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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보석처럼 빛난 음악계 루키들

등록 2012-12-30 20:40

코어매거진
코어매거진

올 한해 걸출한 신인 음악인들이 많이 나왔다. 그중에서도 특히 눈에 띄는 두 밴드가 ‘코어매거진’과 ‘전기뱀장어’이다. 여러 신인 발굴 대회에서 상을 휩쓸었을 뿐 아니라, 평론가와 음악 팬들 사이에서도 ‘올해의 신인’으로 회자가 많이 된 밴드들이다. 단순히 인디 음악 팬들의 환호를 넘어 크라잉넛·노브레인·국카스텐처럼 한국 대중음악 판도를 흔들 스타로 성장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2013년에 더 큰 활약이 기대되는 두 밴드를 만나봤다.

코어매거진

신인 아닌 신인 ‘코어매거진’
거친 록+신스팝 멜로디 매력적
‘올해의 헬로루키’ 대상 영예도
“10년 준비하다 이제 합격한 듯”

 5인조 록 밴드 코어매거진은 ‘신인 아닌 신인’이다. 리더 류정헌(기타)이 밴드를 처음 결성한 게 무려 13년 전인 1999년이다. 미국 밴드 림프비즈킷이나 콘처럼 록과 랩을 결합한 ‘핌프록’을 했다. 1회 쌈지사운드페스티벌에서 밴드 넬과 함께 ‘숨은 고수’로 선정됐고, 2000~2001년에는 서태지 공연 오프닝 밴드로 발탁되기도 했다.

 결국 서태지가 만든 인디 전문 음반사 ‘인디괴수진’과 계약하기에 이르렀다. 넬·피아·디아블로에 이어 네 번째였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류정헌은 자기 뜻과 관계없이 밴드를 나오게 됐다. 밴드 앞길을 둘러싸고 멤버들 사이에 다툼이 일었기 때문이다. 마음을 크게 다친 류정헌은 “음악을 관두겠다”며 악기를 팔고 2년 가까이 허송세월했다.

 이를 안타까워한 지인의 소개로 2003년 밴드 ‘서브웨이’에 들어가 다시 기타를 잡았다. 군에 입대해 2006년 제대한 그는 ‘스타보우’라는 밴드에 들어갔다. 록과 1980년대에 유행한 신스팝(신시사이저가 중심이 되는 춤추기 좋은 음악)을 접목한 음악을 국내에선 처음으로 한 밴드다. 당시 미국 밴드 킬러스 등이 이런 음악으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 “스타보우 활동을 하며 ‘내가 원하는 게 이런 음악’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류정헌은 말했다.

 스타보우 해체 뒤 시나위 출신의 김바다가 결성한 밴드 ‘더 레이시오스’에 들어갔지만 이 또한 2010년에 해체했다. “내가 죽기 전에는 해체 안 하는 밴드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그는 코어매거진 재결성을 결심했다. 예전의 코어매거진은 인디괴수진과의 계약 기간이 끝날 때까지 앨범을 내지 못하고 해체된 상태였다.

 이정호(보컬)·이동훈(베이스)·김기원(드럼)·강민규(키보드)까지 멤버들이 1년 반에 걸쳐 하나씩 합류했다. 코어매거진은 멤버가 채 갖춰지기 전인 지난 5월 첫 미니앨범(EP) <핍>을 발표했다. ‘이미 늦은 말’ 등 다소 거친 록과 신스팝을 결합한 4곡을 담았다. 한번 들으면 바로 귀에 꽂히는 멜로디의 매력이 상당하다.

 앨범을 기점으로 앞길이 탄탄대로처럼 트였다. 6월 지금의 소속사와 계약했고, 8월 교육방송 <스페이스 공감> 이달의 헬로루키, 9월 올레뮤직 인디어워드 이달의 루키, 10월 씨제이아지트 튠업에 줄줄이 선정됐다. 지난 7일 열린 <스페이스 공감> 연말결선 ‘올해의 헬로루키’에선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국제음악마켓 ‘뮤콘’에 참여했다가 일본 음악 관계자 눈에 띄어 내년 3월 일본 공연에도 초청받았다.

