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네덜란드 하피스트 라비니아 메이예르(29)
한국계 하피스트 라비니아 메이예르
29일 서울시향과 하프 협연
현대음악과 민속음악 두루 표현
“놀라운 신세계 느끼실 겁니다”
29일 서울시향과 하프 협연
현대음악과 민속음악 두루 표현
“놀라운 신세계 느끼실 겁니다”
“오케스트라에서 연주하는 하프는 대부분 천사의 악기처럼 고운 소리를 냅니다. 제가 들려주고 싶은 건 그런 소리뿐만 아니라 더 감정적이고 열망에 가득 차 있고, 신나고, 즐겁고, 때로는 성내고 울기도 하는 다채로운 하프의 소리입니다.”
세계 무대에서 떠오르고 있는 한국계 네덜란드 하피스트 라비니아 메이예르(29)가 25일 한국을 찾았다. 그는 29일 저녁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서울시향의 러시아 시리즈 Ⅲ’에서 자신이 즐겨 연주하는 아르헨티나 작곡가 알베르토 히나스테라(1916~83)의 <하프 협주곡>을 들려준다. 미국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에서 부지휘자를 지냈던 앤드루 그램스(35)와 호흡을 맞춘다.
메이예르는 “에너지 넘치고 제가 정말 좋아하는 곡을 한국 팬들을 위해 연주하게 되어 무척 기대된다”고 밝혔다.
‘누에보 탱고’의 거장 아스토르 피아소야(피아졸라)의 스승이기도 한 히나스테라는 치밀한 구성과 풍부한 감성, 강렬한 개성을 담아낸 독창적인 음악으로 파야, 버르토크, 스트라빈스키 등에게도 영향을 끼쳤던 20세기 현대음악가이다. 그가 1956년부터 8년에 걸쳐 완성한 <하프 협주곡>은 남미 민속음악의 선율과 현대음악의 신표현주의 형식이 잘 어우러진 걸작이다.
메이예르는 “히나스테라는 이 곡을 통해 신비하고 놀라운 하프 사운드의 신세계를 펼쳐냈다. 그뿐만 아니라 하프가 지닌 타악기적인 면모까지 보여준다. 굉장한 놀라움을 줄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한국에서 태어나 2살에 친오빠와 함께 네덜란드 가정에 입양되었다. 9살에 하프를 시작한 뒤로 네덜란드 하프 콩쿠르, 브뤼셀 하프 콩쿠르, 빈 하프 콩쿠르 등을 연달아 휩쓴 데 이어 네덜란드음악상, 왕립 콘세르트헤바우의 프린덴크란스 상 등을 수상하며 스타 하피스트로 떠올랐다. 작곡가 카를로스 미칸스, 야코프 테르 펠드하위스, 로데릭 더 만, 가레트 번즈, 폴 패터슨 등이 그에게 작품을 헌정할 정도다.
그는 “한국을 생각할 때마다 2009년 첫 방문의 기억이 새롭다”고 했다.
“과연 한국이라는 나라가 나와 맞을까? 나를 받아들여 줄까? 몹시 초조하고 불안했어요.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조차 망설여졌습니다. 그런데 첫 연주를 마치자 한 숙녀 분이 제게 와서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이렇게 다시 돌아와서 음악을 통해 우리와 만나주어 고맙다. 음악을 함께 나눌 수 있어서 기쁘다’고 이야기했어요. 한대 얻어맞은 듯한 기분이 들었고 울컥했습니다. 그 순간 제가 한국을 받아들였던 것입니다.”
그는 “2009년 방한공연에서 친아버지를 처음 만났는데 그 감정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강렬했다. 그 뒤로 제가 훨씬 성숙해졌고 제 삶에 더욱 감사하게 되었다”고 털어놓았다.
이번 ‘서울시향의 러시아 시리즈 Ⅲ’에서는 메이예르의 협연과 함께 림스키코르사코프의 마지막 오페라인 <황금 닭> 중 서곡과 결혼행진곡,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4번> 연주가 펼쳐진다. 1588-1210.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서울시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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