시
초기 한글 글꼴 아름다움 감상 기회 한국 디자인에서 영원한 화두는 ‘한글’이다. 디자이너들에게 한글이란 평생의 놀잇감이자 일생의 숙제와도 같다. 이 한글의 디자인 역사와 지금 한국 디자이너들의 작업을 한자리에 모은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내년 10월25일까지 서울 배재학당역사박물관과 디자인 전문 출판사 수류산방이 함께 여는 ‘스물여덟자의 놀이터’전이다.
이번 전시는 한글이 창제되어 훈민정음부터 지금의 모바일 자판에 이르는 566년의 역사를 훑어보는 한편, 국내의 유명 디자이너들이 작업한 한글 포스터를 함께 보여준다. 한글의 역사 자체를 흐름에 따라 훑어보는 전시는 그동안 없었기 때문에 한글이 흘러온 변천사를 한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전시는 한글 자모가 스물여덟개인 데 맞춰 디자이너 28명의 포스터를 각각 하나씩 보여주고, 그 아래 한글과 관련된 유물 하나, 그리고 한글에 대한 설명 소책자 하나씩을 배치했다. 28개 작품과 28개 유물을 돌아보면서 그 아래 비치된 소책자를 모두 모으면 한글에 대한 종합 교양 지식을 얻을 수 있도록 한 구성이다.
전시 유물들은 배재학당이 소장하고 있는 오래된 자료들로, 근대기 한국에 들어온 선교사들이 직접 쓰거나 번역한 한글 책들, 그리고 우리나라 최초의 국정 교과서, 주시경 선생이 1914년 만든 ‘말의 소리’, 조선어학회가 펴낸 1946년 ‘개정한 한글 맞춤법 통일안’ 등이 이어진다. ‘하나뿐인 바르고 큰 글’ 훈민정음이 창제되어 <용비어천가>가 만들어지고, 한글로 문학 작품들이
나오기 시작해, 조선에 건너온 푸른 눈의 선교사들이 난생처음 보는 글자를 만나 새로운 문물을 한글로 알리고, 본격적으로 한글 보급이 시작되고, 엄혹한 일제 강점기 조선어학회가 이를 지켜내 이제 디지털 한글 세상에 이르기까지 과정이 자료들을 통해 펼쳐진다.
지금은 우리가 쓰는 한글에 익숙해져 있지만 불과 100여년 전 책들만 봐도 한글 자체의 디자인이 상당히 많은 변화를 겪어왔음을 확인하는 것도 흥미롭다. 대한제국기인 광서 18년(1892년)에 ‘문광셔원’에서 펴낸 <예수셩교셩셔 마태복음>을 보면 자모의 형태는 물론이고 종성인 받침의 배치와 모음의 형태와 쓰임새가 요즘 한글과는 사뭇 다르면서도 요즘 한글 글꼴에서는 볼 수 없는 미학이 담겨 있다.
한글의 역사가 된 이런 자료들과 함께 선보이는 디자이너들의 한글 포스터는 한글이 어떻게 자체로 이미지가 되며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지 엿볼 수 있다. 글꼴디자이너 안상수씨와 김나무, 김기조, 노희영, 박찬신, 진달래, 이수경, 류양희, 김용한씨 등의 그래픽디자이너들을 비롯해 조성룡, 나은중, 유소래, 안기현씨 등 건축가들, 그리고 이지송 영화감독까지 다양한 디자인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구본준 기자 bon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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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28명 독창적 포스터 전시
초기 한글 글꼴 아름다움 감상 기회 한국 디자인에서 영원한 화두는 ‘한글’이다. 디자이너들에게 한글이란 평생의 놀잇감이자 일생의 숙제와도 같다. 이 한글의 디자인 역사와 지금 한국 디자이너들의 작업을 한자리에 모은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내년 10월25일까지 서울 배재학당역사박물관과 디자인 전문 출판사 수류산방이 함께 여는 ‘스물여덟자의 놀이터’전이다.
1892년 발간된 <예수셩교셩셔>.
1945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처음 나온 국어교과서에 실린 본문을 소재로 삼아 글꼴 디자이너 류양희씨가 디자인한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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