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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권력에 눈먼 ‘욕망의 화신’ 신라때나 지금이나…”

등록 2012-11-07 20:22수정 2012-11-08 11:07

연극 ‘멸’의 배우 정보석(50)씨
연극 ‘멸’의 배우 정보석(50)씨
연극 ‘멸’ 정보석씨
‘삼국유사 프로젝트’ 4번째 작품
왕 죽이고 나라 넘긴 김부 이야기
“아직도 겁나지만 무대 서면 행복”
배우 정보석(50·사진)씨는 늘 연극에 목이 마르다고 한다. 텔레비전 드라마 출연으로 빽빽한 일정에 시달리면서도 마음 한쪽은 연극 무대에 가 있단다. 그는 서울 대학로 연우소극장에서 열리는 2인극 페스티벌(11월6일~12월2일)에서 4년째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다. 얼마 전까지 드라마 <무신>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펼쳤던 그가 드라마가 끝나자마자 무대에 섰다. 국립극단 기획공연 ‘삼국유사 프로젝트’의 네 번째 작품으로, 3일부터 서울 용산구 서계동 백성희장민호극장에 올린 연극 <멸(滅)>이다. 신예작가 김태형씨가 극본을 쓰고 박상현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교수가 연출을 맡았다.

“지난해 9~10월 명동예술극장에서 <우어파우스트>를 공연하고 1년 만에 다시 연극 무대로 돌아왔습니다. 2004년 <아트> 이후 한동안 연극을 끊었다가 2008년부터 다시 시작한 것은 제가 배우로서 많이 부족한 것을 메우고 싶은 욕심에서였어요. 훈련의 과정으로 연극을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연극을 하면 행복해요. 과거에는 남는 시간에 연극을 했다면 이제는 연극을 하기 위해 시간을 만들고 스케줄을 꾸릴 정도입니다.”

6일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만난 그는 “매년 한 편씩 좋은 작품을 골라서 꾸준히 무대에 서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연극은 겁이 난다”고 털어놓았다.

<멸>은 <삼국유사>의 ‘김부 대왕’ 편을 모티브 삼아 신라 멸망을 새 시각으로 바라본 작품이다. <삼국유사>는 신라 55대 경애왕이 포석정에서 주연을 즐기다 후백제 왕 견훤에게 목숨을 잃자 경애왕의 외종제인 김부가 56대 경순왕에 올랐지만 말년에 고려 왕건에게 나라를 바쳤다고 적고 있다. 연극은 김부가 견훤과 손잡고 경애왕을 죽여 왕권을 찬탈한 뒤 권력을 유지하려고 신라를 고려에 넘기는 것으로 내용을 바꿨다. 연극은 신라 말이 배경이지만 말투와 옷차림, 기관총과 권총, 심지어 테크노음악까지 현대의 모습을 차용했다.

정보석씨는 권력에 눈이 멀어 쿠데타를 일으키고 나라마저 팔아먹는 욕망의 화신 ‘김부’ 역을 맡았다. 셰익스피어 연극 <리처드 3세>에서 조카를 죽이고 권력을 유지하려고 친인척마저 제거한 악인 리처드 3세를 연상시키는 인물이다.

“김부라는 인물은 욕망이란 말로 모든 걸 설명할 수 있어요. 리처드 3세도 욕망 하나로 절치부심하며 인고의 세월을 기다렸다가 마지막 순간에 발톱을 드러내지 않습니까? 김부나 리처드 3세나 철저히 자기 중심적이고 자기 욕망에 충실한 인물입니다. 시대를 막론하고 권력을 좇아 백성을 현혹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별반 다르지 않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욕망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그 욕망이 끊기지 않는 한은 항상 그 욕망의 끈을 잡고 더 과감하게 새로운 욕망을 만들려고 하는데, 그런 면모를 과감하게 드러내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요즘이 정치시즌인데 이 연극을 통해 사람들이 권력이나 권력자의 속성을 잘 살펴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정씨 외에 신덕호(견훤), 우미화(죽방부인), 정윤경(재인), 이상홍(김일), 김민하(김굉), 최지영(낙랑)씨 등이 함께 무대를 꾸민다. 18일까지. 1688-5966.

정상영 기자, 사진 국립극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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