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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캄보디아로 날아간 국립발레단
공연열기는 날씨보다 뜨거웠다

등록 2012-11-27 19:57

국립발레단 무용수들이 26일 캄보디아 시엠립의 보육기관 ‘로터스월드’의 강당에서 이곳 어린이들에게 발레 동작을 가르치고 있다. 국립발레단 제공
국립발레단 무용수들이 26일 캄보디아 시엠립의 보육기관 ‘로터스월드’의 강당에서 이곳 어린이들에게 발레 동작을 가르치고 있다. 국립발레단 제공
어린이들 발레 배우며 까르르
갈라공연땐 장면마다 큰 박수
“와~.”

26일 오후 4시, 캄보디아 북서부 도시 시엠립의 어린이보육기관 ‘로터스월드’의 강당. 남자 무용수(송정빈 국립발레단원)가 여자 무용수(김리회)를 공중으로 번쩍 들어올리자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두 무용수의 발레동작에 정신없이 빠져들었던 60여명의 어린이·청소년들이 탄성을 터뜨렸다. 12살 어린이 스라이뿌이가 무용수들의 우아한 발레 워킹을 그럴듯하게 따라하자 폭소와 함께 박수도 터져 나왔다.

“잘한다!”

이날 ‘앙코르와트의 도시’ 시엠립은 한국의 한여름처럼 무더웠다. 이곳 어린이·청소년이 발레를 접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발레 교실에 참여한 스라이뿌이는 “발레를 더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롱랏(12)도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발레를 배워서 정말 재밌었다”며 즐거워했다.

국립발레단(단장 최태지)이 여는 ‘찾아가는 발레 교실’ 현장이다. 이날 김리회·송정빈씨 등 6명의 국립발레단 단원과 신무섭 지도위원이 진행한 발레 교실에는 12명의 어린이가 참가해 ‘플리에’(무릎을 굽히는 동작), ‘아라베스크’(한 다리로 서서 다른 다리를 직각으로 벌리는 자세) 등 발레의 기초 동작을 배웠다. 1시간 넘게 열린 발레 교실을 지켜본 로터스월드의 교사 소피아(32)는 “텔레비전에서 발레 공연을 본 적은 있지만 아이들이 무용수들을 직접 본 건 처음”이라며 “아이들에게 정식 발레 공연도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로터스월드에서 일하는 5명의 캄보디아인 교사 중 한 명인 그는 “아이들이 열심히 따라하는 모습이 자랑스럽다. 아이들이 오늘의 경험을 좋은 기억으로 간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터스월드는 2006년 대한불교 조계종의 지원으로 문을 열어 부모가 없거나 부모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69명의 6~18살 어린이·청소년이 생활하고 있다.

이날 발레 교실은 국립발레단이 한국·캄보디아 수교 15주년을 기념해 연 것이다. 국립발레단은 앞서 23일에는 수도 프놈펜의 공단 지역에 위치한 엘드림예술학교에서도 44명의 어린이들에게 1시간 동안 발레를 가르쳤다. 24일과 25일에는 캄보디아의 국립극장 격인 프놈펜 착토목 콘퍼런스홀에서 <돈키호테>, <스파르타쿠스>, <고집쟁이 딸>, <해적>, <왕자 호동>, <탈리스만>에서 추려낸 10개의 장면으로 구성한 갈라 공연을 펼쳤다. 무대와 객석을 나누는 커튼이 없고 조명 시설도 열악했지만, 공연 열기는 뜨거웠다. 캄보디아 왕족과 고위 관료, 일반 시민들이 함께한 24일 공연에서 객석에선 각 장면 공연이 끝날 때마다 큰 박수가 터졌다. 스라이띵(16)은 “발레를 본 건 난생처음인데, 무용수들이 등장하는 첫 장면부터 감탄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25일 일반 시민들에게 전석을 무료로 개방한 공연에선 좌석이 모자라 바닥에 자리를 잡고 앉아 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최태지 국립발레단 단장은 “국립발레단이 지난 50년 동안 러시아·프랑스 등 발레 선진국의 수준을 따라가기 위해 노력했다면, 앞으로는 캄보디아를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서 발레를 소개하고 전파하겠다”고 말했다.

프놈펜·시엠립(캄보디아)/박보미 기자 bom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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