 “지난 10여년 동안 준비만 하다가 이제 수능 보고 합격증을 받은 것 같아요. 이제 본격적인 큰 판으로 뛰어드는 내년이 중요하겠죠. 열심히 또 즐겁게 하겠습니다.”(류정헌)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힙스퀘어 제공


전기뱀장어
전기뱀장어
전기뱀장어

2009년 결성 4인조 ‘전기뱀장어’
감각적 생활밀착형 노랫말 인상적
케이루키즈 연말결선 1위 차지
“마냥 유쾌하지만은 않은 음악 지향”

 4인조 록 밴드 전기뱀장어는 대학에서 밴드 동아리 활동을 같이 했던 김예슬(기타)과 황인경(보컬)이 2009년 겨울 결성했다. 밴드 이름은 악기 도매상인 낙원상가를 오가다가 장어구이집을 보고 별 뜻 없이 그냥 지었다고 한다.

 2010년 서울시 창작공간인 문래예술공장에서 음반을 녹음할 기회를 얻어 데모용으로 쓸 미니앨범(EP) <충전>을 만들었다. 이를 몇몇 음반사에 보냈지만, 도통 연락이 없었다. 그러다 한 음반사에서 앨범을 유통해 보자는 제의가 왔다. 2011년 5월 그렇게 <충전>을 정식 발매했다. 2010년 말 합류한 김나연(베이스)에 이어 김민혁(드럼)까지 합류해 정식 라인업을 갖췄다.

 올 3월 두 번째 미니앨범 <최신 유행>을 발표했다. ‘송곳니’ 등 발랄하고 통통 튀는 곡들이 음악 팬들 사이에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반응이 너무도 뜨거워 왜 이럴까 하고 의아해했을 정도”였다고 이들은 말했다. 네이버·다음 포털사이트에서 ‘이주의 발견’, ‘이주의 앨범’으로 선정됐고, 몇몇 음반사에서 연락이 왔다.

 5월 자우림이 속한 음반사 사운드홀릭과 계약했고, 7월에는 그동안 여러 차례 지원했으나 떨어졌던 교육방송 <스페이스 공감> 이달의 헬로루키에 선정됐다. 케이티앤지(KT&G) 밴드 인큐베이팅,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선정하는 ‘케이 루키즈’에도 잇따라 뽑혔다. 케이 루키즈 연말결선에선 6팀 중 1위를 차지했다. 김나연은 “우리가 경연을 즐기는 편은 아니다. 신인 밴드에 대한 지원이 꼭 이런 경연 방식을 통해야만 하는 건지에 대한 아쉬움은 있지만, 그래도 이런 프로그램이 있어서 인디 음악인들이 조명받는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기뱀장어는 지난 10월 정규 1집 <최고의 연애>를 발표했다. 이전에 발표했던 ‘송곳니’, ‘최신유행’, ‘거친 참치들’, ‘스테이크’ 등 4곡을 다시 녹음해 실었고, ‘별똥별’ 등 9곡의 신곡을 담았다. 소박하고 간결한 밴드 사운드에 귀를 대번에 잡아끄는 멜로디를 장착했다.

 생활 밀착형이면서도 감각적인 노랫말도 강력한 매력 포인트다. 예컨대 “이 정도의 노출쯤이야 아무렇지 않다는 니가, 자꾸 짧아지는 치마, 하얗게 드러난 니 어깨가, 나는 맘에 들지가 않아. 너를 빼앗기는 느낌 같은 내 속 좁은 맘이 너의 맘에 전해질까”(‘최신 유행’) 같은 대목은 누구나 품고 있을 법한 다소 유치하면서도 솔직한 감성을 대변한다.

 “우리 음악을 마냥 경쾌하고 즐겁게만 보는 분들도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은데 즐거우려고 노력하는 쪽에 가까워요. 즐겁지만 마냥 유쾌하지만은 않은 음악이라고나 할까요. 내년에는 더 많은 분들에게 이런 우리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어요.”(황인경)

서정민 기자, 사진 사운드홀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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