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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음원 사이트 추천곡의 ‘꼼수’

등록 2012-12-30 20:36

김민용 교수, 국내 5대 사이트 분석
자체 추천곡들 차트 맨 위에 배치
자사·계열사 배급·유통 음악 많아
“음원 차트 공정성 심각하게 훼손”
“음원 사이트의 추천곡은 디지털 음원계의 낙하산 인사다.”

멜론·엠넷·벅스·올레뮤직·소리바다 등 국내 음원 사이트들이 운영하는 추천곡 제도가 음원 차트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민용 경희대 교수는 27일 서울 동자동 한국저작권위원회 교육연수원에서 열린 ‘디지털 음원차트 공정성에 관한 공청회’에서 이런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김 교수 연구팀은 지난달 8일부터 한 달 동안 국내 5대 음원 사이트를 대상으로 조사·연구를 진행해왔다.

음원 사이트들은 자체 선정한 추천곡 1~2곡을 음원차트 순위표 맨 위에 배치하고 있다. 언뜻 보면 1위 곡으로 착각할 수 있는 자리다. 또 이용자가 1~100위 곡 전체 듣기 기능을 실행하면 추천곡도 여기에 포함된다. 이런 이유로 신곡이 추천곡으로 선정되면 평균 반나절 만에 차트에 진입하게 되며, 한 음원 사이트에선 특정 노래가 추천곡으로 선정된 뒤 반나절 만에 51위에서 13위로 급상승한 사례가 발견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차트에 진입한 뒤에도 추천곡은 추천받지 못한 곡에 비해 오랜 기간 상위권에 머무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음원 사이트들이 자사나 계열사가 배급·유통하는 음악을 추천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멜론 추천곡은 멜론 운영사인 로엔엔터테인먼트의 곡이 56%, 엠넷은 씨제이이앤엠 곡이 40%, 벅스는 네오위즈인터넷의 곡이 76%, 올레뮤직은 케이티뮤직의 곡이 35%를 차지했다. 음원 사이트들이 마치 짠 것처럼 상대 회사 유통 곡을 돌아가며 추천해주는 현상도 발견됐다.

김 교수는 “묶음상품 정액제와 무제한 스트리밍 등으로 음원 가격이 저가로 떨어진 탓에 소비자들이 음악 자체보다는 순위·추천곡 등 간접 정보만으로 쉽게 클릭하는 경향이 있다. 남들이 많이 듣는 음악을 따라 듣는 ‘밴드왜건 효과’도 크다. 그래서 사람들 취향을 제대로 반영한 공정한 차트가 만들어지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멜론을 운영하는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유성우 팀장과 고운 소리바다 팀장은 이날 공청회에서 “현행 추천곡 제도가 차트에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 동의한다. 부작용이 없도록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음원 사이트 자료를 바탕으로 국내 유일의 정부 공인 차트인 ‘가온 차트’를 만드는 한국음악콘텐츠산업협회의 최광호 사무국장은 “내년부터 새 시스템으로 더 정확한 자료를 모으고, 스트리밍보다 소비자 선호가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다운로드에 가중치를 높게 두는 등 개선 방안으로 차트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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