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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헤밍웨이에 빠진 이 남자
“단편걸작 2편 먼저 올립니다”

등록 2012-12-26 20:18

김진만(44·극단 앙상블 대표) 연출가
김진만(44·극단 앙상블 대표) 연출가
‘노인과 바다’ ‘킬리만자로의 눈’
극단 앙상블 김진만 대표 연출
미국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1899~1961)의 소설 두 편이 연극 무대에 올랐다. 서울 대학로 해오름소극장에서 공연중인 <노인과 바다>와 신촌 산울림소극장의 <킬리만자로의 눈>이다. 극단 앙상블이 2년 전부터 해온 헤밍웨이의 단편 걸작을 연극화하는 ‘헤밍웨이 명작열전’ 시리즈다.

“6년 전에 연극이 몹시 힘들었던 적이 있었어요. 계속 할 것인가? 다른 일을 해야 하나? 고민하면서 강원도 동해의 작은 포구를 찾아갔습니다. 그러다 새벽녘에 출항준비를 하는 한 노인을 보았어요. 혼자서 뭐라 뭐라 중얼거리더니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더군요. 갑자기 고민이 사라지면서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서울로 돌아와서 더는 제 삶에 대해 의심하지 않게 되었어요. 그리고 헤밍웨이의 소설 <노인과 바다>를 집어들었죠.”(김진만 연출가)

소설을 대본으로 각색하고 연출을 맡은 김진만(44·극단 앙상블 대표·사진) 연출가는 “헤밍웨이 작품을 연구하고 공연을 올리는 동안 제 자신을 다잡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1953년 퓰리처상, 1954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위대한 작가의 명작을 훼손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수많은 논문과 관련 자료를 파고들었다”고 했다.

“<노인과 바다>를 연극으로 만드는 데 4년이나 걸렸어요.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의도부터 이해하려고 했습니다. 무엇보다 무대언어로 시청각화하는 작업이 몹시 힘들었고요. 활자로는 많은 상상력을 불러일으키지만 무대에서 극으로 구현하면서 또다른 상상력을 불러일으켜야 하기 때문이죠.”

소설 <노인과 바다>(1952)는 망망대해에서 거대한 청새치를 낚고 상어 떼와 싸우는 한 늙은 어부를 그린 작품이다. <킬리만자로의 눈>(1938)은 작가 해리가 아프리카 최고봉인 킬리만자로를 찾아가다 우연히 가시에 찔린 상처로 인해 죽는 과정을 담았다.

김 연출가는 “<노인과 바다>는 스스로 패배하지 말고, 세상과 맞서 싸우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주는 작품이며, <킬리만자로의 눈>은 아무리 사소한 육체적 상처나 마음의 상처라도 간과하지 말고 원인을 찾아내서 치유해야 한다는 것을 일러준다”고 말했다.

연극 <노인과 바다>는 지난해 2월 첫선을 보여 서울연극협회로부터 ‘2011 젊은 연극인상’을 받았다. 김 연출가는 “<킬리만자로의 눈>에서 킬리만자로 정상에 올라갔던 표범처럼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이상을 향해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하고 노력하는 것이 삶의 소중한 의미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공교롭게 두 작품 모두 2인극이다. 김 연출가는 “2인극은 소통의 출발이자 작은 완성”이라고 했다. 그는 2000년에 의사소통의 최소 단위인 2인의 배우가 극을 이끌어가는 ‘2인극 페스티벌’을 만들고 집행위원장을 맡아 12년째 꾸려오고 있다. <킬리만자로의 눈>은 30일까지, <노인과 바다>는 폐막일을 정하지 않고 오픈런으로 공연한다.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극단 앙상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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