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극작가 스트린드베리를 기리는 ‘스트린드베리 100주기 페스티벌’에서는 스웨덴극단 인팀마 테아테르와 국내 6개 극단이 10개 작품을 선보인다. 사진은 극단 마고가 공연중인 <스트린드베리와 춤을>. 극단 마고 제공
내년 1월까지 ‘100주기 페스티벌’
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리(1849~1912)
왕실에 도전·노벨상 비판 미움 사 국내 6개극단·스웨덴팀 등 참여
10개 작품 ‘난해한 세계’ 원작 공연
연기 워크숍·심포지엄 함께 열려 올 가을 한국 연극계가 스웨덴의 극작가 겸 소설가 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리(1849~1912·사진)와 사랑에 빠졌다. 올해 그의 100주기를 맞아 ‘스트린드베리 100주기 기념 페스티벌 2012’가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게릴라극장, 국립극단 소극장 판 등 4개 극장에서 열리고 있다. 스트린드베리는 노르웨이의 입센(1828∼1906), 러시아의 체호프(1860∼1904)와 함께 현대연극의 장을 열었던 천재 극작가다. 철학자 니체와 교류하고 화가 뭉크와 친교를 맺었던 그는 세기 말의 모순과 인간의 부조리한 삶을 광적인 독설로 표현한 난해한 작품들을 남겼다. 하지만 스웨덴 왕실의 권위에 도전한 반골 기질에다 노벨상을 비판한 반전주의자였던 그는 오랫동안 조국 스웨덴의 미움을 샀다. 노벨은 “스트린드베리에게는 결코 노벨상을 주지 말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한다. 그는 그간 한국에서도 작품의 난해성 때문에 크게 조명받지 못했다. 내년 1월까지 이어지는 페스티벌에서는 스트린드베리의 작품 8편을 비롯해 그의 작품을 재해석해 창작한 2편 등 모두 10개 작품이 선보인다. 이윤택·박정희·박근형·김재엽·장용휘·오동식·윤광진·이채경씨 등 중견연출가 8명이 연출에 참여했다. 지난 9~10월 박근형 연출의 <유령소나타>(극단 골목길)와 김재엽 연출의 <죽음의 춤1>(극단 드림플레이)이 물꼬를 튼 데 이어,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서 장용희 연출의 <스트린드베리와 춤을>(극단 마고)이 9일까지 공연된다. 스위스 극작가 프리드리히 뒤렌마트가 스트린드베리의 <죽음의 춤>을 브레히트 서사극 기법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오동식 연출의 <채권자>(연희단거리패, 11월8일~12월2일), 윤광진 연출의 <스트린드베리 단막극 전>(공연제작센터, 12월5~16일), 이윤택 연출의 <꿈>(연희단거리패, 12월7~16일), 이채경 연출의 <미스 줄리>(연희단거리패, 12월20일~1월6일), 박정희 연출의 <죽음의 춤2>(극단 풍경, 12월21~30일) 등이 무대에 오른다. 특히 <채권자>와 <죽음의 춤2>는 국내 초연이다. 전 작품이 스웨덴어 원작 극본을 번역하여 공연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스트린드베리를 전공한 이정애 동서대 교수가 전 작품을 번역하고, 연출가들이 원작 그대로 작품화하거나 번안·각색 등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낸다. 페스티벌에는 극단 골목길 등 국내 6개 극단과 함께, 스트린드베리가 100년 전 설립한 스웨덴의 스트린드베리실험극장(인팀마 테아테르)이 참여하고 있다. 스트린드베리실험극장의 배우와 스태프들이 내한하여 <미스 줄리>(11월11~13일)와 <스트린드베리의 세계>(11월14~16일)를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서 특별 공연하고 스트린드베리연기론 워크숍도 진행한다. 그를 기리는 한국연극학회의 세미나(12월8일), 한국공연예술센터의 사진전(12월4~30일), 스트린드베리의 영향을 받은 감독 잉마르 베리만의 영화 상영(11월17~22일) 등이 함께 곁들여져 한 천재의 작품세계를 종합적으로 조명한다. 이윤택 예술감독은 “늦은 바 없지 않지만, 이번 페스티벌을 통해 ‘고독한 연극적 저항자’ 스트린드베리의 세계가 국내에 제대로 소개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02)3668-0007.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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