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환(40) 극단 산 대표
‘당신의 눈’ 연출한 윤정환씨
장애인 작가 죽음 밝히는 극중극
“세상 바라보는 시선에 대한 고민”
장애인 작가 죽음 밝히는 극중극
“세상 바라보는 시선에 대한 고민”
내가 보는 세상은 진짜인가, 가짜인가?
연극 <당신의 눈>이 던지는 질문이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원인을 한 중국요리집의 짬뽕 배달사고와 연결한 기발한 발상으로 웃음과 코끝 찡한 감동을 준 연극 <짬뽕>의 작가이자 연출가인 윤정환(40·사진) 극단 산 대표의 신작이다. 2005년부터 구상해서 2007년 대본을 쓰고 2008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극작과 전문사(대학원) 졸업 작품으로 선보인 뒤 4년 만에 대학로 무대에 올렸다.
윤 연출가는 “비장애인이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선과 연극의 창작 과정을 접목시킨 작품”이라고 말했다.
“97년부터 장애인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해왔고 2002년 장애인극단 휠과 2008년 장애인극단 애인을 창단해서 연극 교육을 하고 공연을 해왔어요. 15년간 장애인들과 만나오면서 시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저도 장애인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런 내용을 담은 극을 쓰고 싶었습니다. 저한테 연극은 무엇인가라는 고민과도 닿아 있는 화두였어요.”
연극은 한 여성 극작가가 연극 공연을 위한 대본을 쓰다가 완성을 못한 채 교통사고로 사망한 사건을 추적하는 과정을 극중극으로 보여준다. 경찰은 사망 원인을 지체장애인인 작가가 신호등을 무시한 채 휠체어를 타고 횡단보도를 건너다 일어난 단순 과실로 결론짓고 사건을 마무리한다. 그러나 극단의 단원들은 작가의 미완성 대본을 공동 창작해 무대에 올리는 과정에서 사망 원인이 교통을 통제하는 신호가 잘못되어 난 사고라는 사실을 밝혀낸다.
연극 <당신의 눈>은 작가가 대본을 쓰고 시각장애인 노부부의 문구점에서 그 대본을 프린트해서 극단에서 면접하는 장면을 반복해서 보여준다. 관객은 그 장면을 반복해서 경험하면서 매번 다른 느낌을 받는다. 이 연극에는 작가가 쓴 ‘연극’, 면접관이 보는 ‘연극’, 작가가 쓴 극을 공연하는 극단의 단원들이 만들어가는 ‘연극’이 함께 들어 있다. 모두 같은 극이면서도 보는 사람의 입장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읽히고 다르게 보인다.
“인물의 이야기나 행동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게 흔히 우리가 아는 드라마입니다. 그런데 이 연극은 인물의 행동보다는, 장면과 장면의 유사함과 상이함에 접근하는 작품의 구조 자체에 의미를 두고 있어요. 이를테면 조금 전에 본 상황을 조금 다른 방식으로 다시 표현하면 같은 인물과 같은 대사도 다른 상황처럼 인식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서 관객은 또다른 진실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윤 연출가는 “장애인을 포함해서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서 생각하는 연극”이라고 말했다.
공연에는 그와 함께 장애인 봉사활동을 해온 극단 산의 배우 신현종·이선주·김준원·이건영·장정애씨 등과 1급 지체장애인으로 장애인 극단 애인의 배우 백우람씨가 참가한다. 30일까지 대학로 선돌극장. (02)6414-7926.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극단 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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